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논란이 된 레드얼럿3 심의과정 공개

고려무사 | 2008-10-10 17:07:41

“<커맨드&컨커: 레드얼럿3>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미화한 내용이다. 기존의 15세 이용가 판정을 철회해야 한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1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EA <커맨드&컨커: 레드얼럿3>에 대해 재심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게임이 일본 군국주의를 미화하고 있지만 게임물등급위원회는 단 한 번의 등급보류 조치 없이 일사천리로 심의를 통과시켰다는 것이 최의원의 주장이다.

 

최의원은 자료를 통해 <커맨드&컨커: 레드얼럿3>에는 ∆욱일제국의 일원이 되어 동북아 지역을 점령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일본의 천황이 등장해 전세계에 선전포고를 하며 ∆욱일승천기가 어깨에 새겨진 거대로봇이 등장하는 등 게임 곳곳에 일본을 미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최의원은 일본이 독도를 자기영토라고 주장하는 외교상황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한 게임에 대해 15세 이용가 결정을 내린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게임 출시 전에 사회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는 등의 재등급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통사인 EA코리아는 논란이 계속될 경우 <커맨드&컨커: 레드얼럿3>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디스이즈게임은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커맨드&컨커: 레드얼럿3>에 대해 15세 이용가 판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내용을 공개합니다.

 

자료를 공개하기에 앞서 게임물등급위원회의 프로세스를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에는 게임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전문위원이 있습니다. 전문위원이 게임분석을 마치면, 일주일에 두 번씩 열리는 심의회의에 해당 게임의 분석자료를 제출합니다.

 

실질적으로 게임물에 대한 심의를 내리는 심의위원은 심의회의에서 전문위원’으로부터 자료를 받고 10~15분 가량 설명을 들은 후 20~30분의 토의를 거쳐 최종 등급을 결정하게 됩니다.

 

물론 사안에 따라서는 1시간 이상 토론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과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확장팩인 <버닝 크루세이더>의 경우 수십 시간의 토론과정을 거치기도 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에서 공개하는 첫 번째 자료는 바로 게임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전문위원<커맨드&컨커: 레드얼럿3>에 대한 소견을 적은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자료는 전문위원의 내용을 듣고 심의위원이 등급을 결정하는 심의 회의록입니다.

 

 

 

<커맨드&컨커:레드얼럿3> 전문위원 종합검토 의견

                                                                      (자료제공: 민주당 최문순 의원)

 

1. 게임 내용 및 개요


가. 전략 시뮬레이션 Command & Conquer의 Red Alert시리즈 중 3번째 작으로 연합군, 제국군, 소련군이 등장하여 전추를 벌이는 내용


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장르의 게임으로, 주어진 자원을 이용하여 기지와 생산시설을 건설. 병력을 증강하여 상대 진영을 패퇴시키는 게임


다. 싱글 캠페인과 멜티 플레이가 가능함


라. 연합군은 미국을 주축으로 한국, 유럽 등이 속해있으며, 소련을 주축으로 하는 소련군, 일본을 주축으로 하는 욱일제국(Empire of Rising Sun)으로 세력이 구성되어 있음


마. 보병과 기갑부대의 전투, 각종 건물 및 차량의 파괴 과정에서 일부 폭력적 요소가 있음

 

 

2. 기타 정보


가. 작중 등장하는 제국군은 태평양 전쟁시대의 일본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건물이나 게임의 각 요소 곳곳에 욱일승천기 문양이 표시되어 있음


나. 이와 관련하여 일본 군국주의를 미화하였다는 의견과 함께 이러한 내용은 국내에서 발매를 불허 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민원이 본 위원회 의견란에 투고 된 바 있음


다. 게임의 제작사는 미국에 소재하고 있으며 자본관계 및 소유자가 특별히 일본과 관련이 있지는 않음


라. 레드 얼럿 시리즈는 1편에서 중국, 2편에서 한국을 등장시킨 바 있으며 3편에서 일본을 소재로 삼았음


마. 게임 진행에서 표현되는 내용이나 홈페이지의 소개문구에서 보여지는‘반자이 어택’, ‘유리코 오메가의 설정’등을 보았을 때, 욱일제국군에 대한 묘사는 미화보다 풍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임

 

 

3. 추천 의견


가. 3D로 제작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전투의 묘사에 있어 어느 정도 폭력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여짐


나. 게임의 역사관이나 배경묘사에 있어 일부 우려의 의견이 있지만 게임 제작에 관련된 각종 정황이나 게임 내 묘사된 형태를 보았을 때 일본 군국주의의 미화 보다는 풍자의 성격이 짙은 작품으로 보임


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심의규정 제9조에 의거 15세 이용가를 추천함.

 

 

 

 

<커맨드&컨커:레드얼럿3> 등급분류 심의 회의록

                                                                    (자료제공: 민주당 최문순 의원)

 

■ 개최일시: 2008년 9월 26일

 

■ 논의 내용

 

위원장: 게임물등급위원회 2008년 제 61차 등급심의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커맨드 & 컨커 레드얼럿 3


전문위원: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 장르로 시리즈 게임입니다. 지역을 점령하고 자원을 모아 병력을 생산해서 상대를 제압하는 게임으로 논의점은 세력구성으로 미국 중심의 연합군과 소비에트연방군이 있고 다른 세력은 1편에서 중국군, 2편에서는 한국군, 이번 시리즈에서는 일본군이 있습니다.

 

일본군의 욱일승천기 등을 달고 게임을 하는 것을 허용해야 되는가에 대해 유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았던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이전 시리즈는 15세이용가를 받았었고 미국에는 TEEN등급을 받았던 게임으로 이런 사항이 포함된 이 게임에 전과 같이 등급을 내줘야하는 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건물 등에 욱일승천기 등이 들어가고 승리를 하면 천황의 축하동영상이나 승리의 마크로 욱일승천기가 등장하는 등 사람에 따라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이미지가 등장합니다.

 

전문위원 전체의견으로는 15세이용가와 청소년이용불가 의견이 반반정도 있었습니다. 청소년이용불가 의견은 역사관이 정해지지 않은 청소년들에게는 그릇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의견이었고 15세이용가 의견은 이 게임의 개발단계에서 일본 자본이나 일본의 개발자가 참여한 게임이 아니라 미국에서 개발된 게임이고, 일본군이 영웅유닛으로 여고생을 병기로 쓰는 부분 등에서는 미국의 입장에서 일본을 비평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영웅유닛의 설명을 보면 “병든 듯이 보이는 화장법” 등 미국식 유머를 넣은 부분이 있습니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제국주의를 미화하는 부분은 없고 등급조정사유가 없다고 생각되어 15세이용가를 추천드렸습니다.

 


게임위위원: 미화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 지적한 부분처럼 일본군을 희화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커맨드 앤 퀀커 제네럴이 15세이용가를 받았었나요?

 


전문위원: 이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소련군의 탱크가 사람을 깔고 지나가는 부분이 있어서 15세이용가를 받았습니다.

 


게임위위원: 스타크래프트나 C&C의 그 이전 시리즈는 12세이용가로 알고있는데 3D로 표현되면서 15세이용가가 된 것으로 알고있는데요.

 


전문위원: 기존 실시간전략게임의 등급기준은 선혈의 표현입니다. 3D게임으로 줌인이 가능하고 보병의 혈흔이 있기 때문에 다른 시리즈도 15세이용가로 나갔었고 12세이용가로 나갔던 게임중에는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하고는 이런 부분을 삭제해서 들어온 바가 있습니다.

 


게임위위원: MMORPG나 FPS게임처럼 사람이 죽는 장면을 가까이서 보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등급을 하향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위원장: 투표로 결정하겠습니다. 15세이용가 5, 12세이용가 1, 청소년이용불가 1로 15세이용가를 결정하셨습니다.



위원장: 이상으로 2008년 61차 심의회의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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