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허접칼럼] 위기의 지스타, 이제 판을 엎어야 한다!

시몬 (임상훈) | 2021-12-01 09: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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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인 줄 알았다면 우리도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B2C 최대 부스로 나온 한 게임사 의장)

"내년에는 안 나올 겁니다." (B2C 주요 부스로 나온 한 게임사 대표)

"의리로 나왔는데 더 지킬 이유가 없을 것 같네요." (B2B 최대 부스로 나온 한 게임사 대표)


지스타가 역대 최대 위기입니다. 온라인으로 열린 작년을 제외하면 가장 앙상했습니다. B2C는 소위 3N(넥슨, 엔씨, 넷마블)이 빠져 큰 부스가 몇 개 없었습니다. 부스와 부스 사이 대로는 넓고 쾌적했습니다. B2C, B2B 모두 출전 업체 수는 역대 최소였습니다. 두 층 빼곡했던 B2B는 한 층만 썼지만 공간은 넉넉하고 공기는 썰렁했습니다. 돌아다니기 편했지만 마음은 불편했습니다.

 

올해 출전한 업체들을 보면 코로나 여파를 탓할 일만은 아닙니다. 2010년대 꾸준히 나빠져 왔습니다. 올해 행사를 보면 지스타는 한국 게임계의 ‘축제’가 아니라 ‘숙제’라고 불러야 할 상황입니다. 관계자들이 부디 현실을 인식하고 시급히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합니다. 

 

대책은 현 상황의 문제점과 한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나와야 합니다. 일단 허접한 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시몬


 

# 지스타가 어려운 5가지 이유

 

현재 한국에서 게임쇼를 흥행시키는 건 무척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렇습니다.

 

1. 한국 게임 생태계의 양극화

 

게임 생태계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습니다. 양극화는 게임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양극화된 시장일수록 큰 회사들이 대중의 ‘관심’을 독과점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는 게임쇼 같이 여러 업체가 ‘관심’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이벤트에는 매우 안 좋은 조건입니다. 큰 회사들이 굳이 게임쇼에 나올 ‘이유’가 적어지는 거니까요.

 

대형 게임사는 게임쇼에 출전하려면 수십억 원의 큰 비용을 쓸 뿐 아니라 전시회에 맞춰 촉박하게 시연용 빌드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등 큰 부담을 갖게 됩니다. 유저와 미디어의 관심을 놓고 다른 업체와 경쟁을 치열히 해야 한다면 이를 감수하겠죠. 하지만, 이미 독과점적 관심을 충분히 얻고 있는 상황이라면 추가적 ‘비용’과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적어질 겁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작동하는 거죠.

 

반면 작은 회사들 사정이 다릅니다. 관심이 고프기 때문에 게임쇼에 나오고 싶겠죠. 하지만 수억, 수천만 원짜리 부스를 차리고 시연용 빌드를 따로 만들 만한 ‘여유’ 또는 ‘여력’이 부족합니다.

 

이는 올해 초 벌어졌던 대형 게임사들 연봉 인상 릴레이와 비교해보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게임사들은 소위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와 프로그래머 유치/유지 경쟁을 펼쳤습니다. 위기감에 급하게 연봉을 잇따라 올릴 수 밖에 없었죠.

 

작은 규모의 게임사 대표들은 한숨만 쉬었습니다. 여유가 없으니 연봉을 크게 인상할 수도 없었죠. 프로그래머를 구하기 더욱 어려워졌다고 속상해했습니다.

 

이제 ‘연봉 인상을 통한 프로그래머 유치’와 ‘게임쇼 통한 관심 얻기’를 비교해보죠. 네카라쿠 등과 경쟁하는 대형 게임사들은 ‘프로그래머 유치’에는 이례적인 연봉 인상에 나섰지만, 작은 게임사들과 ‘관심 얻기’ 경쟁에서 밀릴 일 없으니 굳이 게임쇼에 나설 필요가 적어진 거죠. 반면 ‘프로그래머 유치’와 ‘관심 얻기’가 모두 절실한 소형 게임사들은 ‘여유’나 ‘여력’이 없으니 두 이슈 모두 한숨만 쉬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거고요.

 

 

2. 한국 게임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

 

문화콘텐츠 수출 중 게임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게임의 글로벌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는 건 곤란합니다. 게임 수출액이 계속 높은 건 2008년 중국에서 터진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 매출이 매년 꾸준히 받쳐 준 영향이 큽니다.

 

<서머너즈워>, <검은사막>, <배틀그라운드>도 있지 않냐고요? 맞습니다. 하지만 그 게임들도 2014년, 2015년, 2017년 출시됐습니다. 글로벌에서 성공하는 한국 신작 게임은 매우 드뭅니다.

 

늦게 시작한 모바일게임을 진흥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결제 한도를 풀어줬죠. 2000년대 초중반 모바일게임은 중국과 북미 시장에 계속 실패했습니다. 주요 업체들은 해외 진출보다 국내 시장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게 됐죠. 한국에서 유독 매출이 높은 리니지라이크형 게임이 계속 나오게 된 배경 중 하나입니다. 해외 시장에서 통하기 어려울 뿐더러 이제 중국 판호도 기대할 수 없는 수익모델입니다.

 

그 사이 다수 중국 게임이 국내 매출 순위 허리를 차지하게 됐죠. 온라인게임 전성기와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올해 입출국이 자유로웠다면 B2C에 중국 게임 부스들이 훨씬 많았을 겁니다. 

 

B2B는 이런 사정 탓에 더 우울합니다. 10여 년 전 지스타에서 저는 주로 미국과 유럽 등 서양 게임인들과 밤마다 숱한 파티를 했습니다. 8~9년 전부터 그들은 대부분 오지 않고 있죠. 그 이후 가까운 중국에서 더 많이 왔지만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이 어려워졌을 뿐더러 성공 확률이 확 떨어진 상황에서 ‘바이어’로서 중국 회사가 많이 오기는 더 이상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 게임쇼에 매년 나갔던 한국공동관 사정을 보면 현재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공동관은 엄청 인기였습니다. 한국 게임을 소싱하려는 해외 퍼블리셔들이 몰려들었으니까요. 하지만 2010년대 들어 한국공동관의 처지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자기네 게임을 한국에 팔고 싶은 개발사와, 자기네 서비스를 한국 업체와 계약 맺고 싶은 마케팅이나 모객, 결제, 서버 관련 솔루션 업체가 주로 찾아왔죠.

 

올해 지스타 B2B 부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임사보다는 각 국가별 홍보관이나 마케팅이나 모객, 결제, 서버 관련 솔루션 업체가 훨씬 많았습니다. 

 

B2B 부스에서 신작을 찾고 게임사를 만나러 왔던 사람들은 많이 실망했습니다. 내년에 상황이 비약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건 한국 게임 경쟁력이 내년에 비약적으로 높아져야만 가능한 일이니까요. 

 

 

3. 모바일에 주로 몰린, 애매한 크기의 한국 게임 시장

 

한국은 여전히 모바일게임 비중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은 온라인게임입니다. 잘 나가는 게임은 대부분 라이브 서비스형으로 수년 동안 꾸준히 인기를 얻죠. 모바일게임, 그중에서도 라이브 서비스형 게임이 대세인 시장에서 게임쇼를 흥행시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흥행 가능성과 별개로 플랫폼으로만 따지면 VR과 아케이드가 게임쇼에는 제일 궁합이 맞습니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게임을 체험할 수 있고, 주변에서 함께 볼 수 있으니까요. 텔레콤 광고에 VR이 자주 등장했던 것도 이런 이유겠죠. 일반 콘솔 게임이나 스팀 게임도 나쁘지 않습니다. 신작도 많을 거고, 액션이나 슈팅, 아케이드 같은 장르라면 함께 보면서 즐길 수도 있으니까요.

 

반면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은 플랫폼이나 장르적으로도 단기간 임팩트 있는 경험을 주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라이브 서비스형 게임이 대세이므로 규모 큰 신작이 많을 수 없죠.

 

그런 맥락에서 게임스컴이 부럽습니다. 유럽은 PC와 콘솔이 발달된 시장입니다. 게임스컴이 열리는 쾰른 메쎄에 가면 10개 이상의 전시관에서 게임쇼가 벌어지는데, 각 전시관의 신작이 지스타 전체 신작보다 많습니다. 대부분 콘솔과 PC 게임이죠. 이런저런 스튜디오에서 매년 신작과 확장팩이 꾸준히 나오기 때문입니다. 

 

모바일게임, 게다가 라이브형에 집중되더라도 그 나라 시장이 충분히 크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겁니다. 해외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신작을 소개하러 들어 올 테니까요. 한국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4위지만 다소 애매한 사이즈입니다. 옆 나라 중국에 비하면 무척 작은 시장이죠. 미국 게임사들이 <콜 오브 듀티 모바일>, <디아블로 이모탈>을 중국 업체와 공동 개발하는 것은 성장한 중국의 개발력, 판호 발급 용이성 외에도 그런 이유가 있겠죠.

 

질문 하나 할게요. 당신이 해외 게임사 수출 담당자라면 차이나조이와 지스타 중 어디를 택하겠습니까? 답은 너무 자명할 듯합니다. 

 

한국 시장은 도쿄게임쇼가 열리는 일본에 비해서도 작습니다. 대만이나 태국, 싱가포르 등 시장이 작은 나라에서 열리는 게임쇼를 아시는 분이 있나요? 아마 많지 않을 겁니다. 시장이 작으면 라인업을 늘리거나 규모를 키우기 쉽지 않습니다.

 

 

4. 미디어 환경의 변화

 

게임 생태계의 상황만큼이나 게임쇼와 연관된 중요한 이슈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입니다. 유튜브가 없던 시절, 지스타에서 신작을 공개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두 업체가 같은 날 신작을 공개하면 곤란하니 업체 간에 날짜를 사전에 조율하기도 했죠. 일부 업체는 관심이 분산되는 걸 피해 지스타 시작 1주일 전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미리 공개하기도 했고요.

 

고전적으로 새 게임에 대한 정보는 ‘대형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공개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이왕이면 관심이 집중된 게임쇼가 그런 기회였습니다. 주요 콘솔 업체나 콘솔 게임 개발사는 여전히 E3나 게임스컴을 그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비록 거절했지만 몇 달 전 중년게이머 김실장은 특정 신작을 공개하는 행사 진행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죠. 실제 김실장은 이후 다른 게임 로드쇼를 유튜브에서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지스타가 온라인으로 열리기 전 유튜브에는 유아인, 신구, 이경영, 박희순, 태연 등이 등장한 10분 분량의 웃기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연극의 왕’이라는 제목으로 엔픽셀의 <그랑사가>를 소개하는 영상이었죠. 선풍적인 화제를 모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퍼져나갔습니다.

 

이제 ‘게임 최초 공개’를 굳이 게임쇼에서 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온라인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인플루언서를 불러서 오프라인 자체 행사를 해도 됩니다. 과거 게임쇼가 누렸던 유니크한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지위를 더 이상 주장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지스타는 게임스컴이 어떻게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스컴도 유튜브 시대에 위기감을 느꼈죠. 그래서 북미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방송인 중 한 명인 Geoff Keighley를 호스트로 불러 2019년부터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라는 행사를 전시회 전날 밤 개최해 글로벌 관심을 끌어 올렸습니다. 올해도 30개 넘는 게임이 이 행사에서 공개됐죠. 저 같은 해외 게임 미디어 관계자들을 불러 ‘게임스컴 어워드’도 진행합니다. 수상작은 게임스컴 출품작에 한정하고 게임쇼에 온 게이머들의 투표도 받았죠. 그 외에도 행사장 안에는 ‘레트로&패밀리 존’과 ‘굿즈 존’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 대신할 수 없는 오프라인 행사의 강점을 부각하고, 행사장 바깥에서도 ‘게임스컴 캠프’를 통해 유럽 각국의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5. 지스타 운영 주체의 한계

 

게임과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와 그에 따른 어려움을 앞서 이야기했습니다. 이건 새로운 얘기가 전혀 아닙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묵은 이야기입니다. 위기 또한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징후는 2010년대 들어 꾸준히 점증적으로 나타났으니까요.

 

외부 위협보다 더 큰 문제는 내부 약점입니다. 저는 현재 지스타를 준비하는 방식과 단위가 외부 위기를 파악하고 대응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전시회를 주최하려면 돈이 듭니다. 지스타 2019의 경우 50억~60억 원 정도의 비용을 썼습니다. 업체와 방문자들이 내는 참가비나 참관비는 이에 턱없이 못 미칩니다. 부산시에서 30억 원 가량을 지원 받았죠. 지스타조직위는 상반기 이런 예산을 확보하고, 하반기에 전시를 준비하는 방식으로 매년 운영돼 왔습니다. 

 

예산의 절반 이상을 쐈으니 부산시 입김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우리는 지스타를 게임산업협회가 하는 것으로 막연히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다릅니다. 주관에 지스타조직위원회와 함께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들어 있는 이유죠. 게다가 대행사는 부산 최대 방송사인 KNN입니다.

 

게임산업협회가 게임쇼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게임업체나 게이머들을 챙기기 위한 것일 겁니다. 부산시가 지스타를 지원하는 이유는 무얼까요?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번듯한 국제 행사를 유치해 관광·서비스 산업 등을 진흥하려는 목적이 있을 겁니다. 그와 더불어 부산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는 목적도 있겠죠. (그 결과 부산 시장의 업적이 될 수도 있을 거고요.) 

 

지난해 벡스코와 왕복 1시간 이상 되는, 완전히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부산이스포츠경기장(서면)에서 게임대상 시상식을 연 건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협회와 부산이 서로 다른 목표를 가졌지만, 서로 배타적인 것은 결코 아닙니다. 행사가 계속 커져 나간다면 부산시의 목표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거니까요.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 지스타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행사가 위기를 맞고 있다면 부산시의 목표도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당연히 먼저 게임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의 구조와 인력으로 그럴 수 없습니다.

 

지스타의 주요 예산은 부산시에서 오며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대행사 KNN은 지스타 기획과 운영 등에 적극 참여합니다. 게임업계나 게이머의 불안 또는 불만이 부산시나 부산 시민의 이해에 앞서기는 힘들 겁니다. 여러 이해관계도 엮여 있을 수 밖에 없고요. 1년 단위로 예산을 받는 지스타조직위 또한 리스크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새로운 시도를 과감하게 주장하고 추진하기 어려울 겁니다. 결국 협의라는 모나지 않은 과정을 거쳐 경로의존적으로 과거에 했던 관행이 반복되는 행사가 반복됐죠.

 

결국 가장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위험한 방식으로 지스타는 진행돼 왔습니다. 

 

 

#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

 

앞서 언급한 ▲양극화 ▲글로벌 경쟁력의 약화 ▲게임 시장의 한계는 단기간 풀리지도 않을 뿐더러 게임쇼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국가나 게임사들이 계속 고민해야 할 영역이겠죠. 그럼에도 지스타는 이런 상황을 감안하고 미래를 대비한 게임쇼를 고민하고 기획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지스타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이제 특정한 날, 특정한 장소에서만 열리는 행사의 가치는 갈수록 떨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날 그곳에서 게임과 사람, 사람과 사람 들이 더 잘 만나려면 지스타는 그 전부터 플랫폼으로서 가치, 네트워크 허브로서 가치를 키워야 합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게임과 마케팅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현재의 주관사 구조나 운영 방식으로서는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지스타를 주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나서 예산의 활용을 포함한 새로운 판을 기획할 단위를 조직해야 합니다.

 

저는 가칭 ‘지스타 디자인 커미티’(GDC)를 제안합니다. 주요 게임 회사의 게임과 마케팅 진짜 전문가들이 참여해 지스타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고민하고, 대안을 제안하는 단위를 만들기를 희망합니다.

 

2009년~2014년 마케팅 협의체가 구성돼 운영됐습니다. 실패했습니다. 각 회사마다 각자의 이해, 주요 회사들의 이해를 관철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커미티(협의체)가 순진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다’는 판단과, 그래도 우리나라에 ‘괜찮은 게임쇼가 하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에 동의한다면 공적인 다른 가능성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희망합니다. 또한 함께 고민하고 기획한 주요 게임사들이라면 지스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믿고요.

 

새로운 시도에는 당연히 리스크가 따릅니다. 게이머나 게임계 관계자들도 이해해줬으면 합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경험을 쌓고 개선해나가는 것이 그냥 이대로 경로의존적으로 하다 망해가는 것보다 나으니까요.

 

부디 이 부족한 글이 더 나은 지스타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씹을거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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