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펄어비스가 유저와 소통을 나서는 '조금 색다른' 방법

홀리스 (정혁진) | 2020-08-12 17:16:18

이 기사는 아래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검은사막 모바일>을 서비스 중인 펄어비스는 자사 유튜브 채널로 MC '모영순'이라는 캐릭터를 등장 시켜 유저와 1년째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신입사원으로 등장한 모영순은 1년 간 성장하며 회사와 유저의 중간다리 역할을 맡았다.

 

외부 유명 인물, 크리에이터가 아닌 회사 직원이 나서 얘기를 하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지만 모영순은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이 아니라 양쪽 의견을 가감 없이 듣고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

 

펄어비스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로 유저와 소통에 나섰다. 그러면서 회사는 <검은사막 모바일>을 얘기할 채널들이 생겼고, 유저는 좀 더 편하게 의견을 전달하고 또 줄 수 있는 화자가 생겼다. 

 

여러모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자 다양한 화자와 더불어 게임의 여러 개발자가 등장하며 모영순을 통해 자세하게 전달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다. 회사는 좀 더 많은 콘텐츠로, 메시지를 담아 유저와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M서비스콘텐츠팀의 MC 모영순을 만나 회사의 소통 전략을 들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펄어비스 M서비스콘텐츠팀 'MC 모영순'.

 

 

# "유저와 접점을 더욱 늘리기 위해..." MC 모영순으로 겪은 지난 1년 

 

디스이즈게임: 먼저, 데뷔 1주년을 축하한다. <검은사막 모바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1년을 보냈는데 소감이 어떤지 듣고 싶다.

 

MC 모영순: M서비스콘텐츠팀의 'MC 모영순'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을 대표해 나간다는 것이 처음에는 과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년이나 지났다. 그간 함께 해주신 유저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회사에서 웹디자이너로도 일하고 있는데, 모영순 캐릭터는 그런 업무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원래 업무에서도 많은 분과 협업을 하고 있지만, 크리에이터로 모영순은 또 다른 개념의 협업을 한다. 스튜디오와 더불어 회사 내 많은 부서와 엮여 있고 도움을 주고 있다. 모영순은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이다. 1년간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보람 있게 일을 하고 있다. 성취감도 큰 것 같다.

  

 

다양한 콘텐츠로 <검은사막 모바일>을 알리고 있다. 채널 분위기가 꽤 활발한 듯 하다.

 

공식 포럼을 통해 유저와 소통하고 있지만, 유튜브는 영상 매체고, 라이브도 있다. 회사 차원에서 이런 방식을 선택하기에는 쉽지 않았지만 모두가 믿고 도와줘서 활발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모영순이라는 캐릭터로 소통을 결심하면서 유저에게 조급하게 다가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도 누군가를 처음 보자마자 친한 척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부담스럽지 않나. 그러기 보다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처음 모영순이라는 캐릭터를 알린 다음, <검은사막 모바일>을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노출했다. 과정에서 개발자나 유저들에게 조언도 얻고. 때로는 회사 얘기도 하고.

 

그렇게 조금씩 접점을 늘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영순을 통해 개발자도 나올 수 있게 되며, 소통과 정보 전달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게임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으며 게임에 관해 얘기할 때 이를 전달할 수 있는 화자가 생긴 것이다. 최근 게임 내 하사신 캐릭터를 추가하면서 라이브 방송도 하게 됐는데, 이것도 조금씩 준비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주로 게임 트레일러나, TV CM을 통한 정보 제공을 주로 했다. '모영순'이라는 캐릭터를 공개하며 영상 콘텐츠의 성격, 방향이 제법 달라진 것 같다. 

 

사실 <검은사막 모바일> 유튜브 채널은 개설한 지 꽤 됐는데, 기존에는 광고와 인게임 영상을 소개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우리가 원하는, 유저가 모이는 커뮤니티의 역할을 못했다. 서비스 과정에서 듣는 유저의 불만이나 질책도 이를 함께 얘기하고 제대로 해소할 곳이 없었고.

 

모영순 캐릭터를 내세우면서, 콘텐츠 및 유저 소통 방향이 바뀌었다.

 

 

그래서 기존 유튜브 채널을 바꾸기로 했다. 그렇게 한 고민 끝에 모영순이 나왔고, 지금의 채널이 꾸며졌다. 처음부터 채널 전략을 정하기보다는 모영순이라는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를 소개하는 것부터 생각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하나씩 올리며 데이터나 반응을 살폈고, 그러면서 채널의 방향을 조금씩 정했다.

 

처음에는 모영순이 카메라를 보며 대화를 하듯 영상을 내보냈다. 유저와 소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거다. 그러면서 회사 구성원을 하나씩 소개하며, 마치 모영순이 친구를 소개하듯 등장 시켜 함께 얘기를 이끌어갔다. 모영순이 게임의 모든 정보를 알려주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 

  

 

기업 입장에서 채널의 성격을 바꾼다는 것은 제법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결정에 대해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소통은 이벤트가 아니므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한데 앞서 얘기했듯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채널을 좀 더 활발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 꾸준한 고민은 있었다.

 

누군가 나와서 얘기를 하고 소통을 이끌어 간다고 했을 때, 우리는 펄어비스에 실제로 근무하는 직원이 나와서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BJ나 크리에이터를 통한 컬래버는 많은 게임사가 하고 있지만 주체가 외부인도 아니고 두루뭉술하지 않더라. 좋은 분을 소개해 주기도 했지만 그보다 좀 더 회사의 목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러던 와중에 모영순으로 출연을 제의받았다. 과거 앵커를 준비하기도 해서 그런 것 같다. 당시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긴 했지만, 내 생각도 회사가 가고자 하는 채널의 방향과 비슷해서 해보기로 결심했다. 방식이 어떻게 됐든 게임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길이라서 호기심이 생겼다.

 



첫 회가 나가고 나서 기분이 어땠나.

 

모든 크리에이터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마구 생겼다(웃음).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1년 전 영상을 다시 봤는데 풋풋하고 나름 좋더라(웃음). 물론 돌이켜 보니 아쉬운 점도 많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크리에이터라는 역할을 한 사람이 아니어서 불안함도 있었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지금 방향이 맞는지 항상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팀원들에게 물어봤다고 하니, 당시 방향을 전환하면서 초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망망대해에 있는 느낌이었다. 해보자는 확신은 있었지만 확실한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뭐든 시도하며 직접 부딪혀야 했다. 특별한 방향은 없었지만 1주일에 한 개씩 영상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꾸준함, 지속적인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그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긴 했지만 많은 분의 도움이 있어서 할 수 있었다.

 

 

# 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회사의 얘기를 전달하고 듣는 채널이 생겼다 

 

결과적으로 좋은 방향을 걸어왔고, 회사의 목소리를 잘 전달하는 채널로 자리잡았다.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회사나 유저나 우리를 좀 더 믿어준다는 느낌이 든다. 유저와 의견을 서로 공유 하는 것도 통로가 다양해져서 좀 더 부드럽게 전달되고,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그러다 보니 개발자나 내부 관계자도 좀 더 부담 없이 영상에 출연할 수 있었다. 보통 정기점검 때 공식 커뮤니티에서 공지만 올라오던 형태를 바꾸기 위해 라이브 방송 '모아시스'를 진행, 업데이트될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거나 유저의 의견을 받는 전례 없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

 


 

채널의 방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여러 해외 국가 대상 채널에도 영향을 줬을 것 같다.

 

그렇다. 중문 번역을 붙여서 제공하기도 하고, 일본은 우리와 같은 팀이 구성돼서 노하우를 전파하며 정기적으로 콘텐츠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에도 각각의 얼굴들이 있다. 점검 때 영상을 내보내며 소통하고 있다.

 

긍정적 사례로 자리 잡다 보니 글로벌 쪽도 CM이 나오기 전에 "우리도 모영순 같은 프로젝트를 해볼까?"와 같은 얘기를 하며 모영순이 일종의 프로젝트 이름처럼 쓰이기도 했다. 서로가 많은 대화를 하기 원하지 않나. 그런 점에서 모영순이 개발자와 유저의 중간다리 역할을 해준 것 같다. 

 

 

1년 전, 혹은 M서비스콘텐츠팀이 설립 초기보다 인원 규모나 구조, 할 수 있는 역량 등 많은 것이 늘어났을 것 같다.

 

이전에는 유튜브 영상을 제작한다고 하면 대부분 외주를 생각했다. 다수 게임사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촬영부터 편집까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규모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내부에서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 완결까지 모두 할 수 있게 됐다. 내부에서 소화,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서 기분이 좋다.

 

그러면서 '좋은 영상'에 대해 고민을 늘 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영상은 뛰어난 영상미, 고퀄리티가 아니라 모든 영상 콘텐츠가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 지금은 모영순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는 유저도 많아졌지만, 우리가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은 재미와 메시지다. 소통 방식이 꼭 점잖고, 형식을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우리의 소통 방법이다.

 

왼쪽부터 펄어비스 M서비스콘텐츠팀의 천재니 팀장, MC 모영순.

 


 

데뷔 1주년이 되고 여러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하며 기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보다 구독자나 유저 반응 등 여러 긍정적인 수치가 있을 것 같다.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1년 전보다 구독자가 약 7천여 명이 늘었다. 댓글 수도 약 97,000개 이상이다. 전년 대비 1,880%가량 증가한 수치더라. 

 

더 많은 수치를 가진 곳도 있겠지만, <검은사막 모바일>이 어느덧 2년 정도 서비스된 게임이기도 한데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꽤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얘기할 수 있는 거리도 많아졌고.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다면.

 

꽤 많은데... 아, 2회 '굳세어라 우리의 모영순!'이라는, 유저 덧글을 읽는 영상이 기억에 남는다. 1회를 내보내고 우리 팀이 많은 생각을 했다. 포럼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고. 그래서 이렇게 된 거, 좀 더 제대로 접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유저들의 댓글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여론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

 


 

 

또 하나는 첫 번째 개발자 인터뷰 콘텐츠였던 '모터뷰'로 김주형 콘텐츠 팀장이 출연했다. 개발자 분이 영상에 꽤 빨리 나왔다고 생각한다. 당시 모터뷰에서 유저의 말에 바로 반응, 해결해주는 것이 꽤 좋은 인상을 준 것 같다. 지난 달 조용민 총괄 PD가 인터뷰로 영상에 참여했을 때도 몰래 온 손님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침착맨'이라는 이름으로, 모영순이 육성하고 있는 캐릭터를 컨설팅받는 코너도 있다. 약간, 뭐가 문제인지 모르니까 용감하게 부딪혀 보는? 그렇게 육성한 캐릭터를 컨설팅받고, 물어보거나 불편한 점을 물어보기도 하는 그런 콘텐츠다. 그밖에 에이든이 워크맨을 패러디한 영상도 있고, 업데이트를 맞이해 촬영한 여러 패러디 영상도 기억에 남는다.

 


 

 

점검 하는 동안 업데이트를 설명하거나, 유저의 의견을 읽고 피드백을 해주거나. 또는 유저가 궁금해하는 부분을 답해주거나. 꽤 상세하고, 또 종류도 많은 것 같다.

 

다양한 수단이 생기다 보니 많은 팀이 봐주고 있다. 항상 많은 양을 개발하고 있지만 영상에서 언급해야 한다고 하면 모두 자세하게 봐주고 있다. 하나라도 더 전달해주려 하고. 영상 콘텐츠가 게임 서비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모아시스 생방송을 할 때도 개발, 운영팀 모두가 유저가 얘기하는 댓글을 보고 있다. 문의나 혹은 개선을 바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모두 보면서 이렇게 답변을 해달라고 실시간으로 얘기를 주기도 한다. 동향을 정리해 주기도 하고.

 


 

# "회사와 유저를 좀 더 가깝게 잇도록 노력하겠다" 

 

펄어비스는 유튜브 소통 전략에 대해 어느 정도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나? 더불어 이에 대한 방향성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앞서 여러 번 얘기했듯 소통을 할 수단이 제법 많아졌다. 과거 패치노트를 할 때 개발자 노트로 무거운 톤의 공지사항을 길게 올렸다면, 지금은 그와 더불어 다양한 컨셉의 영상으로도 내보낼 수 있는 아이템이 늘어났다. 적재적소에 전달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회사 차원에서도 유저 소통에 많은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어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찾는 수단이 됐다. 역으로 아이템을 제안하는 경우도 많아졌고.

 

 

모영순을 비롯해 유저와 얘기를 나눌 화자가 많아졌다. 이들의 역할을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지금도 많은 역할을 소화하고 있고 다들 너무 감사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어떤 역할을 고정으로 두기보다는, 중간다리 역할로서 메시지, 컨셉에 맞는 영상을 내보내는 것이 먼저다. 영상에 맞는 내부 직원을 등장시키되 영상에서 도움을 주는 캐릭터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M서비스콘텐츠팀의 콘텐츠 외 <검은사막 모바일> 관련 크리에이터의 영상 활용에 대한 지원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기존에는 어땠으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도 궁금하다.

 

많은 크리에이터 분들의 콘텐츠는 잘 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콘텐츠를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 방법은 고민 중이다. 좋은 모습으로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족하지만 항상 진실한 모습으로 유저 여러분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참고 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웃음).

 

앞으로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더불어 영상팀 모든 분들이나, 도움을 주시는 회사 모든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이다. 모영순 캐릭터의 수명은 유저 분들이 결정하는 것 같다. 물론 그를 위해서는 회사도, 영상팀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유저와 회사의 중간다리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전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