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RPG’를 지향하는 온라인게임 <최강의군단>이 오픈 베타테스트(OBT)에서 확 달라진다. 스토리의 모든 주요 대화를 더빙하고, AOS 방식의 PvP와 목적성을 높이기 위한 무한던전과 일일던전, 최종 콘텐츠인 ‘최강의군단 시스템’ 등을 선보인다. 스테이지별 전투 방식과 밸런스, 전투 메커니즘도 대대적으로 손본다.
에이스톰은 11일 서울 삼성동 위메이크프라이스 사옥 1층에서 유저간담회를 열고 <최강의군단> OBT 콘텐츠를 공개했다. 자신을 기획자 ‘닉네임없어’로 소개한 에이스톰 김윤종 대표는 지난 10일 끝난 라이브 베타테스트(LBT) 결과와 피드백을 발표하고, 앞으로 있을 변화와 OBT에서 선보일 콘텐츠를 직접 전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송예원 기자
“여전히 지루해요”, “스토리 좀 치워주세요” LBT의 결과물
김윤종 대표는 지난 12월 10일부터 1월 10일까지 진행된 LBT의 성과부터 밝혔다. 에이스톰은 예정보다 한 달 가량 이른 시점에 LBT를 종료했다. 의견제안 시스템 ‘바벨’을 통해 빠르게 유저 피드백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테스트 기간 동안 참가자의 1인 평균 플레이타임은 85시간을 넘었고, 바벨에 올라온 의견도 2,720개에 달했다.
에이스톰은 바벨에 올라온 여러 의견을 바탕으로 패치를 진행했다. 클라이언트 비정상 종료나 런처 오류 등 초반 버그부터, 플레이 도중 성장에 문제가 있었던 소모품 증식 등의 문제도 수정했다. 계정 탈취나 오토(자동사냥) 등의 문제도 LBT 기간에 나타났다. OBT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문제들을 빠른 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게 김윤종 대표의 이야기다.
LBT에서 고치지 못한 문제들도 여전히 많다. 시스템 오류는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했지만, 미처 대응하지 못한 유저들의 지적도 있다. 가장 많이 지적받은 부분은 반복 플레이에서 비롯되는 ‘지루함’이다. 스토리 모드의 일부 던전을 제외하면 100개가 넘는 스테이지의 패턴이 비슷하다 보니 플레이가 단조롭게 느껴졌다.
개발진은 CBT 이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투 중간에 텍스트를 삽입하는 형식으로 스토리텔링을 시도했으나 인터페이스가 화면을 가리면서 오히려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됐다.
다양한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를 주기 위해 도입한 캐릭터별 피로도 시스템은 자유로운 플레이를 막는 벽이 됐고, 근거리 캐릭터와 원거리 캐릭터 간의 밸런스 문제는 LBT가 끝날 때까지 원성을 들었다. 일러스트와 다른 캐릭터의 복장이나 얼굴 표현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예상치 못한 불만도 나왔다.
화면을 가리며 전투를 방해하던 스토리 인터페이스도 지적을 받았다.
일반 스테이지 완전개편, 핵심 스토리 풀 더빙
유저들의 반응과 보완사항 등을 확인한 에이스톰은 예정보다 빠르게 1월 10일 LBT를 종료하고 OBT에 앞서 크고 작은 지적 사항들을 고쳐 나가기로 결정했다.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낀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OBT에 앞서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하기 위해서다.
먼저 지루함을 잡기 위해 스테이지마다 개성을 부여한다. 스토리 던전이 아닌 일반 스테이지에도 다양한 분기가 생기고, 단순히 적이 무한히 생겨나기보다는 조직적으로 플레이어를 공격하거나 특정 NPC와 함께 이동하며 싸우는 등 이야기가 있는 구조로 짜맞춰 나갈 예정이다.
각 보스는 외형부터 선명하고 특색이 있도록 바뀐다. 인간형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보스들의 외형이 거미나 스핑크스 등 독특해지고 스킬도 그에 맞춰 달라진다. 간담회에 모인 유저들을 향해 혹시 기억에 남는 스테이지가 있는지 물은 김윤종 대표는 “앞으로는 스테이지마다 다른 구조나 진행으로 다음 스테이지나 지역으로 넘어가는 것이 기대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루함만큼이나 많은 불만 사항으로 접수된 스토리 진행 방식은 성우들의 더빙으로 해결한다. 전체 이야기의 1/3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스토리에는 모두 성우의 음성을 넣기로 결정했고, 스토리의 획득 조건도 완화해서 게임의 세계관을 보다 잘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번외 스토리들은 인터페이스를 용도에 맞게 분리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마을 등에서 스토리를 모아서 볼 수 있는 ‘데우스 리포트’에서는 확대된 캐릭터가 나와서 대화를 진행하되, 전투 중에는 최소한의 인터페이스로 표현돼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만든다.
메인 스토리 진행 더빙 예시 영상
※ 에이스톰 내부에서 작업한 테스트 버전으로, 향후 바뀔 수 있습니다.
스킬 메커니즘과 피로도 시스템 변경. 전투에 깊이를 주겠다
전투와 진행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우선 단순한 대미지 개편이 아니라 전투와 스킬 메커니즘 자체를 개편해서 근접 캐릭터를 역할을 늘린다. 여기에 모든 캐릭터에 파티 스킬과 다른 캐릭터와의 ‘협격’을 추가해 파티플레이의 재미도 높일 예정이다.
예를 들어 잡기를 위주로 싸우는 ‘마리’는 잡기가 불가능한 적에 올라타서 목을 조르는 ‘리버스 트라이앵글 쵸크’ 스킬을 새로 갖게 된다. 리버스 트라이앵글 쵸크 사용 중에는 특정 조작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며 지속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보스 등의 캐릭터가 잡기에 연속적으로 당해서 쉽게 공략되는 상황도 막고, 잡기를 위주로 피해를 입히는 마리의 전투방식도 고려한 변화다.
파티를 맺고 있는 다른 유저(마리 또는 데릭)가 잡은 적을 마리가 다시 잡아서 추가 피해를 입히는 연속잡기도 들어간다. 잡기 위주의 캐릭터끼리 연계공격을 하면 더 큰 피해를 입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마리의 스킬 메커니즘 변화.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되고 다른 캐릭터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생긴다.
피로도는 기본 지급량을 늘리고 캐릭터가 아닌 군단으로 통합된다. 친구에게 ‘관심’을 보내면 공격 버프를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친구의 피로도를 채워줄 수 있는 충전 시스템도 추가될 예정이다. OBT 버전에서는 LBT 때 볼 수 없었던 나그네, 아라공주, 티거, 하미레즈가 등장한다.
유저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위해 테마의 구조가 달라진다. <최강의군단>은 지금까지 정해진 맵 번호를 클릭하면 마을에서 곧바로 이동이 가능한 방식을 선보였다. 편의성 면에서는 좋았지만 정작 다른 유저와 오가며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OBT에서는 테마별로 필드나 스토리 미션으로 이어지는 광장을 두고 이 곳을 위주로 유저 커뮤니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전투 역시 디펜스 모드나 일정 시간 안에 적을 모두 처치해야 하는 등의 미션을 둬서 최소한의 대화나 역할 분배가 오가도록 유도한다. 보기 불편하고 게임에도 방해됐던 애매한 채팅 시스템도 보다 편한 방식으로 개선된다.
새롭게 바뀌는 ‘영원의 숲’ 테마 콘셉트 아트.
AOS 방식의 PvP와 핵심 콘텐츠 최강의군단전
유저간담회에서는 OBT에서 새로 도입될 콘텐츠도 함께 공개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PvP 시스템이다.
<최강의군단>의 PvP에서는 자신이 PvE를 통해 수집한 캐릭터들을 사용할 수 있으며, PvE에서는 볼 수 없었거나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 PvP 전용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캐릭터 맥을 생성한 상태라면 일단 PvP에서는 아무 차이도 없는 기본 맥을 사용할 수 있다.
만일 PvE에서 승급했다면 해당 승급에 맞는, 스킬 세팅이 달라진 버전의 맥을 사용할 수 있고, 레벨 30을 넘기면 일종의 소환수(?)인 줄리아를 PvP 전용 캐릭터로 쓸 수 있게 된다. 레벨 100에는 스토리에서 맥과 대치하는 레온이, 림보에서 일정한 조건을 만족시키면 역시 맥과 엮여 있는 하임달과 크루스가 자신의 PvP 캐릭터로 등장하는 식이다.
<최강의군단>의 PvP는 AOS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윤종 대표는 “RPG에 끼어 있는 간단한 콘텐츠가 아닌 그 자체로도 재미있는 PvP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OS 방식의 PvP에 대해 자신이 만든 전작 <사이퍼즈>처럼 액션성이 강조된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PvE에서 스토리에만 등장하던 캐릭터들도 PvP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다. 스킬은 캐릭터마다 총 5개(패시브 1개+액티브 4)로 제한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테마별 공간의 경우 이동거리가 멀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탈것’이 도입된다. 각 캐릭터의 이동수단으로 등장하는 기존 RPG의 탈것과 달리 <최강의군단>의 탈것은 여러 유저들이 함께 이동하는 독특한 구조로 구성된다. 탈것이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일종의 파티를 묶는 시스템으로 작동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탈것의 외형 역시 자동차나 지프부터 게임 속 몬스터가 이끄는 타이어, 경운기 등 다양하고 독특하게 구현될 예정이다. 하늘을 하는 입체모형 책 등 특정 테마에서만 얻을 수 있는 희귀한 탈것도 기획돼 있다.
여기에 탈것(파티)에 빈자리가 있을 경우 다른 유저에게 타라는 손짓(“야, 타!”)을 보내고, 타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히치하이크)하는 별도의 소셜액션도 함께 추가된다. 이외에 테마공간에서 유저들이 모여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주사위나 말판 등의 다양한 미니게임도 구상 중이다.
최고레벨 콘텐츠로는 CBT에서 선보인 적이 있는 파밍 던전 ‘림보’가 정식으로 나온다. 림보 던전은 각 방이 임의로(랜덤) 조합돼 있어 방마다 다른 적을 만나게 된다. 림보는 ‘다양한 신이 모여 있는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설계돼 한국뿐만 아니라 서양, 중국 등의 역사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신이 보스로 출현한다. 림보에서만 얻을 수 있는 PvP용 선수도 존재한다.
아이템에는 다양한 스킬 옵션이 생겨서 찾는(파밍) 재미를 더한다. 지금까지는 전투력과 생존력만 부각됐는데, 앞으로 스킬의 효과를 강화해주는 옵션이 추가된다. 어떤 옵션이 몇 개나 붙을지는 순전히 임의로(랜덤) 결정된다. 스킬 옵션은 무기만이 아니라 방어구와 장신구에도 들어간다.
여기에 최종 콘텐츠로는 게임의 이름과 같은 ‘최강의군단전’이 등장할 예정이다. ‘최강의군단전’은 OBT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 에이스톰 서광운 이사는 e스포츠 진행 여부를 묻는 한 유저의 질문에 “e스포츠는 모든 개발사가 염원하는 것이지만, 이는 개발사의 의지가 아닌 유저들의 수요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유저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개최할 것이다”고 답했다.
과한 부분유료화는 없을 것. 단단히 준비한 후 OBT
유저간담회에서는 이 밖에도 <최강의군단>의 자잘한 변경점들이 공개됐다. 캐릭터의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견을 반영해서 인게임 얼굴 모델링이 바뀌고, 게임을 15세 이용가로 따로 출시해서 해당 버전에서는 쫄쫄이 일러스트도 원래대로 되돌린다.
또, 계정 공유 창고가 생기고, <사이퍼즈> 등에서 소소한 재미를 주던 게임 내 음성파일들도 패키지로 제공한다. 문제 행위를 한 유저에게는 단순한 게임 플레이 제약보다는 해당 유저가 문제의 유저임을 알리고 창피함을 유발시키는 복장을 입히는 등 재치 있는 개발팀의 아이디어도 공개됐다.
PC방 혜택과 부분유료화의 시작인 아바타 시스템도 OBT에서 도입될 예정이다. 아바타 시스템은 현재 모든 제작이 끝났으며 캐릭터마다 8개의 파츠로 구현돼 있다. 다만 게임의 롱런을 위해 지나친 과금모델은 도입하지 않겠다는 게 에이스톰의 입장이다.
이번 유저간담회에서 OBT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에이스톰은 모든 것들이 확실하게 준비된 이후에야 OBT 일정을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이전에 밝힌 것처럼 LBT에 참여한 유저들의 플레이 데이터는 들인 노력이 아깝지 않도록 최대한 유지된다.
서광운 이사는 “LBT를 통해서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고, OBT도 예정보다 조금 더 큰 규모로 준비하고 있다. 단단히 준비를 갖춘 후 충분한 재미를 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면 OBT를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vP에 우선적으로 등장하는 ‘
림보에 출현하는 중국(위)과 한국(오른쪽) 등 각 지역의 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