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체험기] '쉬움' 난이도 추가한 '퍼스트: 버서커 카잔', 왜 그랬을까?

사랑해요4 (김승주) | 2025-01-17 02:07:51

핵심은 전반적인 난이도 완화와 '쉬움' 모드의 추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이 17일, 글로벌 게이머들을 위한 무료 체험판을 출시했다. 이번 체험판은 게임의 챕터 1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플레이어들은 두 명의 보스와 세 종류의 무기를 직접 체험하며 <카잔>의 게임성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체험판에서의 진행 상황은 추후 정식 버전 구매 시 이어서 진행할 수 있다. <카잔>은 이미 게임스컴 2024, 지스타 2024, 그리고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한 TCBT 등을 통해 게임플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그렇다면 이전 테스트와 이번 체험판은 어떤 차이를 보일까?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쉬움' 난이도의 추가다. 개발진은 액션 RPG 장르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게임 최적화가 개선됐고, 전반적인 난이도가 더욱 세련되게 조정되어 플레이어들이 느낄 수 있는 불합리한 요소들이 대폭 줄어들었다.

체험판에 관심 있는 게이머들을 위해 사전 플레이 소감과 함께 게임의 핵심 정보를 정리하고, '쉬움 난이도'가 추가된 배경을 분석해보았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체험판 스크린샷


# 개발진이 <카잔>을 하드코어 액션 RPG라 하는 이유


<카잔>은 하드코어 액션 RPG다. 개발진도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개한 바 있다. 이미 <카잔>의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 부분은 넘어가도 좋다.

개발진이 <카잔>을 하드코어 액션 RPG로 정의하는 이유는 액션 시스템에 있다. <카잔>의 전투는 회피와 패링(직전 가드)을 통한 공방이 핵심이다. 이 두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하면 적의 공격을 받을 때 기력 소모량이 크게 감소하며, 특히 패링은 상대방의 기력까지 깎는 효과가 있다. 참고로 플레이어는 달리기, 공격 등의 행동에 기력을 소모한다.

기력 관리는 참으로 중요하다. 플레이어가 기력이 없을 때 공격받으면, 잠시 동안 무방비한 상태에 처한다.

그렇다면 모든 적의 공격을 패링하며 진행하면 될까?

그렇지 않다. 적들은 패링이 불가능한 잡기 공격이나, 회피하기 어려운 범위 공격을 구사하기도 한다. 잡기 공격의 경우 특유의 소리로 신호를 주므로, 이를 정확히 인지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적들은 가드가 불가능한 버스트 어택을 사용한다. 버스트 어택은 회피나 특정 커맨드 입력을 통한 카운터 어택으로 막아낼 수 있다.


직전 가드에 실패해 일반 가드로 막게 되면, 대미지는 입지 않지만 기력을 크게 소모하게 된다. 적의 공격을 막아내더라도 기력이 없으면 반격이 어렵다. 패링만을 노리다가는 갑작스러운 버스트 어택이나 잡기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으므로, 항상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버스트 어택

패링과 공격으로 적의 기력을 모두 소진시키면 강력한 잡기 공격을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강력한 적들은 제때 공격하지 않으면 기력을 빠르게 회복하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

<카잔>은 이처럼 상대방의 패턴을 읽고 실시간으로 자신의 기력을 관리하며 적절히 대응하는 과정에서 짜릿한 액션의 재미를 선사한다. 겉보기에는 다소 정적인 게임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 플레이에서는 여러 경우의 수를 계산하며 끊임없이 공격을 이어가야 하기에 긴장감 넘치는 전투가 계속된다.

또한 별도의 게이지를 모아 사용하는 무기별 커맨드 스킬도 준비되어 있어, 선호하는 공격과 스킬을 조합해 호쾌한 연계기를 펼칠 수도 있다.

공격받지 않으면 기력을 빠르게 회복하는 적들이 있다.

액션 시스템 외적으로는 <던파> 세계관의 핵심 캐릭터인 '카잔'의 서사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잔은 본래 영웅이었으나 누명을 쓰고 설산으로 유배된다. 그는 사고로 죽음을 앞둔 상태에서 '블레이드 팬텀'이라는 존재가 몸에 스며들어 육신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카잔은 초반에 블레이드 팬텀과 대립하지만, 때로는 협력하며 자신을 둘러싼 운명을 극복해 나간다.

<카잔>은 여러 스테이지를 탐험하며 보스를 물리쳐 다음 구역으로 진행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맵 곳곳에 부활 지점인 체크 포인트가 마련되어 있어, 플레이어는 이를 찾아가며 탐험을 이어나갈 수 있다. 또한 적을 처치해 얻은 자원으로 주인공의 능력치나 스킬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흔히 '소울라이크'로 불리는 장르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흥미로운 점은 게임을 진행하며 얻는 여러 장비에 '세트 효과'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냥개'라는 이름이 붙은 장비를 여러 개 장착하면 피해량 증가, 기력 회복 속도 증가, 야수형 적 대상 피해 증가 등의 버프를 받을 수 있다. 체험판에서는 제한된 세트 아이템만 얻을 수 있지만, 정식 버전에서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세트 아이템을 조합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적인 맵 탐험은 전형적인 소울라이크 방식이다.
당연히(?) 구멍 함정이나 박쥐의 습격, 사각 지대에서의 기습과 같은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만, 불쾌감을 고려한 것인지 그 빈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레벨 디자인이 많이 다듬어졌다는 느낌이다.

<카잔>의 육성 시스템


세트 아이템 효과



# 체험판 버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기자는 게임스컴 2024, 지스타 2024 등의 게임쇼에서 <카잔>을 체험했다. TCBT에는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번 체험판에서 이전 게임쇼 시연 버전과 비교해 눈에 띈 특징과 변화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먼저 최적화 부분이다. 정식 출시 두 달 전에 공개되는 만큼 이번 체험판의 최적화가 중요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게임쇼 시연 버전도 최적화에 문제가 없었지만, 준비된 기기가 아닌 개인 컴퓨터로 플레이할 때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기자는 일부러 노후화된 컴퓨터로 <카잔>을 테스트했다. 평소 사용하는 3070Ti 대신 3060이 장착된 사무용 컴퓨터에서 플레이했는데, 상급 옵션에서도 프레임 저하가 전혀 없었다. 16GB RAM을 한 개만 장착했고 SSD가 노후화되어 최신 게임은 DLSS를 포함한 최하 옵션에서도 끊김 현상이 있었지만, <카잔>은 매우 쾌적하게 구동됐다.

그래픽 품질도 뛰어난 편이다. <카잔>은 하드코어한 느낌이 가미된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을 채택했는데, 가시성이 좋고 게임이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이 잘 드러난다. 체험판의 '하인마흐'와 '스톰패스' 지역은 특히 아름다운 풍경을 선보인다. 그래픽 팀이 아트 팀의 의도를 훌륭하게 구현해낸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관리가 안 돼서 어느 정도의 렉은 있을 줄 알았는데, 게임 내내 쾌적했다.
<카잔>을 플레이했던 이 컴퓨터는, 다른 최신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에는 늘 스타터링이 걸리곤 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난이도 조정도 눈에 띄는 개선점이다. 체험판에서 버겁게 느껴졌던 부분들이 상당히 완화됐다. <카잔>의 중간마다 등장하는 강력한 미니 보스들은 이전보다 대미지, 패턴, 기력의 총량과 회복 속도가 다소 약화되어 공략이 수월해졌다.

TCBT에서 공개된 내용이지만, 보스에 여러 번 도전하는 플레이어를 위한 보상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카잔>은 보스 공략 실패 시 감소시킨 보스의 체력량에 비례해 성장 자원인 라크리마를 지급한다. 죽었을 때 떨어뜨린 라크리마는 세이브 포인트인 명계의 검 근처에 놓여 즉시 회수가 가능하다. 도전을 거듭하며 모은 라크리마로 캐릭터를 강화해 보스에 재도전할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보다 수월하게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하는 '쉬움 난이도'의 추가다. 체험판에서는 첫 보스인 '예투가'를 처치한 후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는 구간이 등장한다.

대검이나 창 등 게임에 등장하는 다른 무기군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보스 도전에 실패해도 성장 재화를 지급해 준다.


이첫 보스를 잡으면 난이도 선택이 나온다!


# 쉬움 난이도를 추가한 이유?

<카잔>의 액션 시스템에는 분명한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소울라이크' 장르의 유행으로 많은 게이머가 액션 RPG에 익숙해진 시대라 하더라도, 이를 선호하지 않거나 숙련되지 않은 게이머들이 있기 마련이다. 실제로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는 종합 게임 스트리머들이 고난이도 액션 RPG에 도전하며 죽음을 반복하는 것이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 잡기도 했다.

넥슨이 <카잔>을 소개하며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넥슨과 네오플은 <던파>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들을 통해 동아시아에서만 강세를 보였던 IP의 글로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잔>은 던파 유니버스의 글로벌 흥행을 이끌 첫 번째 게임인 셈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더 많은 게이머가 <카잔>을 즐길 수 있도록 전반적인 난이도를 조정하고, 여기에 더해 쉬움 난이도를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잔>에는 여러 박자로 이어지는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막아내는 리듬 액션적 요소가 많은데, 액션 RPG에 익숙하더라도 실시간으로 박자를 맞추며 적의 공격을 막고 틈새를 노려 반격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플레이어들이 있을 수 있다.

기자도 박치라 액션 게임에서는 이제 보편화된 '패링'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노력하는 중이다.
사진은 연속 공격을 잘 막아내야 하는 이번 체험판의 두 번째 보스 '블레이드 팬텀'

이런 장르의 게임에서는 초중반부를 어떻게든 클리어하더라도 후반부의 높은 난이도를 극복하지 못해 엔딩을 보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게이머들이 생기기도 한다. 쉬움 난이도는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던파 유니버스'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IP의 세계관을 더 많은 사람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가능한 한 많은 플레이어가 <카잔>의 서사와 엔딩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카잔>의 서사는 개발사 네오플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부분이기도 하다.

지스타 2024 현장에서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절대 추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너무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내부에서 초심자를 위한 모드를 테스트하고 있다. 많은 것을 보고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내부적 판단에 따라 정식 버전에서는 쉬움 난이도가 필요하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액션을 잘 하지는 못하더라도, '액션쾌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게이머는 분명 있다.
쉬움 난이도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 확실히 만족스럽다.

결론적으로 이번 <카잔> 체험판이 보여준 방향성은 매우 만족스럽다.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다는 점이 무색하지 않게, 스테이지 구성과 난이도 조정을 통해 더욱 쾌적한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다듬어졌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여러 소울라이크와 액션 RPG가 이미 출시됐다는 이유로 마니아만을 위한 극단적인 난이도나 복잡한 패턴을 고집하는 대신, 더 많은 플레이어가 즐거운 액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게임이 설계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숙련된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스킬과 타이밍 액션을 활용해 보스를 호쾌하게 격파하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뛰어난 최적화는 물론, 프레임을 보장하기 위해 그래픽 품질을 크게 희생하지 않고도 멋진 애니메이션풍 비주얼을 구현해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지금까지 <카잔>을 담당하며 여러 체험기를 작성해왔지만, 이제는 글로만 접할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해 볼 때다. 국내 게임사의 콘솔 도전에 관심 있는 게이머라면, 지금 스팀이나 콘솔에서 <카잔>을 플레이해보길 추천한다. 어떤 게임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적인 경험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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