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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MS 액블 인수] ④ "그래서 히오스, 오버워치 부활 가능한가요?"

우티 (김재석 기자) | 2022-01-19 21:41:32

 

마이크로소프트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기획기사

① 게임계의 넷플릭스 노리는 MS, 블리자드 인수로 승리의 마침표 찍다 (바로가기)

② 블리자드 인수한 MS, '반독점법' 돌파 가능할까? (바로가기)

③ MS 인수, 바비 코틱의 구원일까 액블 변화의 희망일까 (바로가기

④ "그래서 히오스, 오버워치 부활 가능한가요?" (현재 기사)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했습니다.​ 세계를 뒤집은 빅 뉴스로 종일 시끄럽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드렸을 때 독자 여러분들이 가장 많이 남긴 말씀은 이것입니다.


"그래서 히오스(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부활?"
"옵치(오버워치) 살려주나?"

MS는 블리자드의 인기 타이틀 <히오스>와 <오버워치>를 되살릴까요? 현재까지 주어진 정보로 생각해봤습니다.

 

 

# 당장은 아닙니다

 

기업의 인수합병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미국 정부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 심사에서 통과를 해야 MS가 블리자드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MS는 회계연도로 2023년에 인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공지했습니다. MS의 회계상 2023년은 올 7월 1일부터 내년 2023년 6월 30일​까지입니다. 미국 정부가 "마소, 블자 사지 마!"라고 으름장을 놓지 않는다면, 2023년 상반기에는 인수가 완료될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렇다면 그때까지 <히오스>와 <오버워치>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기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작년 11월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2>와 <디아블로 4>의 출시를 한 차례 연기시킨 적 있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블리즈컨도 열리지 않습니다. 블리자드는 그 시간 동안 회사의 인수에 대한 심사 절차를 밟으면서 최소한의 라이브서비스만 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2021년 <히오스>와 <오버워치>는 썰렁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블리자드의 추가 발표가 있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2022년도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될 공산이 큽니다. MS가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이라는 법인으로 블리자드를 인수한 뒤에야 두 IP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 시점은 대략 2023년 이후가 될 것입니다.

 

이 와중에 빠져있는 <히오스>... 기사에서는 먼저 언급해줍니다.

 

# 주방장이 없습니다

 

<디아블로 4>에는 <기어즈> 시리즈의 로드 퍼거슨이 있습니다. 긴급 소방수로 투입된 그의 존재 덕분인지 <디아블로 4>는 지난 달까지 개발 근황을 알려왔습니다. 루이스 바리가 디렉터가 사내 성 비위 문제로 회사를 떠나도 <디아블로 4>는 계속 개발을 이어왔습니다.​ 로드 퍼거슨은 <디아블로> IP의 총괄 프로듀서입니다. <디아블로>는 물론 <디아블로 2: 레저렉션>도 그의 손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담이지만 로드 퍼거슨은 다시 MS와 만나게 됐네요)

그런데 <오버워치>에는 짜잔 형(제프 카플란)이 없고, 고급 레스토랑 <히오스>에는 주방장(더스틴 브로더)이 없습니다. 이미 수십 명의 스타 개발자들이 여러 이유로 블리자드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버워치>의 디렉터는 아론 켈러가 물려받았지만, 그는 <오버워치>의 라이브 서비스는 물론 <오버워치 2>의 개발 소식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2018년 <오버워치> 팬 페스티벌을 위해 방한한 제프 카플란

아론 켈러는 블리자드 입사가 20년이 넘는 베테랑으로 정평이 난 데다 이번 비위 문제에도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게이머들이 <오버워치>의 항로에 의문을 표하고 있기도 합니다. 알려진 게 별로 없기 때문이겠죠. 블리자드는 "그러나 제작진이 프로덕션을 완료할 수 있도록, 그리고 창작 자원을 비축해 사후 지원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시간을 더 보장해준다면, 출시를 통해 즐거움을 드리고 향후 수 년간 커뮤니티를 수월하게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시공의 폭풍'은 그보다 훨씬 조용합니다. 작년 <히오스>는 유지/보수, 밸런스패치만 가까스로 해냈습니다. 2020년 메이와 들창코가 전장에 합류했고, 작년에는 영웅이 한 명도 추가되지 않았습니다. 블리자드는 2019년 알렌 브렉 당시 대표 명의로 개발 규모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적 있기 때문에 상황은 더 우울합니다. 2019년 블리자드의 발표 이후 <히오스>의 프로덕션 디렉터 케이오 밀커(Kaéo Milker)는 블리자드 포럼에 "개발팀도 축소에 대해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히오스>, <옵치> 두 게임엔 주목할 만한 소식도, 그 소식을 전할 스타 개발자도 없습니다. 신 영웅 추가나 신 맵 추가라도 해주면 정말 좋겠지만, 2021년에도 조용했던 블리자드가 회사의 인수합병을 앞두고 두 게임에 흥미로운 소식을 소개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 솔직히 말해서 <히오스>, <옵치> 때문에 블자를 샀을까요?

 

이번엔 MS 입장에서 생각을 해봅시다.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콜 오브 듀티>와 <캔디크러시> 때문에 샀을까요, <히오스>, <옵치> 때문에 샀을까요? 


실적발표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최근 실적발표인 작년 3분기 액티비전 블리자드 실적발표를 보면, 액티비전은 1억 1,900만, 블리자드는 2,600만, 킹은 2억 4,500만 명의 월 활성 사용자(MAU)를 기록했습니다. 블리자드에 열성적인 유저 풀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작 더 많은 사람을 더 끌어모은 쪽은 <콜 오브 듀티>와 <캔디크러시> IP입니다.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요? 2021년 3분기,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2: 레저렉션> 출시와 함께 수익이 20%나 상승했습니다. 그런데도 영업이익은 3형제 중 꼴등입니다. <캔디크러시>의 계절적(seasonal) 이벤트에 집중했던 킹은 3억 300만 달러, <콜 오브 듀티: 뱅가드> 출시 이전의 액티비전은 2억 4,400만 달러, 블리자드는 1억 8,800만 달러 순입니다.


MS에게 블리자드는 어떤 의미일까요? 매력적인 IP들로 가득한 게임 왕국일 수도 있지만, 달리 보면 예전에 잘 나갔고 그 덕에 팬층도 두터운데, 요즘은 주방장은 없고 돈도 별로 안 되는 식당일 수도 있습니다. 이 식당을 고쳐서 맛있는 음식을 내놓을지, 아니면 유지비가 더 나온다고 판단해 문을 닫을지는 MS가 결정하겠죠.

인수가 무난하게 이루어진 뒤, MS에게는 여러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어떻게 배틀넷과 엑스박스(Xbox) 게임패스 커뮤니티를 합체시키느냐, 개발 파이프라인을 어떻게 가동하느냐, 독점 발매 정책은 어떤 방식으로 펴느냐 등등. 해외 보도를 종합하면, 합병 뒤 필 스펜서가 액티비전 블리자드까지 지휘하게 된다고 합니다. 필 스펜서가 앞서 언급한 과제들을 풀면서도 <히오스>와 <옵치>를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필 스펜서 MS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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