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방구석게임] 제법 괜찮은 '국산' 뱀서라이크 게임 '엑스 인베이더'

쿠타르크 (쿠타르크) | 2024-08-28 10: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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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게임이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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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게임 클럽'의 문은 활짝 열려있습니다.


<다크 소울> 시리즈로부터 소울라이크라는 장르가 탄생했고 <원신>이 원신라이크라는 장르의 기원이 됐던 것처럼 탑다운 시점의 슈팅 로그라이크 게임 <뱀파이어 서바이버>로 인해 뱀서라이크라는 새로운 장르가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개인적으로 무슨 무슨 라이크라는 장르 명칭이 범람하는 현 세태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긴 하지만, 그와 별개로 뱀서라이크라는 장르의 매력만큼은 정말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강력한 공격으로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게임 플레이는 단순하기 그지없으면서도 화끈하고 시원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리라.


뭐니뭐니해도 뱀서라이크 게임의 핵심은 제한된 시간 안에 수많은 적들을 휩쓸며 빠르게 성장하고 무작위로 제시되는 선택지를 골라 시너지를 확보해 밸류를 극대화하는 게임 플레이에 있다고 본다. 여기에 수많은 선택지와 더불어 폭발적인 시너지로 매 게임마다 양상이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다면 반복 플레이의 가치도 더욱 올라가기 마련일 테고 말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만 잘 챙길 수 있다면 뱀서라이크 게임으로써는 충분히 합격점을 줘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국산 뱀서라이크 게임 엑스 인베이더(X Invader)는 제법 괜찮은 뱀서라이크 게임으로 평가해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 /작성=쿠타르크(인디게임 블로거), 편집=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게임명: ​엑스 인베이더 (X INVADER)

장르: ​액션, 핵 앤 슬래시, 뱀서라이크

플랫폼: PC (스팀)

개발사 / 배급사: 올라프 게임즈

출시일: 2023년 8월 24일 (앞서 해보기)

한국어 지원 여부: 지원



# 해킹을 콘셉트로 한 뱀서라이크

<엑스 인베이더>는 부정부패한 세 기업을 해킹하려는 마스터 해커 X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뱀서라이크 스타일의 슈팅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철통같은 온라인 보안을 뚫고 침투하는 해킹이라는 소재를 뱀서라이크 스타일로 풀어낸 점이 나름 신선하게 다가오는 가운데 모바일의 감성과 콘솔의 감성을 아우르는 듯한 준수한 퀄리티의 픽셀 그래픽이 돋보인다. 여기에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처치하며 빠르게 레벨을 올리고 다양한 애드온을 확보해 급격한 성장을 도모하는 게임 플레이는 뱀서라이크라는 장르에 충실한 모습이다.

얼렁뚱땅이라도 폭발적인 시너지만큼은 돋보이는 <엑스 인베이더>

게임 곳곳에 산재한 각종 패러디와 오마주도 눈에 띈다. 특히 고유의 개성과 애드온을 지닌 서포터들에게서 이러한 패러디와 오마주가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나는데, 어지간한 게이머들이라면 한눈에 보기에도 어떤 작품의 패러디나 오마주인지 바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원작을 알고 있다면 반갑게 다가올 만하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뭐라 자세히 언급하긴 어렵고 모바일과 콘솔 사이, 그리고 과거와 현재 사이 어딘가에 놓여있는 듯한 느낌이라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어딘가 허전해보여도 나름 해커집단입니다.

어디서 오신 분인지 바로 알 것 같은 옷차림새다.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처치하고 레벨을 올리다보면 게임 시작 시 고른 무기와 더불어 무작위로 등장하는 서포터를 선택하게 되고, 이후 제시되는 네 가지 애드온 중 하나를 골라 다양한 방향으로 캐릭터를 강화시키게 된다. 

<엑스 인베이더>에는 총 여섯 종의 서포터 해커가 존재하며 각 서포터마다 핵심 컨셉 및 공격 방식, 그리고 속성이 달라 성향이 조금씩 다르다. 특정 무기 및 서포터의 애드온을 잘 선택해나가다 보면 궁극 애드온이나 시너지 애드온이 열리고 그만큼 캐릭터가 급격히 강해진다.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애드온을 잘 골라 밸류를 극대화하는 과정은 확실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각 무기와 서포터마다 다양한 애드온이 준비돼있다. 그만큼 파생되는 시너지 역시 다양하다.

적당히 방향만 잘 맞춰서 애드온을 확보하다보면 어떻게 플레이해도 적들을 쓸어버릴 수 있다.

게임을 막 접한 초반에는 아무래도 게임에 익숙하지도 않을 뿐더러 영구적인 능력치 확보가 부족하다보니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처치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던 것이 능력치 확보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각 무기와 서포터의 시너지 및 궁극 애드온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시점부터 게임이 수월하게 풀리기 시작한다. 

이후 다양한 무기 및 서포터 애드온을 이것저것 골라보고 최적의 조합을 찾아 빠르게 적들을 쓸어버리는 재미가 굉장히 쏠쏠해진다. 여기에 게임 중반 쯤 해금되는 소울 코드가 특정 애드온을 한층 강화시켜주면서 애드온의 조합에 따른 효율의 극대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 스테이지에 따라 달라지는 조합의 효율

<엑스 인베이더>에는 총 세 가지 스테이지가 존재하는데, 각 스테이지마다 전장의 규모와 목표가 뚜렷하게 나뉜다. 

첫 번째 스테이지인 파라솔 코퍼레이션은 우리가 흔히 뱀서라이크라고 하면 흔히 떠올릴 법한 규모의 전장 안에서 몰려오는 적들과 주기적으로 난입하는 보스를 처치하는 방식인 반면, 두 번째 스테이지 스파크 인 더 스트릿은 전장 한 가운데에 놓인 핵심 기물을 몰려오는 적들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방어전의 양상을 띈다. 마지막 세 번째 스테이지 올라프 컴퍼니는 첫 번째 스테이지와 방식은 동일하지만 전장의 규모가 대폭 줄어든다.

이렇듯 각 스테이지마다 규모와 목표가 다르다 보니 플레이어가 선택한 스테이지에 따라 무기와 서포터의 효율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각 스테이지별로 최적의 효율을 보이는 무기와 서포터의 조합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스테이지마다 최적의 애드온 빌드가 어느 정도 고착화되는 감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다르게 보면 대다수의 무기 애드온 및 서포터 애드온은 어떻게든 쓰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무기와 서포터의 밸런스를 맞춰 채용할 여지를 남겨둔 것도 제법 괜찮아 보인다.

각 스테이지마다 목표가 다르다. 따라서 애드온의 효율도 달라진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애드온은 다 쓸 곳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게임을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면 캐릭터가 해금되고 이후 무기 상점에서 캐릭터를 구매할 시 다음 게임부터 바로 선택할 수 있다. 17종의 캐릭터는 각자 개성적인 외형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성능에 있어서는 공격 속도나 추가 속성 데미지 같은 약간의 능력치 차이만 존재할 뿐 개성적인 외형만큼의 큰 차이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약간의 능력치 상승으로 일부 무기나 애드온에 따른 효율의 향상을 의도했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각 캐릭터마다 특정 무기나 애드온에 강한 버프를 주는 식으로 더 큰 차별화를 꾀했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스토리의 빈약함 또한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각 스테이지마다 점진적으로 난이도가 상승하는 15단계의 보안 레벨이 존재해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지만, 애매모호한 대화와 이야기 묘사로 인해 스토리를 종잡기 힘들어 그 매력이 살짝 떨어지고 이것이 반복 플레이에 대한 원동력의 부족으로 이어진다. 

좀 더 확실한 전개 및 결말로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키거나 혹은 스토리에 힘을 싣는 대신 다양한 무기와 캐릭터 내지는 추가 애드온을 통해 다른 방향으로 반복 플레이에 대한 동기를 확보하는 것도 괜찮았을 듯하다.

개성 넘치는 외형만큼 특성도 천차만별로 나눴더라면 어땠을까,

뭐 하나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스토리 역시 아쉽다.

# 뱀서라이크 게임을 선호한다면

<엑스 인베이더>는 무작위로 제시되는 다양한 특성을 잘 골라 밸류를 극대화하고 사방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빠르게 쓸어버리는 뱀서라이크 장르의 원초적인 재미를 잘 살린 게임이다. 이 쪽도 저 쪽도 아닌 듯한 애매한 방향성의 감성이 살짝 아쉽긴 하지만, 픽셀 그래픽의 퀄리티는 준수하며 각종 패러디와 오마주 역시 즐겁게 즐길 만하다.


캐릭터의 개성이 조금 부족하긴 해도 짧은 시간 안에 무기와 서포터의 최적의 조합 및 빌드를 완성하는 과정은 확실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뱀서라이크 계열의 게임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그럭저럭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게임으로 추천한다.


쿠타르크 (블로거)


2014년부터 10년째 인디게임 리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0건이 넘는 게임 리뷰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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