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을 없앤다니 이건 또 무슨 대운하위에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소리냐?
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차근차근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MMORPG의 가장 큰 문제는 광랩입니다.
개발자들이 멋있는 호수근처에 성을 짓고, 이런저런 꽃나무를 심어놓고, 각종 동물들과 바위들 등등을 잘 꾸며놓았는데, 마지막으로 광랩이라는 고속도로를 떡하니 깔아놓았습니다. 유져들은 0.01초만에 이런 풍경들을 모두 지나쳐버립니다. 갈길이 바쁘기 때문이죠.
(이것은 단지 풍경얘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게임내의 여러컨텐츠들, 퀘스트들 기타등등의 모든것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쓴것입니다.)
실제로 게이머들중에 퀘스트의 내용을 읽어보는 사람은 거의 전무합니다. 스크롤로 주르륵 내려서 가져올것과 보상만 봅니다.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게임은 더 이상 즐기는것이 아니고 노가다가 되었습니다.
왜 이런식이 되었느냐....게이머들에게 요구되는것은 단지 하나입니다. 클릭질!!
오래죽치고 앉아서 클릭질을 하면 어찌됬건 레벨이 높아지고 강해집니다. 더많은 돈을 벌게되고, 더 강한 아이템을 살수 있게됩니다.
그래서 생각한게 '레벨제도폐지'입니다.
MMORPG에서 레벨을 없애면 무슨 재미냐? 라고 생각할것입니다.
기존의 성장형태를 캐릭터의 경험방식에서 유져의 경험방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유져의 경험방식이 무엇이냐 하면, 오래전 오락실게임을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100원으로 끝판가는 사람들을 잘보면 각 스테이지의 적들마다 쉽게 깨는 노하우를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토대로 만들어진 진정한 경험치이죠. 이런것을 MMORPG에 적용시키는 겁니다.
타이밍과 상황분석, 몹의 패턴, 지리적 이점을 이용 이런것들로 고수와 초보의 경계를 구분시키는것입니다. 오랫동안 마우스 붙잡고 클릭질하는 광랩은 의미가 없어지게 되는것이죠.
더 이상 경험치바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게 되고, 누군가에게 쫒긴다는 느낌도 사라집니다. 게이머는 시속 200km에서 40km로 서행운전을 하면서 점점 세계관쪽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퀘스트의 내용도 두세번 읽어보고(그만큼 개발자들도 이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게되겠지요) 게임을 즐기는 모양새가 될껍니다.
유저가 게임을 즐기면 개발자는 더 바빠질것입니다. 좀더 폭넓은 컨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세계관의 완성도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겠지요. 스토리는 말할것도 없구요. 그만큼 게임의 질은 높아지게 되는 효과가 생기게 되는겁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