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고] 구글플레이 패스가 한국에 오는 진짜 이유

임수진 (임수진) | 2024-06-13 18: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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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 김재석 기자


구글플레이 패스가 갑자기 한국에 출시됐습니다. 구글플레이 패스는 이미 존재하던 서비스로 2019년부터 미국에서 서비스되었고, 2023년 들어 100여개 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었습니다. 전에 없던 BM이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고, 기존에 서비스되던 패스가 한국에 상륙한다는 것이 올바른 해석이 될 것입니다.

 

갑자기? 왜? 이에 대한 많은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관련 기사]

광고 제거 BM의 종말? '구글플레이 패스'가 도대체 뭐길래 (바로가기)


그리고 게임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왔죠. 구글플레이 패스는 과연 개발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냐? 수익화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될 것인지 또 무료 플레이 기반의 광고 수익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게임들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게임업계에서 잠시 IT업계로 외도 중인 관계로 조금 바깥 시선에서 본 현상을 바라보면, 본 사업은 구글플레이의 일타쌍피 획득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구글플레이 패스를 통해서 구글플레이가 얻어갈 수 있는 이득은 크게 3가지입니다.

① EU DMA 위반에 대한 대응 논리 마련을 통한 막대한 예상 벌금의 회피 (구글플레이 매출의 10% 수준)

② 구글플레이 패스를 통한 과금 유저비율(PUR) 증대

③ 국내 이통사들과의 결합상품 구성을 통한 월별 고정 예상 매출(Monthly Fixed Revenue Estimation) 증대


각 항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봅시다.


# 구글플레이 패스는 DMA의 황금방패?

첫째로 각각의 내용 중, 제일 큰 사안은 구글의 DMA 위반 문제입니다. 이 사건으로 구글플레이 매출의 최대 10%가 벌금으로 부과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구글플레이 패스는 그 벌금에 대한 대응 논리 성격이 강합니다.

EU의 '디지털 미래 사회 형성을 위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디지털 시장법(DMA, Digital Markets Act)과 디지털 서비스법(DSA, Disital Service Act)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DMA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막아 공정한 경쟁 관계를 구축한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DMA는 EU의 디지털 시장에서 문지기처럼 행동하며 중소기업 및 이용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게이트 키퍼(Gate Keepers)를 지정하는 법안입니다.

게이트 키퍼에 해당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들에게 지켜야 할 의무 사항과 금지 사항을 규정하고, 규정된 사항을 위반하면 게이트 키퍼로 지정된 플랫폼 기업은 전 세계 총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합니다. 반복적으로 위반할 시 과징금은 20%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게이트 키퍼는 시가총액 750억 유로(약 100조 원) 이상, 월간 이용자 4,500만 명 이상 등의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애플·구글 등 거대 IT 플랫폼 기업이 게이트 키퍼 대상에 해당합니다. DMA는 이들 빅테크들이 시장에서 소규모 플랫폼 사업자나 중소 또는 신흥 기업에게 불공정한 거래 조건을 강요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구글플레이는 DMA를 위반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DMA Article 5(2), 5(4)이 그 구체적인 내용입니다.

[게이트키퍼 의무 사항]


- 제3자 서비스와 게이트 키퍼 플랫폼 간 상호 운용 허용

- 비즈니스 사용자가 게이트 키퍼의 플랫폼을 사용하여 생성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

- 게이트 키퍼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광고 업체에게 광고에 대한 효과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구와 자료를 제공

- 비즈니스 사용자가 자신의 제안을 홍보하고 게이트 키퍼 플랫폼 외부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허용


[게이트키퍼 금지 사항]


- 게이트 키퍼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에 제3자 대비 유리한 우선순위 부여

- 소비자가 플랫폼 외부 링크로 연결하는 것을 방지

- 사전에 설치된 비필수적인 소프트웨어나 앱 제거 방지

- 타겟 광고를 위해 사용자 동의 없이 게이트 키퍼의 핵심 플랫폼 외부에서 정보 추적


현재 두 법안의 규제 대상은 유럽 내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다국적으로 운영되는 디지털 시장의 특성상 기업 조사와 규제를 위해 타 국가와의 협업이 필수적인 상황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그동안 한국에서 '천상계 갑'이었던 구글플레이가 나름의 묘수라고 꺼내 든 것이 구글플레이 패스라고 생각합니다.

게이트키퍼의 의무 사항을 개발사의 선택을 통해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게이트키퍼의 금지 사항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죠. 

- 게이트 키퍼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에 제3자 대비 유리한 우선순위 부여가 아닌, 개발사의 선택(신청)에 의해 게임(앱)을 알고리즘을 통해 보여지도록 별도 탭을 생성하여 제공
- 소비자가 플랫폼 외부 링크로 연결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아닌 개발사의 선택(신청)으로 사용되는 구글플레이 패스를 통해 5명까지 외부로 링크를 연결 제공
- 사전에 설치된 비필수적인 소프트웨어나 앱 제거가 아닌 개발사의 선택(신청)으로 사용되는 구글플레이 패스 방식을 통해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이용 또는 일부 기능을 제거
- 타겟 광고를 위해 사용자 동의 없이 게이트 키퍼의 핵심 플랫폼 외부에서 전체 유저에 대한 정보를 추적할 필요 없이 상품 선택 및 광고 제거를 한 유저와 하지 않은 유저만 구분하여 광고 제거를 하지 않은 유저만 확인 가능

이와 같은 방법으로 EU를 포함한 글로벌에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니 '우리는 DMA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논리로 EU의 DMA 압박에 대한 대응 논리로 삼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분석입니다. 다시 말해, 구글플레이 패스라는 기획은 구글플레이를 서비스하는 모든 국가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는 EU의 DMA 관련 조사가 끝나기 이전에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통신사+구글의 '결합상품' 나올까

②와 ③은 같이 고려해 볼 만한 이슈인데, 구글플레이 패스는 그동안 한국은 서비스 대상이 아니었고, 한국은 통신사가 스토어 경쟁사인 상황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해외와 같이 이러한 결합상품이 없었습니다.

'21년도 해외 텔레콤 회사 상품군 예시'

하지만, 이제 구글플레이 패스를 통해 다양한 결합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2023년 5월 기준, 미국에서 게이머 중 약 9% 정도의 유저들이 구글플레이 패스 등록유저인 부분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죠. 
 

즉, 결합상품을 통한 비과금 유저의 과금 유저 편입과 국내 이통사들과도 결합가능한 상품 출시로 과금유저수에 따른 월별 고정 매출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개발자들은 혜택 보기 어렵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보자면 구글플레이 패스로 인해 국내 개발사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뭘 따로 준비하거나 특별한 혜택을 얻거나 할 것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구글플레이 패스를 이용하려면 추가적인 개발 공수는 분명 필요할 것이고, 보장형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우니, 개발사분들께서는 몇 달간의 추이를 지켜보시면서 대응하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자료 찾아보다 이런 내용도 있었거든요. “구글 플레이 패스 trial 기간 무한정 이용하는 법, 그러다 실수로 결제되면 환불받는 법” 등등. 참고로 24년 6월 13일 현재 한국은 구글 플레이 패스 이용 국가로 표시되지도 않고 있습니다. 구글플레이 패스가 연내에 구글플레이를 서비스하는 모든 국가로 퍼져나가는지 한번 지켜들 보시죠.




약력


- 前 EA코리아 번역

- 前 한빛소프트 한국 게임 해외 판매

- 前 펀플웍스 게임O2O

- 前 구글플레이 카드 유통 겸 게임 알림 업무

- 現 IT 클라우드 회사 상무 (공무원 샌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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