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TGS 2024] 서브컬처 GTA? 그 실체는… '이환' 체험기

깨쓰통 (현남일) | 2024-09-26 23:14:52

퍼펙트월드 게임즈의 '호타 스튜디오'가 개발중인 <이환>이 26일 개막한 도쿄 게임쇼 2024에서 처음으로 체험버전을 공개했다. 이 게임은 지난 7월 게임의 개발 사실을 처음 공개한 이후 게이머들 사이에서 "서브컬처 GTA"라고 불릴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렇다면 도쿄 게임쇼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게임의 실체는 어떠했을까? 약 30분에 걸친 체험버전 플레이를 통해 미리 확인해볼 수 있었다.

도쿄게임쇼 호타 스튜디오 부스.

<이환>은 일본에서는 (Neverness to Everness)라는 게임명으로 출시 예정이다.

# 기본적인 플레이 감각은 <타워 오브 판타지> 후속작?
 
<이환>의 도쿄 게임쇼 2024 체험버전은 [1] '전투 중심'의 게임 초반 스토리 콘텐츠 구간 [2]'도시 탐색' 중심의 오픈월드 구간. 크게 보면 2가지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중에서 중심이 되는 콘텐츠는 [1] 스토리 콘텐츠 구간이었고, 총 플레이 타임은 약 30분이었다.

이 중 스토리 콘텐츠를 시작했을 때의 첫인상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호타 스튜디오의 전작인 "<타워 오브 판타지>와 큰 차이가 없는데?" 였다. 물론 실제로 하나하나 따져보면 3D 그래픽 퀄리티부터 연출, 세세한 전투 시스템의 개선까지 모든 것이 발전하기는 했지만, 그 보다는 '게임 기본 플레이'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중국산 오픈월드 RPG를 해본 유저라면 굳이 튜토리얼을 하지 않아도 바로 플레이할 수 있다.

<이환>은 기본적으로 3D로 구성된 필드를 '탐색' 하면서 →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캐릭터를 조작하고 → 3D 컷신을 통해 전개되는 스토리를 감상하거나 퀘스트를 받고 → 몬스터를 발견하면 E키, Q키 등을 이용해서 스킬을 사용하며 실시간 전투를 펼친다. 이런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냉정하게 따지자면 <타워 오브 판타지>나 기타 다른 중국산 오픈월드 3D RPG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뒤에서 말할 도시 탐색 콘텐츠를 즐기기 전에 그 어떠한 정보도 사전에 얻지 못했다면, "뭐야! <타워 오브 판타지> 후속작이었어?" 라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비주얼 퀄리티는 굉장히 훌륭하고 캐릭터의 묘사, 얼굴 표정 변화 등도 퀄리티가 높다.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인 '민트'. 일종의 분위기 메이커다.

# 어반 판타지의 독특한 비주얼과 다이나믹한 전투

주의해야 할 것은 기본구성이 비슷해도 <이환>의 일반 스토리 콘텐츠가 무조건 다른 중국산 오픈월드 3D RPG들과 동일한 것은 또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단 이 게임은 다른 무엇보다도 본격적으로 '어반 판타지' 장르의 비주얼을 제대로 선보인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본적으로 현대 도시 배경에서 다양한 임무를 받고 '버추얼 월드'에 뛰어들어 여러 임무를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게임은 '헤테로 시티'라는 이름의 현대적인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어반 판타지 소재의 게임이다. 주인공은 여러 임무를 받고, 다양한 '버추얼 월드'를 누비게 된다. 그리고 '이상' 이라고 불리는 여러 적들과 전투를 펼치거나, 임무를 진행하게 된다.

<이환>이 그리는 '현대적인 도시'와 '버추얼 월드'의 비주얼은 지금까지 서브컬처 게임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감성을 보여준다. '그래피티'로 만화 같이 표현되는 보스들부터 시작해, 만화와 같이 화면을 일그러뜨리는 연출을 적극 사용하는 등. 카툰풍의 사이버 펑크 게임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특이한 비주얼을 선보인다. 



다채로운 배경과 비주얼을 선보인다.


'전투' 또한 단순하게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스킬키를 무지성 연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액션 시스템'을 지원하기 때문에 꽤나 박진감 넘치고 재미가 있는 전투를 보여준다.

가령 이 게임은 적의 공격에 맞춰 정확한 타이밍에 회피 버튼을 누르면 '저스트 회피'가 발동해 화면이 느려지고, 효과적으로 적을 타격할 수 있다. 또 숫자 버튼을 통해 플레이 캐릭터를 수시로 바꿔야 하는데, '캐릭터 교체'(태그) 또한 공격의 한 수단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캐릭터 교체가 액션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동한다.

'필살기의 사용'을 비롯해 전투는 전반적으로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다.

적의 중요 공격 타이밍에는 빨간색 경고선이 뜨며, 정확한 타이밍에 회피하면 오히려 찬스를 잡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몬스터들은 '브레이크' 게이지가 있어서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강력한 대미지를 효과적으로 줄 수 있고, 캐릭터 마다 필살기 게이지를 쌓으면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어지간한 콘솔 액션 RPG 뺨칠 정도로 다수의 전투 시스템을 지원하기 때문에 재대로 된 '액션 게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은.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보여준다.


# 차를 타고, 벽을 타면서 도시를 누빈다. 

<이환>이 핵심으로 내세우는 요소. 이 게임이 다른 게임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로 적극 강조하는 것이 바로 오픈월드 형태의 '도시 탐색' 콘텐츠다. 

이번 TGS 2024 체험버전에서는 스토리 콘텐츠 진행 중에 특정 UI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도시 탐색 콘텐츠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 게임의 배경이 되는 '헤테로 시티'는 다른 판타지 배경 게임들과 다르게 현대적인 도시. 즉 차량이 도시를 누비고, 거대한 빌딩이 숲을 이루는 그런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게임들과 확실한 차별화가 되고 있었다.

차량을 호출하고 탑승하면 도시의 도로를 누빌 수 있다.

플레이어는 도로에서 자신의 자동차를 호출할 수 있다. 그러면 호출된 차량에 '탑승하고' 도로를 질주할 수 있다. 모범 운전자처럼 신호를 지키고, 다른 차량들과 폭을 맞추며 안전운전(?)을 할 수도 있다. 혹은 과속에 난폭 운전을 하면서 도로를 누빌 수도 있다. 차량의 운전은 마치 레이싱 게임과도 같아서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그 자체만으로도 독립된 게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게이머들에게 충분한 재미를 준다.

차량을 타고 누빌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도시는 크다. 레이싱 게임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누구나 <GTA>를 떠올릴 것인데, 사실 <GTA>와는 다른 점도 많다. 대표적으로 이 게임에서는 차량으로 사람을 쳐도 죽지는 않는다(…). 빈 차량을 타는 것은 조건을 달성하면 가능하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 몰고 있는 차량을 뺏어 타는 것은 일반적인 게임 플레이에서는 불가능했다. (무언가 다른 조건을 달성하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난폭운전을 한다고 해서 '범죄 게이지' 같은 것이 올라가지도 않는다. 

다른 차량과의 전복 사고는 일상다반사지만, 그렇다고 무언가 페널티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사람을 차량으로 쳐도 별 일은 없다.(...)

그러니까 <이환>에서 '차량 운전'은 도시 탐색에 '색다른 플레이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맞지만, 이 행위 자체가 <GTA>처럼 무언가 목적의식이나 게임 플레이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이 어디까지나 '오픈월드 액션 RPG'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도 충분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게임은 '도시'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판타지 배경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게임 플레이도 다수 선보인다. 일례로 캐릭터 중에는 일시적으로 중력을 조작해서 '벽을 타고 다니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도 있는데, 이를 통해 엄청난 높이의 고층 빌딩 벽을 타고 올라갈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숨겨진 장소를 찾거나, 퀘스트의 목표를 찾아다닐 수도 있다. 

특정 캐릭터는 필드 탑색 스킬로 빌딩 벽을 말 그대로 질주할 수 있다.

또 <이환>의 도시 탐색 콘텐츠에서 주목해 볼만한 것은 도시 자체가 '실존하는' 현대 도시처럼 리얼하게 묘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날씨는 수시로 바뀌는데, 비가 오면 시민들은 비를 피해 손을 머리 위로 올린채 뛰어다니며, 뒷골목에는 술에 취해서 비틀대는 사람, 구토를 하는 사람 등이 모두 실감나게(?) 묘사된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우산이 없는 사람은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전력질주한다. 전반적으로 도시 자체의 묘사는 훌륭하다.


# '서브컬처 GTA'가 아니라 '퀄리티 높은 오픈월드 RPG'

결과적으로 이번 TGS 2024에서 선보인 <이환>은 굉장히 독특한 비주얼과 높은 퀄리티의 연출, 박진감 넘치는 전투 시스템. 무엇보다 현대적인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탐색 콘텐츠가 눈에 띄는 오픈월드 RPG였다. 

하지만 여러 신선한 요소들을 선보이지만, 기존의 중국산 오픈월드 RPG들이 선보였던 기본 틀을 깨는 수준의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조금 부족한 모습이었다. 필자의 경우에는 플레이 타임 제약 등의 이슈로 튜토리얼을 읽지도 않고 모두 스킵했음에도 '마치 이전에 플레이 해본 것처럼' 자연스럽게 전투를 진행했고, 도시를 누볐고, 활공을 했고, 자동차를 몰았다. 

어디선가 본 거 같은 장면 같다고 생각했다면 대충 맞을 것이다.

물론 아직 정식으로 테스트도 진행하지 않은 게임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 게임이 처음 정보를 공개했을 때 "이게 구현이 정말 가능해?" 라면서 많은 게이머들이 놀랐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은 '현실'을 확인한 느낌이었다. 특히 '서브컬처 GTA'를 기대했다면, <GTA>와는 방향이 다른 게임이라는 점을 전달하고 싶다.

과연 <이환>이 도쿄 게임쇼 이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아쉽게도 '하우징'을 비롯해 PV때 공개된 콘텐츠 등 다수는 이번 체험 버전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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