취재

[GIGDC2023] 낡고 오래된 할아버지 시계는 이제 더이상 가질 않네

그리던 (신동하) | 2023-10-23 1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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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올해의 인디게임은 무엇이 있을까요?​


매년 독창적인 게임 콘텐츠를 소개하는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이하 GIGDC)가 올해에도 진행되었습니다.


GIGDC는 한국콘텐츠협회와 게임개발자협회가 직접 주관하는 게임 공모전입니다. 수상자에는 '대상'의 수상자에게는 500 만원의 상금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수여됩니다. 그렇기에 이 공모전에서 입상한 게임은 '국가대표 인디게임'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TIG에서는 올해 GIGDC에서 수상한 스무 곳의 개발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오늘 소개할 팀은 'DOBOO'입니다. 경기 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민영 팀장과 홍승기 팀원, 이승훈 팀원, 남소정 팀원으로 구성된 팀은 이번 GIGDC 제작부문 중고등부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들의 팀명은 '두려움 없이 부딪혀라'의 준말이라는데요. 그래서인지 개발 단계에서 만난 수 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어느덧 게임은 거의 완성 단계에 다다랐고, 올해 지스타에서는 직접 시연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 게임명: <몽글몽글 뚝딱뚝딱>

◎ 개발사: DOBOO (두부)

◎ 장르: 퍼즐 어드벤처

◎ 플랫폼: PC


◎ 게임소개: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시계가 고장났습니다. 플레이어는 집 요정 '몽글이'가 되어 시계 속에 직접 들어가 시계를 고쳐야 합니다. 싱글 플레이 게임이지만, 세 마리의 펫이 제공되어 외롭지 않습니다. 주변에 불을 붙이는 '활활이', 바닥에 기름을 칠하는 '미끄리', 물체를 서로 붙일 수 있는 '끈끈이'를 적절히 조합하여 퍼즐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자체 제작한 매력적인 애셋은 게임의 편안하고 귀여운 매력을 한층 더합니다.


◎ 수상경력

- 2023 GIGDC 제작부문 중고등부 대상




Q. 자기 소개 및 수상작 소개 부탁드려요.


A. 이민영 팀장: 안녕하세요. <몽글몽글 뚝딱뚝딱>을 개발한 '두려움 없이 부딪혀라' 두부의 이민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팀장이자 퍼즐 및 플레이어 개발을 담당했고요. 승기는 메인기획, 소정이는 퍼즐 및 펫 개발, 승훈이는 메인 아트를 담당했어요.


<몽글몽글 뚝딱뚝딱>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펫들과 함께 협력하여 퍼즐을 풀고 맵을 탐험해서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를 고치는 3D 퍼즐 어드벤처랍니다.


주인공인 '몽글이'는 <해리포터> 속 도비와 비슷한 집요정인데요. 할아버지의 낡고 오래된 보물인 시계를 고치러 직접 시계 속으로 들어간다는 내용이에요. 처음에는 맵에서 활활이펫, 미끄리펫, 끈끈이펫을 만나고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데요. 이 펫들의 속성을 이용하고 다함께 협력해서 추억이 깃든 여러 테마의 맵을 탐험해야 해요.


'WASD'키로 이동, 스페이스로 점프하는 간단한 조작 방법을 사용하고 있고요. 좌클릭은 펫을 이동시키고 우클릭하면 펫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어요. E로 펫을 들어서 던지면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해요.



Q. 지금의 팀은 언제 어떻게 처음 꾸려졌나요?


A. 이민영 팀장: 처음에는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세 명이 교내 하계 게임잼에 참가하기 위해 시작했어요. 그때 <저 컴퓨터가 이상해요 내공100 (내공냠냠 신고)>라는 디펜스 게임을 만들어서 최종 2위를 했어요. 그 게임을 개발하면서 팀 멤버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게임의 결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그 인연이 졸업 작품까지 이어져 <몽글몽글 뚝딱뚝딱>을 개발하게 되었어요. 이후 저희 두부 팀이 추구하는 도전과 참신함이 깃든 게임을 원하는 기획과 아트 친구를 구해서 현재의 팀이 되었어요.



<몽글몽글 뚝딱뚝딱> 개발한 '두부'



Q. <몽글몽글 뚝딱뚝딱>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나요?


A. 이민영 팀장: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학생들이 경쟁력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가 중요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게임에서 부차적인 존재였던 펫을 중요한 협력 대상으로 정했어요. 그리고 이 아이디어가 빛을 낼 수 있도록 각 펫에게 고유한 특성과 개성있는 외형을 보여했고요.


그리고 학교에서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여서요. 의미있는 스토리를 담고 싶었어요. 어떤 소재의 주제를 정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학교에서 동고동락했던 걸 떠올리고 '추억'이라는 키워드를 메인으로 삼았어요. 그리고 회의를 계속한 결과 추억을 그리워하며 시계를 고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되었고요.



Q. 개발 과정의 해프닝 혹은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A. 이민영 팀장: 사실 저희가 처음 기획한 게임은 로그라이크 장르의 액션 게임이었어요. 느낌이 엄청 다르죠? 그런데 앞에서 말씀드린 이유 때문에 제작된 프로토타입을 뒤로 하고 완전히 새롭게 기획하게 되었어요. 게임오디션에서 상도 받으면서 조금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요. 하지만 막상 나온 프로토타입을 보니 재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감동과 재미를 모두 잡기 위해서 수정을 반복했고요. 기획에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어 디테일한 부분은 잡지 못해 조금은 아쉬워요.



Q. <몽글몽글 뚝딱뚝딱>을 만들면서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쳤다고 하셨어요. 그렇다면 초기 기획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이민영 팀장: <몽글몽글 뚝딱뚝딱>의 초기 버전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어요. 플레이어는 로프를 가지고 맵을 탐험할 수 있었고요. 지금은 주요 퍼즐 요소인 '끈끈이'는 존재하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로프는 개발 난이도가 어려워서 저희가 감당할 수 없어 빠지게 되었고요. 펫들도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지금의 세 마리 체제로 굳혔어요.



Q. <몽글몽글 뚝딱뚝딱>을 만들 때 참고한 게임이 있나요?


A. 이민영 팀장: <잇 테이크 투>라는 2인용 협동 게임을 참고했어요. 플레이할 때 다양한 테마의 맵이 인상적이었거든요. 그래서 저희의 <잇 테이크 투>에도 이런 다양한 테마의 맵을 적용하여 보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맵은 '놀이공원'이에요. 이 맵은 튜토리얼이 끝난 이후 유저분들에게 제일 먼저 보여지는 곳인데요. 그래서 특히 신경을 많이 썼고요. 완성된 모습이 자랑스러울 정도로 만족스럽기도 해요. 여러 불빛을 활용해 야간개장 분위기를 주고자 했고요. 컷신을 활용해서 맵의 강점도 잘 보여줬고요.






Q. <몽글몽글 뚝딱뚝딱>만이 가진 독창적인 요소는 무엇인가요?


A. 이민영 팀장: 싱글 플레이 게임이지만 협동 플레이 게임의 느낌이 난다는 점 같아요. 보통 게임에서 펫은 메인이 아닌 서브의 느낌이 강하잖아요. 하지만 저희 게임에서는 펫과 플레이어가 협동하여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펫도 상당히 중요해요.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펫에게 많은 역할을 부여하기도 했고요.



Q. 협동 플레이 게임의 느낌을 내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이렇게 기획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이민영 팀장: 평소에 싱글 플레이 게임을 할 때 종종 외롭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나중에 게임을 만들게 되면 플레이어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고해서 펫이 옆에서 구경만 한다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을 분담해서 함께 한다는 설정을 추가했어요.



Q. <몽글몽글 뚝딱뚝딱>에는 세 마리의 펫이 등장해요. 이 펫들에 대해 소개해 줄래요?


A. 이민영 팀장: 펫들은 <로스트 아크> 공모전 게시판에 있는 '뱁새펫'을 보고 컨셉을 잡았어요. 당시에는 아트 팀원이 없어서 제가 컨셉 디자인을 해야 했는데요. 새는 날개와 부리의 특징만 있다면 디자인이 처음인 저도 직관적으로 디자인하기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불을 활용하는 '활활이'는 불사조에서, '미끌이'는 기름이 든 유리병과 코르크 마개, 끈끈이는 끈끈이 장갑과 초록 풍선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어요.


저는 그 중에서 '끈끈이' 펫을 가장 좋아해요. 개발하면서 제일 재미있기도 하고 어려운 점도 많았던 아이거든요. 끈끈이 펫은 부풀어오르는 스킬이 있어서 통통 튀는 모션이 많아요. 커진 모습이 귀여워서 테스트 과정에서 많이 웃었어요. 반면에 물리적인 버그도 많아서 공을 많이 들여야 했고요. 사람들이 모르는 디테일을 알려드리면 끈끈이 펫은 꼬리에 에어 펌프가 달려있답니다.



Q. <몽글몽글 뚝딱뚝딱>은 수상 이후로도 개발을 이어가고 있어요. 현재 몇 퍼센트 정도 진행되었나요?


A. 이민영 팀장: 현재 90% 정도 진행되었어요. 나머지 10%는 버그를 고치고 유저 편의성을 개선하는 과정이에요. 올해 지스타에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부스로 참여하는데, 거기에서 유저 평가를 바탕으로 조금 더 개선하려고 해요. 이전 버전에서 많은 부분이 변경되지는 않았고요. 조금 더 강렬하고 임팩트 있는 경험을 위해서 '보스전'이 추가된 정도예요. 소소하게 달라진 점은 유저가 퍼즐을 잘 풀 수 있도록 힌트가 제공된답니다.



Q. 게임의 데모를 졸업 작품 전시회와 스토브 인디에서 선보였다고 들었어요.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이민영 팀장: 졸업작품전시회에서는 최대한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전시했는데요. 그래서인지 소수의 사람들이 길게 플레이했어요. 엔딩까지 플레이한 유저들이 재미있고, 잘 만든 게임이라고 이야기해줬는데 정말 기뻤어요. 한편으로는 유저의 플레이를 직접 보면서 게임의 개선점을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고요.


스토브 인디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덕분에 3D 멀미나 버브같은 아쉬운 부분들을에 대해 알려주셔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어요. 엔딩을 봤다며 인증샷을 남겨 주시기도 했는데, 게임 개발자로서 보람이 느껴지더라고요.



<몽글몽글 뚝딱뚝딱> 속 펫 디자인 과정


Q. GIGDC에서 대상을 수상하셨어요. 소감 한 마디 부탁드려요.


A. 이민영 팀장: 저희 두부에게 GIGDC는 최종 목표였어요. 그러다 보니 대상이라는 결과가 나오자마자 1년 동안 만든 시간들을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긴 시간 동안 준비한 프로인만큼 함께 열심히 달려온 두부는 수고가 많았고, 도와준 친구들과 멘토링 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려요.


팀원 모두 각각 다른 게임 회사에 들어가게 될 예정이에요. 그래서 저희가 받은 상금 120만원은 노트북을 사거나, 강의를 듣는 등 게임 업계에서 더 수월하게 적응하는 데에 사용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부상 중에서는 광주 글로벌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여한 게 가장 인상 깊어요. 여러 강연들을 들으면서 현재의 게임 업계에 대해 배울 수 있었거든요. 뿐만 아니라 GIGDC 대상 수상자로서 직접 프로젝트 제작과정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는데요. 처음 해보는 경험이어서 그런지 부담도 많이 되고 떨렸어요.



Q. GIGDC 예비 접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이민영 팀장: 중간 목표들을 설정하면서 개발해 나가다 보니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달릴 수 있었어요. 이런 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처음에 예상했던 퀄리티의 결과물이 나오게 되는데요. 이때 조금 더 완성도를 올린다면 수상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거예요. 추가로 공모전에서 제출해야 하는 모든 제출품을 전략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아요. 게임에서 전하고 싶은 바가 모든 제출물들에 일관적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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