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장소에서 깜짝 등장하는 유명 인사의 모습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뿐 아니라 게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심장 이식 수술을 위해 <서전 시뮬레이터>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부터, <UFC>를 점령하기 위해 등장한 전설의 파이터 이소룡까지 다양하다.
국내 연예인의 경우, 온라인게임이나 모바일게임에서는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지만, 콘솔게임에서는 최근 그 모습을 찾기 힘들다. 디스이즈게임에서는 과거 콘솔 게임에 등장 했던 국내 연예인들의 모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상상을 뛰어 넘는 콘솔 게임 속 스타들의 모습을 지금 확인해보자.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 프로불참러 조세호, <반숙영웅 VS 3D>에서 “반숙 레벨 업!”
PS2로 출시된 <반숙영웅 VS 3D>는 각종 코믹과 패러디가 가득한 게임으로, 국내 발매 과정에서 놀라운 수준의 현지화가 이뤄졌다.
지난 2004년 출시된 <반숙영웅 VS 3D>는 ‘스퀘어 에닉스’가 제작한 리얼타임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1988년 페미콤으로 발매되었던 <반숙영웅>의 세번째 시리즈다. <반숙영웅 VS 3D>는 <파이널 판타지>시리즈의 패러디를 비롯한 각종 개그 요소가 가득한 게임으로 설정 조차도 ‘전설의 달걀’을 사용해 3D 세계에서 탈출하는 알마문 왕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국내 발매 당시 ‘YBM 시사닷컴’이 한국어화를 진행했는데, 제작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국내 게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놀랄만한 현지화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작 <반숙영웅 VS 3D>의 오프닝곡 ‘싸워라! 반숙영웅’은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오프닝을 부른 가수 사사키 이사오씨가 참여했는데, 국내 현지화 과정에서 ‘은하철도 999’의 한국판 오프닝을 부른 김국환 씨가 참여해 오프닝곡을 부르게 됐다.
발매 당시나 지금이나 "형이 왜 거기서 나와?"를 외칠 수 있는 레벨 업 이벤트
더불어, 얼마 전 ‘프로 불참러’로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 조세호 씨가 등장하기도 한다. 게임은 레벨업을 하게 되면 일본식 개그인 만담이 등장하여 ‘반숙 레벨업’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는 국내 현지화 과정에서 전부 변경되어, 국내 개그맨 조세호 씨와 윤석주 씨가 등장해 2004년 당시 ‘개그콘서트’에서 진행했던 ‘양배추와 낙지의 생활체조’를 선보인다. ‘스퀘어 에닉스’가 제작한 PS2 게임에서 아프로 파마를 한 조세호 씨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연신 “형이 왜 거기서 나와?”를 외치게 된다.
왼쪽부터 백수의 왕, 돌쇠, 우렁각시 이며, 모두 '에그 몬스터'공모전의 수상작들이다.
이처럼, 단순 자막 번역의 한국어화가 아닌 현지화를 해낸 <반숙영웅 VS 3D>는 게임 속 등장하는 일부 ‘에그 몬스터’들도 한국식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유저들이 몬스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모전을 열어 아이디어 경쟁을 하기도 했다. 공모전에서 수상되어 게임에 등장한 캐릭터들은 ▲ 백수의 왕 ▲ 돌쇠 ▲ 우렁각시 등이다.
# 엔딩을 보기 전까지 모른다, <슬리핑 독스>에 출연한 김윤진
지난 2012년에 출시된 <슬리핑 독스>는 ‘스퀘어 에닉스’가 개발한 3인칭 액션 게임이다. 게임은 홍콩에서 근무 중인 경찰 ‘웨이 쉔’이 삼합회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조직에 위장 잠입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호쾌한 격투 액션과 높은 자유도로 인해 ‘홍콩 GTA’라고도 불리는 <슬리핑 독스>는 이벤트를 통해 총 5명의 여성들과 데이트를 할 수 있다. 각자의 이벤트나 튜토리얼에서 등장하는 데이트 상대들 중, 게임 초반부 노래방 튜토리얼에서 만나게 되는 ‘티파니 김’이 유독 눈길을 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티파니 김. 그녀의 성우가 국내 배우 김윤진 씨라는 사실은 스텝롤을 보기 전까지 알아채기 어렵다.
클럽의 호스티스로 등장하는 한국계 외국인 ‘티파니 김’은 이름뿐 아니라 성우까지도 한국인이 녹음하게 됐는데, 그녀의 담당 성우는 배우 김윤진 씨다. 사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티파니 김의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을뿐더러, 유창하게 구사하는 영어로 인해 김윤진 씨의 오랜 팬이 아니라면 쉽사리 이를 구분하기가 어렵다.
이로 인해, 게임의 엔딩을 보고 클리어의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생각지도 않았던 한국 배우의 이름이 스텝롤에 등장해 "진짜 김윤진인가?"라고 생각하게 된다. 심지어, 김윤진 씨뿐 아니라 할리우드 유명 배우 엠마 스톤과 루시 리우, 진관희 등이 성우진에 있어, 자연스럽게 검색창에 '슬리핑 독스 성우진'을 검색하게 되기도 한다.
# 이효리가 스케이트를? 한국판 <토니 호크: 프로 스케이터 2>속 ‘핑클’
지난 2000년 출시 된 <토니호크: 프로 스케이터 2>는 PS1 기준 메타크리틱 평점 98점을 받았다.
‘네버소프트’에서 개발하고 ‘액티비전’이 유통한 스포츠 게임 <토니 호크: 프로 스케이터>시리즈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각종 묘기를 부려 점수를 획득하는 스포츠 게임이다. 1999년 PS1으로 첫 게임을 발매한 이 게임은 총 16개의 시리즈를 출시했다.
메타크리틱 평점 100점 만점 중 98점을 받은 <토니호크: 프로 스케이터 2>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걸그룹이 등장하는데, 바로 ‘핑클’이다. 특히, 국내에 정식 발매된 PC 패키지 게임에서만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어 PS1이나 N64로 발매되었던 <토니호크: 프로 스케이터 2>를 즐겼던 유저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지나가게 된다.
실제 프로 스케이터들 속에서 등장하는 핑클의 캐릭터들은 설명과 프로필 사진이 없었다면 전혀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
국내판 <토니호크: 프로 스케이터 2>는 기존 캐릭터들을 포함해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 씨가 등하고, 각 캐릭터 별로 기존 능력치와 스킬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또한, 캐릭터 선택 창에서 각자의 생년 월일과 그룹 내 포지션을 확인할 수 있으며, 무대 의상과 일상복 등 총 2벌의 복장을 선택할 수도 있다.
게임은 핑클 멤버들의 모습을 담은 캐릭터 뿐 아니라 출시 음원들도 수록하고 있다. 게임 내 수록곡으로는 ▲ Now ▲ 영원한 사랑 ▲ 투 마이 프린스 ▲ 필 유어 러브 ▲ 화이트 ▲웨이팅 포 유 ▲ 자존심 등이 있다. 각종 스케이트 묘기와 힘합, 그래피티가 넘쳐나는 <토니호크: 프로 스케이터 2>속에서 핑클의 모습을 볼 뿐 아니라 음악까지 듣고 있다면 “핑클이 왜 여기서 나와?”를 머리 속에서 지울 수 없게 된다.
# 해외 진출은 게임이 먼저! <로스트 플래닛>의 주인공으로 이병헌
2006년 XBOX 360으로 출시됐던 <로스트 플래닛>은 ‘캡콤’에서 만든 3인칭 슈팅 게임이다. 게임은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를 떠나 ‘E.D.E.N 3’에 정착하게 된 인류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인류는 혹성의 토착생명체 ‘아크리드’와 싸우게 된다.
<로스트 플래닛>은 아크리드와의 싸움 속에서 구출된 남자 ‘웨인’을 주인공으로 하는데, 게임 초반에는 복면을 쓰고 있고 영어 더빙까지 되어있어 국내 배우가 등장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이내 공개되는 얼굴은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배우 이병헌 씨의 모습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지.아이.조'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병헌 씨는 그보다 앞선 2006년 <로스트 플래닛>을 통해 세계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병헌 씨의 <로스트 플래닛>출연은 지난 2005년 디스이즈게임에서 취재하기도 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병헌은 이미 캡콤의 개발진과 함께 ‘3차원 모션 캡처’를 진행했다”고 전했는데, 당시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 흔하지 않았던 모션 캡쳐 촬영을 해 ‘캡콤’이 이병헌 씨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총 3개의 시리즈가 출시된 <로스트 플래닛>시리즈는 1편을 끝으로 이병헌 씨의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됐으며, 이후 두 편의 시리즈는 전혀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게 된다.
<로스트 플래닛>시리즈 속 이병헌씨의 등장은 1편을 끝으로 마무리 되며, 이후 시리즈는 전혀 다른 주인공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