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분석] 지스타의 대미 장식한 하이브, 게임 산업에 어떻게 나설까?

우티 (김재석 기자) | 2022-11-23 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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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회사가 게임만 하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넥슨은 영화 제작에 투자하고, 넷마블은 정수기 회사를 가졌으며, 컴투스 계열사에서 만든 드라마가 동 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미디어믹스나 IP 확보의 측면이든 이익 실현의 측면이든, ​게임 기업의 분야 다각화는 이제 더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게임 회사는 부지런히 게임으로 일군 자원을 게임 바깥으로 옮기고 있다. 그들에게 '게임이나 잘 만들라'라는 명령보다 준엄한 것은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가 될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게임 회사가 아니었던 곳이 게임을 하겠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BTS 신화를 일궈낸 하이브가 얼마전 게임 산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하이브는 지난 19일 지스타가 한창인 벡스코를 찾아 <별이 되어라 2: 베다의 기사들>(이하 별되2, 전작은 별되로 통칭)의 퍼블리시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회는 지스타의 뜨거운 감자였다. 사실 업계에서 하이브가 주목받는 국산 게임 신작을 유통할 것이며, 그것이 <별이 되어라 2>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있었지만, 그 자리에 방시혁 의장이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11월 19일,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게임 산업 진출 도전을 공식화한 하이브 방시혁 의장.

 

연단에 오른 방시혁 의장은 환영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방시혁 의장 스피치 전문]

 

안녕하세요, 하이브 의장 방시혁입니다.

먼저, 바쁘신 와중에 자리에 참석해주신 기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오늘 하이브가 게임 산업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바라보고 있는지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내 최대 글로벌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현장에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고 하이브의 게임 사업 철학을 설명드릴 수 있다는 점을 대단히 뜻깊게 생각합니다.

 

하이브는 팬데믹 이전부터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질 시대에 대비해왔습니다.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하이브라는 기업의 경쟁력과 영향력을 더욱 가치 있게 확장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의장으로서 바라볼 때, 게임 산업은 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모든 요소들이 함축돼 있는, 대단히 매력적인 콘텐츠였습니다. 동시에 그 매력만큼이나 상당한 수준의 기술적 역량을 투입해야만 하는 사업이기도 했습니다.

 

하이브가 게임 사업에 진출하기에 앞서 오랜 고민을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이브의 미래를 구축하는 한 축으로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아직 걸어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었기에 결단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와 플랫폼을 분리해서 바라볼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고,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건 '경험 그 자체'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 몰입의 즐거움을 높여줄 '인터랙티브'한 교감이 점차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걸 부인하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게임회사들이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과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하이브에겐 게임 사업이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영속성,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줄 분야였습니다.

 

게임 사업은 그간 하이브가 지향해온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이라는 비전에 도달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으로 진출해야 할 분야입니다. 플랫폼 기업의 숙명은 결국 극도로 한정된 자원인 고객의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게 점유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더욱 새롭고, 더욱 즐거운, 그리고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더 많은 시간을 점유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것이 곧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는 점을 하이브는 간과할 수 없었습니다.

 

하이브는 하이브IM이라는 전담 조직을 통해 본격적으로 게임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Interactive Media의 약자를 딴 조직명 IM에는 제작자나 공급자로부터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콘텐츠가 아닌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원활하게 소통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하이브IM은 게임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시는 유저분들이 게임세상 안에서 한층 더 고도화된 경험을 하실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해왔고,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늘 Interactive Media로 바라보는 자세를 유지하겠습니다.

 

하이브의 게임 사업은 서로 다른 사업간의 자연스러운 융합을 거쳐 하이브스러운 방식으로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같은 진화는 게임 산업 전반의 가치 사슬을 확장시켜 나가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가치 또한 제고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브는 음악 산업에서도 그랬듯 게임을 사랑하시는 유저분들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그에 부합하는 즐거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음악산업에서 일궈낸 혁신의 성과 못지않은 성과를 게임사업에서도 내는, 게임 사업까지 잘하는 회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방시혁 의장의 출사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몇 가지 배경을 살펴본 뒤에 그가 간담회에서 한 말을 조금 더 살펴보자.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사진을 촬영 중인 방시혁 의장, 플린트 김영모 대표, 하이브IM 정우용 대표, 하이브 박지원 CEO

 

 

# 게임사가 하던 일은 다 하고 있던 '하이브IM'

 

하이브의 게임 사업은 자회사 하이브IM이 총괄하고 있다. 그리고 하이브IM은 이미 기존의 게임사가 하던 일을 모두 하고 있었다. 게임을 만들고, 기술을 연구하고, IP를 관리하고, 게임을 발굴해서 서비스하는 일들 말이다.

 

하이브IM은 지난 3월 설립된 기업으로 게임 사업과 인공 지능 연구를 수행한다. 소개자료를 보면, 하이브IM은 "하이브의 본질인 음악과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확장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국내외 경쟁력 있는 기업들과 제휴해 인터랙티브 미디어 파생 사업을 전개"한다. 하이브IM의 사무실은 강남 테헤란로에 있으며, 현재 약 1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하이브IM은 자사 IP의 게임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다. 데브시스터즈와 손잡은 <쿠키런: 킹덤> 콜라보레이션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이리틀셰프>의 그램퍼스가 만들고 컴투스가 유통할 시뮬레이션 게임 ​<BTS 쿠킹 온: 타이니탄 레스토랑>, NT게임즈가 만들고 위메이드가 서비스할 <타이니 타운>(가칭)이 같은 파이프라인에 있다. 하이브IM은 "YG 아티스트들의 게임 IP 라이선스 권한도 보유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타이니탄은 BTS의 파생 IP로 그래픽화된 일곱 멤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램퍼스는 이 타이니탄을 바탕으로 한 게임을 만든다.

 

하이브IM은 2건의 자체 개발 게임을 가지고 있다.

 

<리듬 하이브>2021년 2월 출시된​ 수집형 리듬액션 게임이다. <피아니스타>로 유명한​ 리듬게임 개발사 수퍼브에서 이 게임을 만들었다. 수퍼브는 2019년 8월 당시 빅히트의 자회사로 편입되었고, 게임은 이제 하이브IM의 이름에서 ​관리되고 있다. 현재 <리듬 하이브>에는 BTS,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그리고 엔하이픈의 노래가 수록되어있다.

 

<인더섬 with BTS>(인더섬)는 BTS 멤버들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매치-3-퍼즐 게임이다. 하이브IM으로 처음 기획된 자체 개발 게임이다. 인공지능 학습의 결과로 레벨링된 퍼즐을 풀면서, 2D화된 BTS 멤버들이 섬에서 휴식을 보내는 것을 즐기도록 하는 게임이다. 하이브IM을 이끌고 있는 정우용 대표를 포함해 약 20명의 개발팀이 주기적으로 BTS와 개발 회의를 진행했다는 일화를 가지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멤버들과 의논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인더섬>

 

하반기 들어 하이브는 자체 개발뿐 아니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마코빌은 핑크퐁과 아기상어를 가진 전 '스마트스터디' 부사장 출신의 이주현 대표가 넥슨과 네오위즈 출신 개발자들을 영입해 지난 2020년 초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프로젝트 보스코>와 <프로젝트 OZ>라는 이름의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프로젝트 보스코>는 방치형 RPG, <프로젝트 OZ>는 수집형 RPG로 알려졌다. 두 게임 모두 내년 시장에 발매된다. 지난 9월, 하이브IM은 두 게임을 퍼블리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플린트는 게임 개발 스타트업으로 2013년 설립됐다. 아티스트 출신의 김영모 대표를 필두로 약 120명이 일하고 있다. 2014년에 모바일 수집형 RPG <별되>를 만들었으며, 2016년 4월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을 거두기도 했다. 이들은 이후 6년의 개발을 거쳐 후속작 <별되 2>의 체험 빌드를 지스타에 출품했다. 자동 사냥을 지원하지 않는 MORPG였으며, 크로스플레이 게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그리고 지난주 발표로 플린트가 하이브IM와 손을 잡는다는 것이 공개됐다. 하이브는 신작의 퍼블리싱뿐 아니라 투자를 통해 플린트의 지분을 취득했다. 지스타 현장에서 하이브가 취득한 지분과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이브는 상장사이기 때문에 조만간 공시를 통해서 정확한 숫자가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벨트스크롤 MORPG <별이 되어라 2>는 내년 3분기를 1차 목표로 개발 중이다.

 

 

# '우리가 게임을 하러 왔다'는 선언, "어떻게?"

 

하이브가 부산에서 발표회를 연 배경에는 '우리가 게임을 하러 왔다'라는, 선언적 의미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상술한 바와 같이 자회사 하이브IM은 이미 게임사가 하는 일들을 대부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게임 업계에서 이름이 있는 '별이 되어라' 신작 IP를 확보하게 됐고, 이 소식을 관련 기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행사에서 발표하게 됐다. 그리고 현장에는 제일 당사자인 하이브IM과 플린트뿐 아니라 하이브 전 기업을 아우르는 박지원 CEO와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방시혁 의장이 함께 배석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하이브 박지원 CEO는 게임 업계 출신이다. 그는 2003년 넥슨에 입사해 넥슨재팬의 경영기획팀을 거쳐, 넥슨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했다. 2014년 3월부터 넥슨코리아 대표이사, 넥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던 그는 넥슨에서 모바일게임 진출 등을 강조하면서 적극적으로 여러 IP에 투자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박지원 CEO

 

박지원 CEO를 비롯해 하이브와 하이브IM에서 게임에 발을 걸친 인물들의 크레딧에는 '넥슨'이라는 공통분모가 확인된다. 하이브IM에서 <인더섬>을 만든 팀도 <크레이지 아케이드>, <크레이지 아케이드 M> 등을 만들던 이들이다. 앞으로 하이브는 2010년대 넥슨이 보여주었던 전략, 인하우스 개발력을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투자로 발을 넓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박 CEO는 기자간담회 종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성향을 "공격수"라고 칭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넥슨만큼은 아니더라도 시가 총액 5조 8,102억에 현금 9,030억 원(3분기 사업보고서, 현금성자산 포함)을 보유한 하이브라면 게임 분야에 투자할​ '총알'이 아주 모자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하이브IM의 인하우스 개발자들은 무엇을 만들고 있을까? 기자간담회에서 정우용 대표는 "자체 개발 게임으로 아티스트와 음악 이야기를 담은 싱글 게임을 준비 중"이라고 예고했다.

 

<인더섬>을 개발한 하이브IM의 정우용 대표(좌)와 오원석 디렉터(우)

 

# "나는 게임 잘 모른다"라면서도 신사업에 힘 실어준 방시혁 의장


연단에 오른 방시혁 의장은 환영사를 하고 "게임은 약점"이라고 솔직하게 답변하면서, 하이브의 새로운 사업 영역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하 방시혁 의장이 질의응답 시간에 기자로부터 '게임 사업 진출에 미친 요인'에 관한 질문을 받은 뒤, 직접 한 말이다.

 

방시혁 의장: 게임은 저에게는 약점이다.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 때도 게임을 너무 못했다. 게임에 재미를 못 붙였고, 게임 (사업을) 해야겠다고 한 2018, 19년에도 MMORPG는 엄두를 못 내고 그 외 대부분의 게임 형태를 다 손대봤다. 현질도 많이 하면서. 게임을 알아야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결과적으로 느낀 것은 세상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분야도 있다.

 

게임에 대한 관심은 박지원 대표의 영향으로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어릴 때부터 게이미피케이션 영역에 관심이 많았다. (중략) 플랫폼이 고객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관점으로 오래 봐왔다. 처음에는 생태계의 일원으로 게임 정도를 생각했던 거 같고, 거기서 조금 더 확장했을 때 우리 아티스트 IP와 생태계 기반으로 더 큰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그런 고민을 하다가 2019, 20년 넘어서 조금 다르게 생각을 하게 됐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는 게 결국 융합이 키워드가 될 것 같고, 제 관점에서 볼 때, 게임을 우리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음악만으로 주요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했다.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서 저 안에서는 꽤 강한 확신을 가지게 된 순간이 있었다.

 

사업가이기 전에 인간이기 때문에 (박지원 대표와) 서로 고뇌가 있었다. 어렵게 모셔서 음악 산업을 혁신해달라고 부탁해놓고, 다시 게임을 해달라고 말하기 곤란했다. 여기(하이브)까지 어렵게 오신 건데 (중략) 그에 대해서 둘이 많은 이야기 나왔던 것 같다. 

 

결단을 내릴 때 박지원 대표가 제 의견에 맞춰주셨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건 박지원 대표의 영향으로 게임을 하진 않았지만, 박지원 대표가 안 계셨으면 게임을 시작하진 않았을 거 같다. 그 정도로 게임이 쉬운 분야라고 생각했던 적 단 한 번도 없고, 제 힘으로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

 

'본인에게 게임은 약점과도 같으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을 추구하는 하이브는 게임 분야에도 나서야 한다는 결론을 세웠으며, 본인의 생각이 그러했으나 게임 업계 출신의 박지원 대표가 없었더라면 할 수 없었을 도전' 정도로 요약된다.


이어서 방 의장은 정우용 하이브IM 대표의 선임 배경과 플린트 <별되 2>의 퍼블리시 결정 과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별이 되어라 2>

방시혁 의장: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중략) 저는 예전부터 음악을 하는 프로듀서로서,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그 분야의 최고를 모셔서 밀어드리고, 책임도 그 사람이 지게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저는 게임을 잘 모르고, 지금도 잘 안다고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 제가 정우용 대표를 (하이브로) 모셨을 때, 몇 가지 질문을 드렸다. '아, 이런 분이라면, 이런 욕망을 가진 분이라면 하이브라는 이름 아래에서 게임을 했을 때 부끄럽지 않고 같이 행복할 수 있겠다'라고 느꼈다. 

 

게임을 못 하지만 (게임에 관한) 로망이 있었다. 게임을 만드는 분들은 '이게 정말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게임이다'라는 제작자 측면의 관점과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험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라는 로망을 가지고 있을 것.) 정우용 대표는 제가 이런 대답을 유도하지 않았음에도 저에게 그런 것에 대한 목마름(을 보여줬다.) 

 

여기서는 신생회사기 때문에 본인이 근원적으로 갖고 있던 것들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들. 그래서 이분의 선택은 믿을 수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플린트에 대해서는 제가 들은 거라고는, 이런 사례가 있고, 1편이 있었고, 굉장히 좋은 게임이고, 검색해보고 박수친 게 다다. 게임도 잘 못하는 사람이 '이렇게 했습니다'는 거짓말이 될 거 같다.

 

뒤이어 방시혁 의장은 한국 게임 산업에 대한 평가와 미래 잠재력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방 의장은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오히려 '출발하는 회사' 입장에서의 포부를 전했다. 

 

방시혁 의장: 하이브라고 했을 때, 많은 것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이 바라보는 분야는 뮤직 비즈니스다. 저는 하이브를 회사로 더 많이 봐주시길 원하지만 많은 분들이 BTS를 연상하는 구조가 있다. 하이브가 큰 기업이지만 게임 쪽으로 오면 이제 출발하는 회사다. 말씀 주신 질문에 대해서 대답할 자격이 있는지를 되돌아봤을 때, 쉽지 않은 질문이다.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이걸 BTS에 덧대서 말해보자면 사실 제가 BTS라는 팀을 출범시켰을 때, 마치 제가 BTS와 케이팝 산업의 글로벌 시장의 사이즈를 예상하고, BTS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을 거 같지만 그럴 리 없다. 사실 그 어떤 위대한 인간도 10년 뒤를 볼 수 없다.

 

2013년의 BTS가 데뷔했을 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 이상의 목표는 없었다. 케이팝 씬의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가장 집중하자는 생각과, 멤버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집중하려 했다. 저는 운이 있었다. 당시의 시대상과 맞아떨어졌고, 다행히도 저와 아티스트와 같이 만들었던 콘텐츠들이 글로벌 대중을 만족시켰는지 성공을 하면서 그 다음부터는 일이 커지면서 눈덩이 효과가 발생했다. 

 

게임으로 돌아오면, 지금은 하이브가 현재의 시장을 재단하고 평가한다던지, 그에 대비해서 우리가 얼마나 더 잘할 수 있다던지... 이런 이야기를 제가 하는 것은 제 입장에서는 건방진 게 아닌가 한다.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도 저도 아무 생각이 없진 않다. 당연히 생각이 있지만, 잠재력을 평가하려면 객관성을 가져야 한다. 감히 제가 말석에서 이렇게 훌륭한 결과를 내놓은 한국 게임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긴 어렵다. 

 

좋은 말이니까 좋게 하는 게 아니라, 굉장히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의 진출하기 싫어서 진출하지 않는 게 아니라 어려움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지는 알고 있다. 우리 회사라고 해서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안 가지고 있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해 자격이 없다고 본다.

 

열심히 해서 몇 년 뒤에는 이런 자리에서 제 생각을 말씀드려도 편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방시혁 의장은 BTS의 성공 사례를 복기하면서 게임 산업의 미래 또한 예단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은 멤버들의 프로필사진. (출처: 하이브)

 

 

# 하이브의 "경험 그 자체"... BTS의 빈자리를 게임으로 채운다?

 

하이브는 "경험 그 자체"로서의 게임을 바라고 있고, 그 일은 하이브IM이 전담한다. 하이브IM은 이미 게임사가 수행하는 거의 모든 일을 맡고 있었으며, 지스타에서 그 모습을 좀 더 공식화했다. 그리고 이타카 홀딩스까지 가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거듭난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게임 산업에서는 '출발하는' 입장에서 겸손을 아끼지 않았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BTS를 연상"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하이브와 BTS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당연히 BTS IP 게임 사업과 관련해서도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BTS IP 게임은 여태까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넷마블과의 계약을 통해 개발된 BTS 모바일게임 <BTS 월드>(2019)와 <BTS 유니버스 스토리>(2020)는 기대 속에 출시됐고, 초기 어느 정도 모객에는 성공했지만, 그 성적을 끌고 가는 데엔 실패했다.

 

앞선 두 게임은 'IP의 피상적인 게임화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라는 교훈을 준다. 실제 기자가 2020년 만난 아미들은 "모두가 BTS 유니버스를 파지 않는다", "덕질(팬 활동)하기 바빠서 게임을 해볼 시간이 없다", "굿즈도 많이 샀는데 굳이 게임에서까지 돈을 쓰고 싶지는 않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0월, 넷마블은 협의를 거쳐 리듬게임 <BTS 드림: 타이니탄 하우스>의 개발을 중단했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

하이브가 직접 만든 <인더섬>은 아미들로부터 'BTS를 고증했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게임도 출시 초기 인기게임 상위에는 링크되었으나, 현재까지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라이브 서비스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게임 자체의 코드가 '힐링'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쉬운 게임플레이를 지향한 결과로 보이기도 하지만, 상품으로서의 소구력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하이브가 "경험 그 자체"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자신들의 IP를 게임화하는 과정에서 더 까다로운 검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사 IP를 타 회사에서 만드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자회견 발표 내용을 두고 'BTS의 빈자리를 게임으로 채운다'라는 식으로 풀이하고 있다. 기자의 사견이지만, 이러한 발상은 팬 비즈니스의 특성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주장으로 보인다.

 


 

지스타에서의 기자간담회 이후, 박지원 CEO는 소수 미디어와 추가적인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CEO는 ​ <별되 2>의 퍼블리시 계획 ▲ 하이브의 블록체인 전략 ▲ 자사 아티스트와 게임과의 관계 등에 대해 대답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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