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中 미성년 게임 규제 이후... "60대 여성이 펜타킬을 했다고?"

우티 (김재석) | 2021-09-08 15: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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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속보로 중국이 청소년의 온라인게임을 셧다운시켰다고 전해드렸죠. 

 

그나마 다행이리고 할까요? 완전 셧다운은 아닙니다.​ 이제 중국 청소년은 금, 토, 일, 공휴일에 딱 1시간만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오후 8시부터 9시까지만 접속할 수 있고 이외 시간은 게임을 할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답을 찾으려 애쓰는 게이머들도 있는 듯합니다. 

 

현지 취재원의 이야기와 SNS 모습을 바탕으로 게임 규제 이후 중국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① 60대 여성이 펜타킬을 했다고?, 얼굴 인증은 가입시 딱 한번​

 

최근 웨이보에서는 1961년 여성 임 씨가 <왕자영요>에서 '펜타킬'한 전적이 확인돼 화제입니다. 

 

물론 실제로 본인 실력일 수도 있지만, 신분증번호 도용을 통한 타인의 플레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입니다. 이를 제보한 웨이보 유저는 "미성년자 제한이 생긴 뒤 60대 유저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새벽의 화려한 펜타킬 기록은 텐센트 직원으로 하여금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였다"라고 썼습니다. 

 

중국에는 한국에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신분증번호를 통해 각종 서비스의 회원 가입 등을 하는데요. 14억 인구가 사는 중국의 신분증번호는 상당히 허술하게 관리되는 편입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이름과 신분증번호를 구할 수 있는 데다 신분증번호 생성 프로그램도 유포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텐센트는 이번 조치 전부터 12세 미만 청소년은 하루 1시간, 12세~18세 청소년은 하루 2시간만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마저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기 때문에 도용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당국과 주요 게임사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인 인증 과정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용했습니다.

 

하지만 안면인식은 성인계정 인증시 최초로 한 번만 진행하기 때문에 허점이 적지 않은 모양입니다. 게다가 신분증번호도 구글링이 되는 나라이니, 음지에서 안면인식이 완료된 계정을 거래하는 시장이 형성됐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옵니다.

 

한국에서 '60대 여성의 펜타킬' 사건의 구체적인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당국의 조치 이후 성인인증을 마친 계정을 얻어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60대 여성이 <왕자영요>에서 펜타킬을 했다는 웨이보 포스트


② '1시간' 해금 첫날, 터져버린 서버

 

이러한 가운데 청소년의 <왕자영요> 플레이가 해금되는 첫날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했습니다. 접속자가 몰려 게임 접속이 안 됐던 거죠.

 

중국 매체 신랑과기(新浪科技)에 따르면, 청소년의 <왕자영요> 플레이가 해금되는 지난 4일(토) 밤, 게임을 1시간이라도 즐기려는 게이머들이 몰려 서버가 터졌다고 합니다. 텐센트는 접속 장애 현상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특정 시간대에만 게임을 허용한 것에 대한 풍선효과인 것으로 보입니다. 

 

음성적 방법을 이용하지 않고 주말을 기다렸던 청소년들은 쉬운 말로 물을 먹었습니다. 웨이보에는 "너무 비참하다", "일주일 내내 접속 가능 시간만을 기다렸는데 게임이 붕괴해버렸다, "왜 하필이면 밤 8∼9시냐"는 반응이 줄이었습니다. 텐센트는 사과와 함께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보상을 지급했습니다.

 

다른 게임에도 이렇게 접속이 몰리는 경우가 더러 발생하는 듯합니다. 바이두에서는 일주일을 기다렸다가 <원신> 접속에 성공해 눈물을 흘린 청소년의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원신> 접속에 성공하자 눈물을 흘리는 중국의 한 청소년 (출처: 바이두)

 

 

③ VPN도 최대 3시간... 환불 요청하는 미성년자들

 

또다른 '답'으로는 VPN 서비스 이용이 있을 건데요. 흥미롭게도 텐센트, XD 등 주요 게임사들은 가속기(加速器)라는 이름의 VPN 서비스를 시간제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카카오와 넥슨이 한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VPN 서비스를 판매하는 상황이랄까요?

 

사실 중국의 게임 규제는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지 않은 게이머들이 자국 IT 기업이 제공하는 VPN을 이용해서 게임을 즐겨왔습니다. 어느 게임이나 한국서버에서 만나는 중국인들은 십중팔구 VPN 이용자라고 단언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중국에서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텐센트의 VPN 서비스

 

중국 당국은 이 VPN 이용에 대해서 특별한 제재를 해오지 않고 있었는데요. 최근 들어 미성년자의 VPN 이용 시간을 하루 3시간으로 제한한다는 공지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서 월 정액 등을 넣고 해외 게임을 즐겨오던 청소년들은 청천벽력 같은 제한을 맞이하게 됐다고 하네요. 텐센트의 경우, 이들 청소년들에게 환불을 안내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④ "프로젝트 엎었단 이야기도 있다" 현지 게임업계는 초긴장

 

게임 이용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현지 게임업계는 초긴장 상태라고 합니다. 현지 관계자는 기자에게 "프로젝트가 취소된 경우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개발사들은 문자 그대로 '찍히지' 않기 위해서 최선의 처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적지 않은 취재원이 이번 조치에 대해서 자세하고 직접적인 논평을 피했습니다. 다수의 관계자에게 질문해봐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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