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이상민의 돈보임] 소니에게는 지금 펄어비스가 필요하다

이상민 (이상민) | 2024-07-01 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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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에게는 펄어비스가 매우 전략적으로 중요해졌습니다. 그게 무슨 <포켓몬스터> 한정 가챠 출시하는 소리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붉은사막> 때문입니다. 검증도 안 된 IP가 대체 왜 중요하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내막을 살펴봅시다.


이상민의 돌이가 는 게. /편집= 김재석 기자



# 플레이스테이션 5 독점작 잔혹사

PS4(플레이스테이션 4)가 현역이던 시절은 소니에게 영광의 시기였습니다. 기라성 같은 히트작들이 어마어마하게 팔렸습니다. <마블 스파이더맨>은 2,000만 장, <갓 오브 워> 1,950만 장, <언차티드 4> 는 1,600만 장을 팔았습니다. <GTA 6>도 2,000만 장 판매되며 지원사격을 했죠.​ 밀리언 셀러가 아니라 1,000만 장 이상 판매되는 게임이 해마다 나왔습니다. PS2 흥행 이후 최고의 전성기로 평가됩니다.


지금 현역은 PS5(플레이스테이션 5)입니다. 그런데 뭔가 조금 다른 거 같습니다. PS5의 판매량은 6,000만 대, PS4의 최종 판매량은 1.2억 대로 집계됩니다. PS4는 판매가 10년이 넘었고 PS5는 이제 4년 남짓 되었다는 점에서 동등한 비교를 하기는 힘든 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PS5의 판매량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아닙니다. 고관여 게이머들은 기기 출시 직후에 구매가 쏠린다는 점에서 더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PS5 프로가 현재 기대해 볼만 소재겠지요.)


현재 PS5 판매 전망치는 하향세에 있습니다. 소니가 직접 컨퍼런스 콜에서 “PS5 판매량은 앞으로 점진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소니의 게임 부문 영업이익률은 2022년 상반기 2%를 상회했으나 지금은 6% 수준입니다. 게임사업의 마진율이 10년 내 최저치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대작의 가뭄입니다. PS4는 초기에 대작 타이틀들이 판매를 견인해줬습니다. 위에서 보시듯,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가 1천만 장을 팔고, <GTA 5> 또한 판매량 견인에 분명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PS5의 경우 그럴듯한 타이틀이 없습니다.


아래는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PS5 판매량 상위 게임입니다. PS5가 이제 4년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100만 장 이상 타이틀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은 유저들에게 PS5를 선택하기 힘들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 5 판매 상위 게임


또 하나의 문제는, PS5 독점 또는 기간독점 타이틀들이 생각보다 안 팔렸다는 점입니다. 그나마 <마블 스파이더맨 2>가 1,100만 장을 팔았고, <라챗 앤 클랭크>가 397만 장을 팔았습니다. <엘든링>은 364만 장인데 이는 PC 등을 포함하지 않았고, <엘든링>은 PC 및 타 플랫폼으로도 동시 발매되었기 때문에 PS5 판매량을 확실하게 견인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PS4로도 나왔습니다.


그나마 <파이널판타지 16>도 300만 장 판매에 그쳤는데, <파이널 판타지 15>가 1,000만 장을 판매한 데 비하면 아쉽습니다. 여기에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가 판매량을 공개를 못하고 있고, 상당 기간 판매량 1위를 독주한 <스텔라 블레이드> 또한 100만 장을 팔았다/못 팔았다로 입씨름을 하고 있는 판입니다.


생각보다 PS5 독점 작품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1,000만 장 타이틀이 쏟아져 나왔던 PS4 시절과는 너무 다른 양상입니다. 소니의 입장에서도 확실한 대작이 필요한 타이밍입니다.



# 세계권력 <GTA 6>은 2025년 말에 등판합니다

물론 히든카드가 남아있기는 합니다. 세계권력급 게임이라고 평가받는 <GTA 6>입니다. 문제는 출시일이 2025년 가을이라는 점입니다. <GTA 5> 이후 12년의 공백이 있었던 긴 개발 기간, <마인크래프트> 다음으로 인류가 가장 많이 즐긴 게임 등이라는 현란한 수식어가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2025년 가을이 9월이라고 쳐도, 1년 2개월이 남아 있습니다. 공백이 길어도 너무 깁니다.


<GTA 6>

소니의 입장에서는 2025년 가을까지 <GTA 6>이 나올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글쎄요. 상장기업들은 분기 단위로 평가를 받습니다. 실적 공백에 주주들이 실망하고 주식을 내팽겨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게이머들도 PS5를 진짜 믿고 사도 될지 의문이 들 겁니다. 플레이스테이션 제국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PC 이외에 플레이스테이션을 살 만한 확실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이는 독점작이 근거가 됩니다.



# 개발사들, 플레이스테이션이 굳이 필요할까?

그런데 이제 개발사들은 다른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PS5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진짜 실익이 있냐는 겁니다. 물론 소니가 마케팅 등 여러 측면에서 지원을 해주겠지만, 독점 타이틀이 얼마나 팔렸는지 알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물론 판매량을 밝히지 못하는 계약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에 타격이 없지는 않았던 이슈입니다. 


물론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가 분할 발매 이슈가 있고 스토리가 난해하다는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메타크리틱 92점을 받고 판매량을 공개를 못 할 정도라는 것은 문제가 많습니다. 여기에, <스텔라 블레이드> 또한 메타크리틱 81점으로 꽤 준수한 성적을 받았으며 주간 게임 차트에서 영국, 일본, 미국 등에서 줄줄이 흥행을 했습니다.


이 두 게임의 판매량은 PC 출시 이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그때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문제는 PS5의 보급량에 있다는 것이 다수의 진단입니다. 게임사들이 독점을 점점 기피하고 있습니다. 개발비의 증가로 인하여 멀티 플랫폼이 아니면 개발비를 회수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Playstation Only는 찾아보기 힘들고, 1년 기다리면 PC로 나오는 것은 이제 기정사실입니다. 스팀을 필두로 한 ESD 시장이 유의미하게 커졌고, 스퀘어에닉스도 더 이상 소니에만 매달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아래 디스이즈게임 기사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스퀘어에닉스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HD게임과 모바일 및 PC 브라우저 게임이 속하는 SD게임으로 이원화가 되어있었습니다. HD 게임의 경우 닌텐도, PS, Xbox, PC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확대를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스퀘어에닉스 경영혁신 방안은 "양보단 질, 단일보단 멀티 플랫폼"


전통적인 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사인 스퀘어에닉스의 멀티 플랫폼 추진 선언은 아주 큰 변화입니다. 이는 더 이상 게임사들이 플레이스테이션 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너무 잘 보여주는 사례이며,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출시의 가치가 예전과도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출처 : 스퀘어 에닉스 IR


내용을 정리해 봅시다. 개발비가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스팀과 같은 ESD 시장이 유의미하게 커졌는데, 소니를 통하여 판매하는 것은 판매량이 PS4 시절과 같이 대박이 나오기 힘들어 졌습니다. 소니가 물론 마케팅비를 지원해주고 각종 인력을 지원해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플레이스테이션 독점보다 PC로 동시출시하는게 더 회사의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면 굳이 플레이스테이션을 고려해야 할까요?



# 펄어비스에 소니가 관심을 가질 만한 이유

이상의 상황은 결국 PS5가 보급이 제대로 안 되서 그렇습니다. 그러면 판매량을 견인해야 하는데, 판매량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결국 대형 독점작이 필요합니다. 돌고 돌아 원점이라는 문제입니다. GTA는 올해 가을에 나오는데 그 동안 판매를 견인할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마침 <붉은사막>이 마침 내년 2~3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부는 <레드 데드 리뎀션>을 연상케 한다는 평을 내리기도 합니다. 2018년 하반기부터 개발이 시작되었으니 제작 기간이 약 6~7년에 달하는 대작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일단 <GTA 6>이 나오기 전에 발매가 되는 대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한국 콘솔게임의 성과가 최근 들어 나쁘지 않았습니다. <P의 거짓>은 700만 이용자가 즐겼고, <스텔라 블레이드>또한 꽤 괜찮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콘솔은 아니고 패키지지만 <데이브 더 다이버>도 나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국이 콘솔 게임 불모지라는 이야기도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된 셈입니다.


여기에 작년에 나온 기사를 하나 보시고 가시겠습니다. 소니가 펄어비스와의 사업제휴와 지분 투자를 추진했다는 기사입니다. 


([단독]소니, 펄어비스에 러브콜...K-콘텐츠에 꽂히다, MTN, 서정근 기자)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성공한 MS, XR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애플 등 경쟁자들의 게임시장에 대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소니도 다급해지는 것이 정상이며, 일본 내 게임사들은 이미 충분히 협업을 하고 있으니 해외 신규 개발사를 찾아야 합니다. 여기에 한일 관계가 해빙 무드에 들어와 부담도 적습니다.


소니의 입장에서도 펄어비스는 꽤 기술력이 있고 훌륭한 게임사라고 충분히 판단했을 만합니다. 자체 엔진을 개발할 능력이 될 뿐만 아니라 <검은 사막> 또한 2014년 출시를 감안하면 탑 티어의 그래픽, 그리고 글로벌하게 성과도 냈던 바 있습니다. 과거 콘솔로 게임을 출시한 전력은 없다지만 기술력은 충분히 인정할만하고, 일본 외의 개발사를 찾는다면 충분히 검토해 볼만한 회사인 셈입니다.


물론 PS진영 합류 또는 Xbox 진영 합류 등은 해당 게임의 판매량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이므로 펄어비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고민이 될 만한 이슈입니다. 그러나 소니의 입장에서는 <GTA> 출시 전에 나오는 대작이라는 점과, 기술력이 우수하고 과거 모바일/PC게임에서 글로벌적인 성공을 했다는 점. 이상의 내용을 감안해보면 소니의 입장에서도 펄어비스는 꽤 필요한 존재로 보입니다.


8월 게임스컴에서 <붉은사막>의 시연 빌드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마케팅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통상 소니나 Xbox, 구글플레이 등이 마케팅비를 지원해주거나 개발비를 지원해주는 등의 사례가 자주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개발비 일부나 마케팅비를 지원해주는 것은 충분히 소니 입장에서 꺼내볼 만한 카드이며, 이후 전략적 제휴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도 보입니다.


P2W에 지치고, MMORPG 일색인 한국 게임에 지쳤다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은 오래 되었습니다. 그런데 분명 2023년 <P의 거짓>과 <데이브 더 다이버>를 시작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보입니다. 이제 K-콘솔 게임도 속속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였고, 변화에 적응한 게임사들이 생존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한국 게임사들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약력


- 前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그룹

- 前 카카오페이증권 투자전략/퀀트 애널리스트

- 前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 한국경제신문 2020 상반기 ETF 베스트 애널리스트 2위

- <소음과 투자> 공동 번역

- 한경닷컴 <머니이스트> 기고자

- MTN, 조선일보 등 매체 출연


- [email protected]

- http://blog.naver.com/darksun1998

- 독립 리서치 <Pluto Research> 대표

- https://contents.premium.naver.com/dohwado/strategy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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