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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너무나 많은 콜라보, 'MZ 세대' 공략하는 진짜 방법은 무엇일까?

우티 (김재석 기자) | 2021-05-12 16: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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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이하 카러플) 이벤트에 블랙핑크 지수가 출연했습니다. e스포츠인 '카림픽' 결승전에 직접 등장해 수많은 팬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당시 생중계에는 1만 5천여 명이 접속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현장에 가는 거였는데, 새삼 전염병이 너무 미워집니다.

 

대회 이전, 지수는 <카러플>과 또 다른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지수는 게임에 들어갈 캐릭터 치치와 달곰을 만들었습니다. 지수의 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별명 ‘터틀래빗킴’을, ‘달곰’은 실제 지수가 키우는 강아지를 모티브로 했죠.​ 블랙핑크 팬층은 물론 <카러플> 유저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치치와 달곰 캐릭터는 <카러플>뿐 아니라 라인 스티커로도 출시되어 게임을 모르는 블링크들도 쓰고 있다네요.

 

요즘 어딜 가나 너무 많이 보이는 'MZ 세대 공략'을 실제로 해낸 겁니다.​ 넥슨과 함께 이 IP 비즈니스를 진행한 건 라인프렌즈입니다. 게임과 캐릭터 그리고 케이팝 팬덤을 결집해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 이들의 목표라고 하네요.

라인프렌즈와 블랙핑크 지수가 함께 만든 캐릭터 치치(오른쪽)와 달곰(왼쪽)

 

2.

 

요즘 어딜 가나 MZ 세대를 공략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하는 곳은 적습니다. 

 

사실 라인프렌즈는 이쪽 분야에 선수입니다. 2017년 10월 빅히트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BT21을 만들어 대박을 냈고, 뒤이어 글로벌 게임사인 슈퍼셀과 파트너십을 맺어 <브롤스타즈> 글로벌 라이센스 사업과 게임 내 캐릭터 콜라보, 콘텐츠 협업을 전개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BT21 굿즈나, <브롤스타즈> 굿즈나 눈 깜짝할 사이에 매진될 만큼 파급력이 강합니다. 이러한 노하우는 지수가 직접 캐릭터를 만들어서 게임에 투입된다는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라인프렌즈와 함께 캐릭터 IP를 개발하는 지수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구현된 치치와 달곰


 

3.

 

최근 게임 업계는 IP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 OTT부터 엔터테인먼트 등 타 산업군과 협업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설명은 "기존 게임 팬덤의 충성도를 높이고 나아가 잠재 MZ 팬들을 공략하기 위해서"겠죠?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드라마, 애니메이션 제작 또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한 게임을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하나의 IP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그 동심원을 확장시켜 새로운 방식의 비즈니스를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을 배경으로 한 3D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을 올가을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다고 하고, 최근 드라마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네이버웹툰 <여신강림>도 게임 제작이 예정되어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관 기반으로 만들고 있는 애니메이션 아케인(왼).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인기 캐릭터로 구성된 가상 걸그룹 K/DA의 첫 번째 앨범(오)

 

4.


게임 밖에서도 이런 움직임은 상당히 활발합니다. 이 전략은 아직 유효하고, 파급력이 있습니다. ​

최근 한국의 주요 게임사들은 타 기업과 손잡고 헛개수, 껌, 샴푸, 귤, 햄버거, 치킨, 피자, 김, 사각팬티 등을 출시했습니다. 몇몇 사례는 실제로 대박이 났는데 KFC <쿠키런 킹덤>팩은 종전 제품에 비해 3배 넘게 팔았고, <미르 4> 헛개수는 연간 판매량의 70%를 두 달 만에 찍었습니다.

네네치킨은 한 달 간격을 두고 <로스트아크>, <쿠키런 킹덤>과 콜라보를 했습니다. <로스트아크>는 도시락, 치킨, 그리고 피자까지 콜라보를 진행했습니다.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3월에는 네네치킨 서버를 마비시켰고 4월에는 이마트24 도시락 판매략을 731% 증가시켰습니다.

사실 게임 업계의 상품 콜라보레이션은 역사가 상당히 깁니다. 2009년에 리니지는 농심과 함께 육개장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쿠폰 때문에 <리니지> 마법인형 피규어를 구매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게임업계의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은 예전보다 적극적이며, 그 아이템도 많아졌습니다.

 

 

5.

 

아직 대체로 기업간 콜라보레이션에 흥미를 드러내고, 인게임 쿠폰도 챙겨가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런 협업이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자 피곤함을 호소하는 쪽도 있습니다. 

 

선을 넘는 이색 콜라보가 아직은 신선하지만, 몇몇 눈치 빠른 소비자에게 서서히 그 틀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말이죠. '서버가 터졌으니 한 번 더, 판매량이 좋으니 한 번 더.' 막상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는데 결과물에 대한 완성도·만족도가 낮으면, 재밌게 다가왔던 기획은 순식간에 '이럴 거면 게임이나 잘 만들지'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일련의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지켜본 <로스트아크> ​유저는 기자에게 "쿠폰 구성상품이 초보자나 신규 유저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라며 "콜라보레이션 상품도 1류 라인업은 아닌 느낌이라서 잔반 처리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평했습니다.​

 

치킨에 조예가 깊은 기자의 지인은 "애호가 사이에서는 네네 청양마요치킨이 푸라닭 고추마요치킨의 카피캣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상품의 아이덴티티를 확보하기 위해 <로스트아크> IP를 이용하는 것일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과거 네네치킨은 '치즈 파우더를 뿌려 먹는 치킨'에 대한 특허 소송을 진행한 적 있죠. 소송은 BHC의 승소로 끝났는데, 법률사무소 기율에서는 "승리를 위해 소송을 하였다기보다는 마케팅적인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을까" 추측했습니다. 

 

그럼에도 <로스트아크>가 아니었다면 네네치킨의 서버가 터질 일 있었을까요?

 

6.

 

무분별한 콜라보레이션보다는 연결하고자 하는 여러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담 없이 수용자에게 상품을 전달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MZ 세대를 공략하는 방법은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색 콜라보는 아직 재밌다. 하지만, 게임은 재밌어야 하고, 치킨은 맛있어야 한다. (그렇습니다. MZ 세대가 아니더라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라인프렌즈 사례처럼 크리에이티브 역량과 자체 플랫폼을 가지고 디지털 IP 비즈니스 노하우가 있는 ​플레이어를 찾는 게 좋은 방법일 수도 있겠습니다. 

 

MZ 세대를 타겟으로 한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에 대해 광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자사의 IP를 확장하기 위한 비즈니스 경쟁이 치열하다"며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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