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지스타 2024] '아크 레이더스', 익스트랙션 장르의 진일보를 꿈꾸다

퀴온 (한지훈) | 2024-11-15 21:09:56

“<아크 레이더스>가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를 진일보시키는 게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날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의 시장은 ‘레드 오션’임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음에도, 장르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의 벽조차 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붉은 바다 위에 넥슨의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과감히 배를 띄웠다. <배틀필드> 시리즈의 개발자 패트릭 쇠더룬드(Patrick Söderlund)를 주축으로 모인 이들은 전작 <더 파이널스>로 탄탄한 FPS 개발력을 입증한 데 이어, 신작 <아크 레이더스>로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앞서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에 기계 문명과의 대립이라는 SF적 요소를 더해 관심을 모았던 <아크 레이더스>는 지난 10월 비공개 테크니컬 테스트를 진행해 익스트랙션 슈터의 팬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까지 성공했다. 현재는 2025년 PC 및 콘솔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번 지스타 2024의 메인 스폰서를 맡은 넥슨은 자사의 신작 4종을 출품하고, <아크 레이더스>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저 멀리 스웨덴에서 바다 건너 부산 지스타 현장을 찾은 엠바크 스튜디오의 스벤 그런드버그 브랜드 디렉터와 다니엘레 비텔리 PD를 만나 이번 신작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개발을 맡은 스벤 그런드버그 디렉터(오른쪽)과 다니엘레 비텔리 PD(왼쪽)

# 플레이어가 빠져들 수 있는 독특한 세계관으로 장르적 차별화

Q. 당초 프로젝트가 루트 슈터 장르로 기획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발 방향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스벤 그런드버그: 초기 발표 때는 코옵 플레이만 가능한 루트 슈터 장르로 발표했었죠. 이후 PvPvE 요소를 더하고 보니 게임이 훨씬 더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로 개발 방향을 바꾸게 됐는데요. 이 덕분에 더 좋은 게임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게임이든 개발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거치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아크 레이더스>만의 차이가 있다면, 개발 방향이 바뀐 것을 발표하고 그 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관리해야 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게임의 BM을 F2P(Free-to-Play)에서 패키지 판매로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스벤 그런드버그: 이 부분 역시 개발 과정에서 저희가 제공하려는 게임에 더 적절한 BM이 있다고 판단해 변경된 부분입니다. 라이브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업데이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다른 게임처럼 시즌을 엄격하게 구성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유의미하다고 판단해 패키지 판매 방식으로 BM을 결정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라이브 운영과 관련해 계속 구상하는 과정이다 보니, 자세한 정보를 공유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업데이트의 방향과 콘텐츠에 관한 정보는 추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Q. 보통 기계와 인류의 대결을 다루는 작품은 분위기가 무겁고 어두운 편인데, <아크 레이더스>는 독특하게도 굉장히 선명하고 밝은 색감으로 이를 표현했습니다. 그 이유를 듣고 싶은데요.

A. 스벤 그런드버그: <아크 레이더스>를 개발하면서 저희가 가진 목표는 매력적인 세계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아크 레이더스>의 세계를 ‘포스트-포스트 아포칼립스’로 정의하는데요. 종말 이후 새로운 문명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시기죠. 위협적이지만 그 안에는 희망이 있는, 그런 매력적인 세계관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희 개발진들도 익스트랙션 장르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동종 장르 게임이 암울하고 밀리터리적인 느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들과 차별화되기 위해 희망과 매력이 있는 세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니엘레 비텔리: 세계관 팀으로서 말씀드리자면, 플레이어가 소속되고 싶어하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포스트-포스트-아포칼립스라는 배경 위에 탐험하고 싶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계관을 만들고 싶었어요. 지하 세계에 있는 ‘레이더’들의 보금자리인 ‘스페란자’ 역시 하나의 공동체라는 느낌이 들 수 있게 NPC에 개성을 부여해서 플레이어가 소속되고 싶은 세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Q. 최근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의 게임이 계속 출시되고 있는데, 이런 게임들과 다른 <아크 레이더스>만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스벤 그런드버그: 저희도 시장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고, 같은 장르에 굉장히 좋은 게임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목표는 최고의 게임 만드는 것이고, 저희 게임만의 차별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시청각적인 요소와 앞서 말씀드린 세계관이 중요한 차별점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이를 통해 <아크 레이더스>가 장르를 진일보시키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플레이어 vs 플레이어 vs 아크, 독특한 3파전 대립 구도

Q. 현재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인가요?

A. 스벤 그런드버그: 이번 프로젝트는 회사가 설립되고 나서 시작된 프로젝트인데요. 처음에는 소규모 팀에서 시작해 초반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작업을 시작했죠. 덕분에 기술과 툴 같은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시간을 쏟았고, 현재는 2025년 출시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진행된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충분히 원하는 반응을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스벤 그런드버그: 이번 테스트의 목적은 게임 코어 영역에 관한 기술을 검증하는 것이었습니다. 루팅 시스템이나 게임의 진행, 적의 AI 부분을 개선하려고 최근 개발력을 집중하고 있었는데요. 테스트 결과로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고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테스트와 비교해봐도 충분히 개선이 이뤄졌다는 것이 검증됐습니다. 

다니엘레 비텔리: 이번 테스트로 플레이어와 게임 속 세계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많이 노력했는데요.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게임에 대한 애정과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이번 테스트 결과로 저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생각합니다. 


Q.  이번 테스트에선 게임의 배경음보다 타격음 같은 사운드 효과가 특히 부각됐는데, 사운드 효과에 공을 들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다니엘레 비텔리: 배경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특정 상황에서 배경음이 나타나서 그 순간을 강조할 수 있게끔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세션을 진행할 때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장치로 배경음과 사운드를 활용했습니다. 


Q. <아크 레이더스>는 인류와 기계 문명과의 대립을 다루고 있는데, 플레이어 간 대립은 게임 내에서 어떻게 묘사되는지 궁금합니다.

A. 스벤 그런드버그: 우선 게임 플레이의 목적이 전투 자체가 아니라고 먼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굳이 나서서 싸우기보다는 전투 상황을 피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와 아크의 눈에 띄지 않게 움직이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리스크를 안고 다른 플레이어와 대립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들을 피하거나 협동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게임을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다니엘레 비텔리: 게임 디자인 부분에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식으로 레이더를 육성할 수 있게끔 장치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끔 시스템과 요소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이번 테스트에서 아크의 존재가 상당히 위협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의도된 부분인가요?

A. 스벤 그런드버그: 테스트 과정에서 설문조사도 함께 진행했는데요. 아크와 관련해 ‘로켓티어’가 지나치게 강력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최적화과 밸런스 조정을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다니엘레 비텔리: 아크와의 전투는 의도적으로 어렵게 디자인한 게 맞습니다. 아크와의 전투가 위험하지만 그만큼 보상도 크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을 플레이어들에게 심어주고 싶었어요. 아크를 만났을 때 즉사당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튜토리얼을 잘 개발하는 게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아크를 만나는 상황이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잘 조정하겠습니다.


Q. 전작 <더 파이널스>에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이 문제가 됐었는데요. <아크 레이더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혹시 그때처럼 출시 이후 한 달 동안 휴가를 떠날 계획이신가요? 

A. 스벤 그런드버그: 보안팀이 아니라서 핵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데요. 다만 <더 파이널스>를 서비스하면서 얻은 교훈이 많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를 잘 반영하면 <아크 레이더스> 서비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서 투자도 계속 진행 중이며 넥슨과도 협력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휴가는 사실 스웨덴 법으로 정해진 부분입니다(웃음). 스웨덴이 겨울이 정말 길고 해도 잘 안 뜨는데요. 6~7월에 광합성을 해야 살 수가 있어서 휴가를 간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스웨덴 직장 문화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니엘레 비텔리: <아크 레이더스>는 남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스웨덴에 한 번 와보시면 저희가 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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