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공개되었을때, 캐릭터 외모가 리니지2와 비슷하여, 리니지2에 와우의 RvR을 합친 리니지2.5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의 그래픽이 NC 고유의 화풍이라고 쳐도, 여전히 이상한건, 천족이나 마족이나 모습이 그게 그거라는 것입니다.
NC게임의 캐릭터들이 종족들을 초월해서 언제나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어제오늘일이 아닙니다만, 아이온 개발팀은 리니지2와는 달리 나름의 이유를 내놓았습니다.
외모가 차이나면 종족간 인구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와우와 달리 RvR의 비중이 큰 아이온에서 인구불균형이 생기면 치명적으로 작용하기에, 그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서로 비스무리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저런 이유로 그렇게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아이온에는 인구불균형을 조절하기 위해 용족이 존재합니다. AI종족인 용족이 인구가 적인 종족과 편을 먹고 인구많은 종족과 싸우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족과 마족의 외모가 비슷한 것은, AI종족에 의한 불균형 조절이 별로 시원찮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만약 용족에 의한 인구보완이 효과적이였다면, 아이온의 외모가 그렇게 천편일률적이진 않았겠죠. 아니면 외모가 비슷비슷한게 다른 이유 때문이던가..
아무튼 비슷비슷 외모 시스템은(시스템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지만), 크게 두가지 문제를 갖게됩니다.
첫째, 선택의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천족이나 마족이나 그게그거이기 때문에 사실상 선택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게임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지요.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불균형의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인구불균형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원인은, 캐릭터의 외모가 아니라, 바로 인구 그 자체입니다.
가령, 와우에서 호드인구가 많은 서버도 있었지만, 반대로 그런 서버는 호드만 늘어났다는 사실..
또, 종족간 인구불균형 말고도 서버별 인구불균형도 심각했는데, 인구많은 섭은 계속 인구가 늘어나고, 인구 적은 섭은 인구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사실..
즉, 종족이든 서버든 인구가 많으면 인구가 더 늘어나고 인구가 적으면 더 줄으든다는 사실은..
인구가 유저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였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즉, 인구가 캐릭터의 외모보다 더 주요한 불균형의 요인이였던 것이죠.
그런데, 아이온의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인구불균형 요인은 놔둔 채, 외모만 비슷하게 하여 게임을 단순간단하게 만들어버린다는 것이죠.
인구가 적은 쪽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도록 만드는 장치는 너무 위험성이 커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까, 차라리 개성적인 여러 종족들을 창조하여 각 종족마다 인구제한을 뒀으면 더 좋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종족별 인구제한이 있으면 인구제한에 걸여 종족을 선택하는 데에 약간의 불편이 있을지 몰라도, 최소한 아이온 처럼 선택 자체가 무의미해지지는 않습니다.
또, 인구가 정해져 있으면 종족간 밸런스 맞추기도 쉽습니다. 정해진 인구를 감안하여 종족별 매리트나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인구제한을 두면 유저들이 불평한다구요?
와우는 RvR이 주컨텐츠가 아니기에 인구제한 대신에 전장통합을 하였지만, 서버별 인구제한은 시행하고 있습니다.
인구 많은 섭에서 게임하고 싶은 사람들이야 불평을 하겠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은 그 정책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유저들은 다양한 개성과 확실한 인구균형을 위해, 악간의 선택적의 제한은 충분히 감수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약간의 선택적 제한이라고 해봐야 ,아예 선택의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보다 훨씬 낫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