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온라인게임이 상용화되었던 것이 pc통신으로 서비스되었던 '단군의땅'이란 머드게임입니다. 단군의땅은 당시 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유행하였던 디쿠머드계열의 소스를 바탕으로 단군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제겐 꽤나 그리운 게임입니다. 혹시 단땅유저를 보게된다면 많이 반가울겁니다.
당시 천리안에서 서비스되었던 단군의땅과, 쥬라기공원의 성공은 온라인게임이 돈이된다는..즉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왔습니다. 이때까지만해도 이들 게임들은 텍스트기반이었습니다. 몹을 치드라도 '쳐' 혹은 'hit'라고 명령어를 입력하는 식이죠. 그러다가 세계 최초로 그래픽온라인게임이 만들어진게 '바람의나라'였습니다. 이어 '리니지'가 나왔구요.
단군의땅에서부터 바람의나라 리니지 그리고 지금의 많은 mmorpg게임의 전형은 사실 '단군의땅'에서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거의 20년이 가까워지는 시간에서요.
현재 mmorpg게임의 공식이라 하면,
. 몬스터를 사냥하고 경험치를 획득하여 레벨업을 한다.
.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아이템을 획득한다.
.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게임세계(지역)
. 엔딩이 없는 성장시스템.
. 북유럽환타지에 기반한 머드게임의 종족과 직업
. 캐릭터 능력시스템. 스킬.
다르게 상상해보면 과연 이들 공식들이 mmorpg의 필수불가결한 절대적인 것일까하는 의문을 많은 분들이 하셨습니다. 반복적인 사냥과 레벨업에 모두들 '노가다'라고 하면서 지겨워하고 다른 게임을 상상해보셨을겁니다. 정말 '노가다'는 mmorpg의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상상해봅니다.
.하루에 할 수 있는 한정된 수이자, 반복수행불가능한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퀘스트수행횟수가 곧 레벨입니다. 퀘스트는 사냥이나 채집이 아닌 게임의 세계관과 시나리오를 따라가거나 게임세계의 모험 등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시스템이라면 레벨업을 위한 노가다사냥은 사라집니다. 유저들간 레벨경쟁도 없습니다. 단지 오래게임을 한 사람, 매일 게임에 접속한 사람들이 올드유저로서 고레벨이 되는 것입니다.
이같은 레벨시스템에도 게임세계를 모험할때 몹과 만나고 사냥을 하며 새로운 스킬을 배우고 캐릭터의 능력을 올릴 수 있으며, 새로운 아이템을 획득해 갈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가상세계를 어드벤쳐(adventure)하며 롤플레잉(roleplaying)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레벨업시스템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재미요소를 담을 수 있습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반복사냥이 필요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시스템은 만들지 않을까요? 마치 mmorpg는 반복사냥이라고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같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일 새롭게 수행할 퀘스트를 만들고, 그만큼 게임세계는 끊임없이 확장되야 합니다. 일주일에 한번 적어도 한달에 한번 새로운 모험로나 지역, 몹들이 추가되야합니다. 게임세계의 확장이 어렵다면 레벨업이 아닌 다른 즐길 콘텐츠가 계속 추가되야합니다.
문제는 게임사들이 투자할 여력이 없거나 할 수 있다해도 안하는 것입니다. 반복사냥을 통한 레벨업시스템, 극악의 경험치테이블로 새로운 지역(게임세계)의 요구를 최대한 늦추면서 반복사냥에 묶어두는 것입니다. 이것이 게임사로써 돈들지 않고 유저들을 붙잡아 두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리니지의 경우를 예로들면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시장점유율과 매출액을 가집니다. 과연 리니지가 이같은 시스템을 만들 자본과 인력이 없을까요?
여력이 되지않는다면 엔딩을 둘 수는 없을까요? 솔직하게 이 온라인게임의 총플레이시간은 1000시간이다. 라고 시작하면 안될까요? 그런 시스템이라면 정말 수익이 안생길까요?
게임세계는 일방적으로 게임사가 개발한 세계로 주어져야할까요? 머드게임시절 디쿠머드,서클머드와는 다른 MOO계열의 게임이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지금의 게임에서 지역이라 할 수 있는 room을 유저가 직접 만드는 게 가능합니다. 룸뿐만 아니라 몹, 아이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 객체들에 게임세계에 내장된 프로그래밍언어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합니다.
이런 시스템이라면 지금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펫을 프로그래밍하고 길이나, 마을, 건물, 몹들을 만들면서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게임세계가 아니라 유저들이 만들어가는 게임세계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mmorpg게임 상상하시는 분들, mmorpg의 나아갈 방향들, 현재의 mmorpg게임들의 문제들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노가다,앵벌,득템 등은 결코 어쩔 수 없는 mmorpg의 숙명은 아닙니다. 우리가 지겹다면 피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다른 게임, 다른 시스템은 가능합니다. 그런데도 이런 게이머들의 바람이 왜 받아들여지질 않을까요?
전 '독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상품이고 게이머는 그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입니다. 소비자들이 지겨워하는 상품이 있다면 안사버리고 다른 좋은 상품을 사면됩니다. 하지만 상품시장에서 독점이 있다면 소비자의 선택은 사라집니다. 어쩔 수 없이 사게됩니다. 독점적 지위에 있는 게임사는 소비자들이 더 좋은 게임을 요구하는데도 하지않아도 됩니다. 독점적 지위에 있지않은 군소게임사들은 수익을 위해 또 어쩔 수 없이 돈들지 않는 노가다게임을 만들게 됩니다.
독점방지를 위한 '게임쿼터제'로써 피로도시스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