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말말말]민경훈 '마비노기' 디렉터 "약속이 최선이라 생각"

톤톤 (방승언) | 2021-03-13 22: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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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마비노기> 운영진이 유저 커뮤니티 대표 5인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유저들의 요구로 개최된 간담회는 온라인 송출됐다. ▲유저들의 성명문 내용에 대한 답변 ▲설문 조사 결과 및 적용 계획 ▲288개 개선 희망안에 대한 개별 답변 ▲무제한 토론 등이 진행됐다.

 

<마비노기>를 대표해서 민경훈 디렉터, 이경선 GM 팀장, 김형선 콘텐츠 팀장. 최태환 기술 팀장이 배석했다. 유저 대표로는 류트서버 렘젬, 로젠파이크, 향긋한트러플, 디아페, 울프서버 아일라노레가 참석해 대화를 나눴다.

그간 누적되어 온 여러 불만과 논란에 대해 유저 대표는 가감없이 질문했다. 13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해 밤 10시 30분을 넘어가면서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간담회 속, 양측의 입장을 잘 드러난 발언 몇 가지를 꼽아보았다.



1. "게임이 안 돌아가는 것은 아니니까"

향긋한트러플 “유저 불만 처리현황 확인 가능한 시스템의 구축을 약속했다. 그런데 12월에 보고했던 대사 오타 문제가 아직도 안 고쳐졌다. ‘수리 중’이라는 안내를 4~5개월 동안 써놓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 불만 처리가 빨라진다는 약속도 있어야 한다.”

김형선 콘텐츠 팀장 “빠른 수정을 못 해 죄송하다. 대사, 퀘스트, 게임 이상 등 여러 부분에서 버그가 접수된다. 현실적으로 모든 버그를 한 번에 다 처리할 수는 없어서 우선순위가 나뉜다. 서버 문제나 게임의 정상 플레이가 어려워지는 버그가 급선무다. (대사 오타의 경우) ‘게임이 안 돌아가는 것은 아니니까’라면서 늦추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 "<마비노기>만 잘 된다면 커리어는 상관 없다. 진심이다."

디아페 “전 디렉터가 세공확률을 공개하겠다고 말한 뒤 2년이 지났다. 유저들을 기다리게 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말해달라”

민경훈 디렉터 “확률 공개 이후 아무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데이터를 유저들 보시기 편한 형태로 만들어 공개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리소스가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당시에 선행하는 다른 문제들이 많아 미뤄진 것 같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제가 기존 공지에서 확률공개를 하지 않겠다 말씀드렸는데, 유저 분들의 목소리를 오판했기 때문이다. 신임 디렉터로서 다른 부분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을 부렸던 것이 잘못이다."

디아페 “세공확률 공개를 미룬 이유가 본인 커리어 때문이라는 말인가?”

민경훈 디렉터 “오해다. 제게는 <마비노기>를 향한 애정이 있다. 저 자신의 업적이 아니라 마비노기의 발전방향을 위한 것이다. <마비노기>만 잘 된다면 커리어는 상관없다. 진심이다."

*유료 세공도구 확률은 3월부터 모두 공개 예정

민경훈 디렉터


3. "트럭을 제외하면 의견표현 수단 자체가 막혀있어"

향긋한트러플 “고객센터를 공식 소통 창구로 언급했다. 그런데 고객센터는 답변의 ‘의무’가 없다. (운영진이 향후 만든다고 약속한) 건의 게시판도 마찬가지. 접수된 질문에 대해 1년 동안 답변하지 않아도 우리로선 방법이 없다. 트럭 등을 제외하면 의견표현 수단 자체가 막혀있다.

또한 요청 처리가 지연되는 이유가 내부 판단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하고 계신다. 그러나 유저 입장에서는 시급한 문제임에도 안 고쳐지는 것 많다. 그런 답변은 유저 입장에서 신뢰가 다소 떨어진다.”

민경훈 디렉터 "앞으로 건의사항에 대한 처리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운영하겠다."

이경선 GM 팀장 "앞으로 유저분들이 건의사항 처리 명세를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건의 게시판을 만들 것이다."*

*상반기 내 도입 예정


4. "이 답변이 '정상'인가?"

향긋한트러플 “장비에 아예 사용이 불가능한 무용지물 옵션이 붙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장작용 도끼에 목공 활 생산 옵션이 붙는 식이다. 문의했더니 ‘목공 관련 아이템에 목공 세공 옵션 등장은 정상’이라는 답변받았다. 이 답변이 정상인가?"

민경훈 디렉터 “제 답에 화가 나실 수 있겠지만, 일단 그 답변은 정상이 맞다. 최초 기획 의도에서 목공 수련치를 고려해 목공으로 분류되었던 장비여서 해당 현상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나도 잘 이해 안 되는 옵션이 맞다. 검토하겠다.”*

*3월 확률 공개와 함께 조치 내용 공개 예정

유저 '향긋한트러플'(왼쪽)과 '디아페'

 

 

5. "약속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저희는 생각한다."

디아페 “<마비노기>는 적과 일정 간격으로 공격을 주고받는 ‘반턴제’ 게임이다. ‘나약 파이널 히트’ 버그는 쉽게 얘기하면 이 턴을 무시하고 딜을 넣을 수 있는 획기적 버그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나약 파힛’ 장비를 맞추는데 수십, 수백만 원을 들였다. 그런데 다른 치명적 버그는 금방 고치던 <마비노기>가 이 버그는 6개월을 방치한 끝에 고쳤다. 갑자기 장비들은 무용지물이 됐다. 이렇게 한 이유가 뭔가?"

민경훈 디렉터 “먼저 사과를 드린다.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첫째 유저분들의 장비 자산가치를 소홀하게 생각한 점이다. 둘째는 공지가 늦은 점이다. 하나 덧붙이자면 대처도 늦었다. 새 디렉터 부임 후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이 패치노트를 통한 변경점 공지였다. 조금이라도 정보를 빨리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과거에 있었던 그런 문제는 앞으로 없도록 하겠다. 유저들의 자산가치를 염두에 두고 판단하고, 대처를 빨리해 피해 없도록 선조치하도록 하겠다. 명확하게 지켜 변화되는 부분 보여드리겠다. 피해 본 분들께는 죄송하다.”

디아페 “우리가 이 질문을 들고 올 것을 알았을 텐데, 답변을 회피하려고만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유저가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달라.”

민경훈 디렉터 “우리가 잘못한 것이 맞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끔 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저희는 생각한다.”




13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간담회는 밤 10시 30분을 넘겨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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