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중심의 접근과 타겟 중심의 접근에 대해서. 닐스 11-14 조회 6,081 공감 2 24

이 글은 쓸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이번에 윈사운드님의 만화를 보고 그냥 쓰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쓰게 됐습니다.

 

주제 자체가 게임의 세세한 부분이 아니라 큰 틀의 접근방식의 이야기를 말하는 거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에서 좀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잡설은 그만하고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을 개발하기 이전에 어떤 게임을 구상하고 진행함에 있어서 크게 장르적인 접근과 타겟형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저는 이렇게 구분합니다.)

 

장르적 접근은 먼저 어떠한 종류 혹은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보자라고 정해놓고 개발을 하는 경우입니다. 흔히 말하는 SF FPS, MORPG등등 장르를 구분하는 선을 그어놓고 이렇게 만들자~ 하는 경우죠.

 

타겟형 접근은 어떠한 유저 계층 혹은 유저 행동패턴을 두고 그 유저를 위한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20대 중반의 인터넷을 즐겨 하는 고학력(대학생) 여성을 위한 게임을 만들어보자 같은 경우입니다.

 

여기서 구분을 해야 할 것은 특정 게임의 유저를 대상으로 개발하는 게임은 타겟형 접근이 아니라 장르적 접근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서든어택을 하는 유저를 끌어드리겠어! 라고 말하며 개발하는 게임은 기본적으로 서든어택이라는 장르를 먼저 두고 유저를 생각하기 때문이죠.

 

 

 

두가지 다 좋은 접근방식이고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두가지 다 문제점이 있지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장르적인 접근방식으로 게임을 만드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그것에 대한 장단점부터 말해보겠습니다.

 

일단 장르 중심의 접근방식의 장점은 깊이 있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게임의 틀이 있고 안정적인 유저의 기반이 있으며 개발자들도 대부분이 이해할 수 있고 경험이 있는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쉽게 방향을 잡고 개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에 나온 게임에서 지금 만들고 있는 게임이 가질 수 있는 장점에 대해서 고민하고 깊이 있게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장 훌륭한 예를 들자면 최근에 발매된 모던워페어2를 말할 수 있겠지요. FPS라는 수도 없이 나오는 게임들 중에 상황에 대한 연출과 스토리를 최대 중심으로 잡아 독보적인 게임을 만들어 냈으니까요.

 

대신 반대로 장르 중심적인 게임에서는 창의적인 게임이 잘 나오기 어렵습니다. 일단 게임의 형태에 대한 틀이 정해진 경우가 많고 그 장르에 대한 기반유저를 잃지 않기 위해 장르의 특성을 거스르는 게임을 만들기 어렵죠.

 

그래서 장르 중심의 게임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다른 게임과 구분되는 뭔가가 있으면서도 장르만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게 딜레마죠.

 

장르적 접근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다른 게임과의 차별점이 대부분 시간과 돈, 노하우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번득이는 아이디어 한두가지나 조금 발전된 뭔가를 가지고는 차별성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장르의 게임을 꾸준히 개발해온 개발사나 먼저 개발한 회사가 큰 우위를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망하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기존게임을 목표로 하는 장르 기반의 접근은 하면서 시간과 돈(이 두개는 항상 붙어있습니다.), 노하우 마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대부분이죠.) 윈사운드님의 카툰에서도 망하는 게임에 항상 붙어있는 설명을 보시면 느끼실 겁니다.

 

 

 

그럼 타켓 중심의 접근은 어떤 장점을 가질까요? 바로 명확한 타겟을 잡을 수 있다면! 그 타겟을 위한 기존 게임들의 군더더기를 뺀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 낸다면 새로운 유저를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으며 후발주가 나타날 때까지 독보적인 위치를 맘껏 누릴 수 있지요.

 

가장 좋은 예를 들자면 닌텐도의 위핏을 들 수 있습니다. 자기관리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성인 유저를 대상으로 집에서 자신의 건강에 대한 체크와 운동을 동시에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게임은 정말 엄청난 성공을 거뒀죠. 그 외에도 DDR, 스트리트 파이터, 두뇌단련 등등 특정 장르의 시발점이 되는 게임들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죠.

 

그럼 단점은? 위에 써있습니다. 명확한 타겟을 잡을 수 있다면! 이라는 전제가 붙는 것이지요. 엉뚱한 타겟을 선택하거나 타겟을 정해도 그 타겟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나 조사, 연구 없이 “그냥 뭉뚱그려서 이런 사람들” 같은 흐리멍텅한 타겟을 정해봤자 타겟에 맞는 명확한 뭔가가 나올 수도 없고 어처구니 없는 괴작이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게다가 기존 게임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배제한 상태로 처음부터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수많은 창작에 대한 고뇌와 생각을 필요로 합니다.

 

 

 

뭐 처음부터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내고 그게 엄청 재미있어서 새로운 장르로 편입되어 영광을 누리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개발자의 천재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죠.) 예전에는 빈번했죠.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에 매년 수천 개의 게임이 개발되고 있고 수도 없이 망해가고 있습니다. 개발의 시작에서부터 명확한 방향을 잡지 않고 어설프게 시작했다가는 망하기 딱 좋은 타이밍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게임 개발사들이 돈과 시간, 노하우가 부족한 상태로 지속적으로 장르 중심적인 게임 개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막연하게 “다르게 만들면 되! 더 재미있으면 되!”를 외치면서 말이죠.

 

제가 장르 중심 적인 접근이 나쁘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장르 중심의 게임개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니까 말이죠. 하지만 장르 중심적인 접근은 지금 나오는 게임들에 비해 누가 봐도 명확하게 느껴지는 차별 점과 장점을 가지면서도 기존게임에 비해서 부족한 건 별로 보이지 않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그럴만한 회사가 많아 보이지는 않네요…

 

저는 작은 규모라도 타겟 중심의 개발을 하는 회사가 국내에 좀더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자본력이 현격하게 차이 나는 상황에서 국내만의 성공이 아니라 진정한 글로벌 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타겟 중심의 접근방식을 가진 회사가 훨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계속 찾다가 시간이 다갈 것 같아서 저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너무 찾기 힘드네요.

ㅜ.ㅜ;;

 

 

PS. 국내 온라인게임에서 성공한 개임 중 많은 수가 장르 중심의 접근방식으로 국내에 시도되지 않은 장르를 먼저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만들어지면서 다양한 변화와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들이 있지만. 시작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PS2. 마케팅, 개발능력 등 게임 개발의 다른 부분들을 다 빼고 게임을 만들기 시작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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