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 요즘 그런거 안해요."
글 초장부터 질문 하나 하겠다. 요즘 PC방에서 가장 성행중인 게임은 어떤 것일까?
스타크래프트나 와우, 서든어택을 예상하는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이나, 정군이 근래에 방문한 PC방에서 '빵빵 터지는' 게임은 워크래프트 3(이하 카오스)였다.
물론 정군이 간 PC방들이 아파트촌 한가운데에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PC방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게임들을 제치고 카오스가 성행중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초글링'들이었다. (억하심정이 있는 의미는 아닙니다.. ㅡ_ㅡ;;)
터놓고 이야기해서 카오스는 절대 쉬운 게임이 아니다.
캐릭터를 육성하고 아이템을 구입해 조합하는 일련의 컨트롤이 아이들에게 쉬울리 없다.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한 정군은 초딩들 사이에 끼어들이 이것저것 참견하는 척 하며 물었다.
"야. 근데 요즘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카오스냐? 친구들도 이거 많이들 해?"
"(별 이상한 사람 다 본다는 눈초리로)게임방 가면 거의 이거(카오스) 해요."
"메이플이나 서든 같은 게임들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카오스냐?"
내 질문을 듣자 그 아이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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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작년에 PC방 알바할때까지만해도
초글링들은 얌전히(반어법인거 아시죠?) 서든어택이나 던파를 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카오스를 하는군요;;
처음 알바를 하러갔을땐 참 무서웠더랬습니다-_-);;
PC방에 들어서자마자 고막이 찢어지게 들리는 '전방 수류탄!!' '타타타타타탕---!!' 하는 소리와,
'야, 이 삐리리- 삐이- 삐비한 놈아!!(자체 심의처리;;)' 하고 들리는 욕설들...
그리고 그게 성인들이 아닌 초등학생~고등학생인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다는게 더욱 충격이었죠;
처음에는 색안경낀 눈으로 아이들을 대하다가,
몇일이 지나고 몇주가 지나며 거리감이 사라지자 그제서야 제 눈에 진짜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어른들은 뉴스에 나오는 몇몇 기사(현피를 떴다는 등, 게임에 중독되서 학교를 안간다는 등)들을 보고 요즘 아이들 전부를 게임중독 및 개념없는 아이들로 매도해나가는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저희때야 방과후에 놀이터에서 공기놀이나 소꿉놀이도 했고(제가 여자다보니 뭔가 예를 들만한것이;;) 술래잡기 하면서 놀았다지만.. 요즘 세상은 오히려 제대로 된 놀이터 찾아보기가 더욱 힘든 세상이니까요^^;;
학교찍고 학원찍고 집으로 돌아오는 사이에 생기는 30분 ~ 1시간의 텀.
그 짤막한 시간을 알차게(=스트레스를 풀고 즐기기 위한 유일한 시간) 보내기 위해 아이들은 게임을 하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학교나 학원에서 머리아프게 공부해야하는데
PC방와서 단순노가다성 게임을 하는게 이치에 맞지 않느냐..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아이들은
단순히 '쉬기위해' 가 아니라 '여유시간을 즐겁게 보내기위해' 게임을 하는 것이니까요..^^
청소년들은 대체적으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게임'을 별로 좋아하질 않습니다.
(여기서 아이 → 청소년으로 바뀐이유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성향이 짙어지기때문입니다)
정확히는 '함께 즐길수 있는 게임'을 원하는 것이죠.
그것이 꼭 같은 팀이 되어 함께 팀플레이를 즐기느냐 - 아니냐를 떠나서,
이 아이들도 우리 어렸을적처럼,
친구들끼리 모여앉아 잡담나누고 이래저래 큰소리치면서 웃고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PC방에 혼자 오는 청소년들도 별로 없는편이구요~(친구들이 집에서 접속중이라면 예외지만요;)
결국 우리 어렸을 적이나 소위 '요즘 아이들'이나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거.. 아닐까요?^^
위에 쓰여진 칼럼에서는
게임 밸런스 문제라던가 디자인 및 시스템적 문제를 드러내며,
좀 더 근본적인, 저연령층이 게임을 하게 만들 '목적'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쓰여졌지만,
개인적인 제 생각으로는,
컨트롤이나 기타 게임적 요소(캐릭터등)보다는.. 아이들의 심성과 본질- 그 자체에서
"게임을 하게 만들"이 아닌 "게임을 오랫동안 즐기게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캐치해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ps. 이런 글 처음으로 써보는거라 두서없이 많이 정신없지요..? 죄송합니다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