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스타에선 인디게임 부스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긴 줄을 서곤 했다. 인디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더 커졌음을 기자 또한 여실히 느낀다. 그래서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14개의 게임을 만나고 보여드리려 한다. 1부에선 '스팀덱'이라는 변수와 함께 7개의 멋진 게임을 소개했고, 이번 2부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 사람의 꿈이 이뤄져 가는 과정을 보는 것은 묘한 벅참을 가지고 있을 때가 있다. 엔돌핀커넥트의 행보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걸 할 때 사람도 생기를 더 띄게 되는구나.
엔돌핀커넥트는 이번 지스타에 <나우히어: 매치 3 디펜스>라는 이름의 게임으로 찾아왔다. 충남공동관에서 이 게임의 시연을 해볼 수 있었고, 넥슨 부스 바로 맞은편에 있었기 때문에 참관객들의 접근성도 좋은 자리 중 하나였다.
'프로젝트 아메리카노'라는 가칭으로 개발 중이던 게임이 바로 이번 신작으로, '나우히어'라는 자체 IP의 어반 판타지 세계관을 담아낸 첫 작품이기도 하다. <어글리후드>에서 엔돌핀커넥트가 한 번 경험해봤던 3매치 디펜스의 게임성을 활용하는 동시에, 추후 여러 장르의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믹스까지 도전할 스토리로 준비 중이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굿즈 제작에도 나서는 등 엔돌핀커넥트는 이번 신작에 꽤나 진심이다. 조용래 대표가 이전부터 꼭 선보이고 싶어 했던 '서브컬처' 스타일의 게임인 만큼, 그의 열정이 출시까지 어떻게 담길지 궁금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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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스크롤 액션 장르에 획을 그었던 <록맨>, <메탈슬러그> 등의 게임을 좋아한 게이머들이 참 많다. 기자 또한 그렇다. (<록맨> 신작이 안 나와서 매번 목 마른 상태라는 게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게임들의 특징을 담아,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잘 녹여낸 게임을 보면 너무나도 반갑다.
에그타르트가 개발 중인 <메탈슈츠>가 바로 그런 게임이다. '슈트'를 입는 것으로 공격 방식, 사거리, 대미지, 필살기까지 모두 달라지는 다채로운 전투를 중심에 두고 있고, 꽤나 매콤한 난도를 가진 매력적인 게임이다. 이번 지스타 이전부터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대작 중 하나다.
박진만 대표는 "2025년 1분기 글로벌 동시 출시를 준비 중"이며, "전체적인 개발은 마친 상태로, 현재는 콘솔 포팅을 진행 중"이라 설명했다. 그 사이 게임의 재미와 완성도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거쳐와서 그런지, 부스에서 <메탈슈츠>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줄을 서서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이 부스에도 많았으니까 말이다.
기자가 부스에 인기척을 내고 방문한 때도 있었지만, 멀찍이 지켜볼 때도 있었는데, 박진만 대표가 시연 컴퓨터가 잠시 비어있는 사이 <메탈슈츠> 플레이를 다시 해보며 진지한 눈빛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모습도 몇 차례 목격했다. 자신의 작업물을 꼼꼼하게 바라보고, 또 검토하는 모습은 언제나 보기 좋지 아니한가. <메탈슈츠>는 이번 지스타 인디어워즈에서 '최고 기대 게임'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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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름이 장르 이름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인 게이머 사이에선 <슬레이 더 스파이어>로 대표되는 슬더스류의 인지도는 아니지만 '백팩'류라 불리는 게임들이 있다. <백팩 히어로> 등의 게임이 그런 게임 중 하나다. 박동민 대표는 <포켓몬스터> 같은 IP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백팩류에서 많이 선택하는 '백팩'보다 '포켓'이라는 네이밍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플레이엑스포에서도 기자는 <포켓 레전드>의 첫인상을 <슬더스>+<백팩 히어로>라고 소개했었다. 그리고 해당 기사에서도 "<백팩 히어로>가 나오기 전에 만들고 있던 게임"이며, "그대로 접목하면 두 게임이 충돌하는 지점들이 있어, 덱의 회전을 많이 시키게 만들었다"는 셰이딩 박스 박동민 대표의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인벤토리" 로그라이크 덱빌딩 게임답게, 가방 속에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 배치하느냐-가 중요한 게임인데, 셰이딩 박스는 특히 '무기'에 꽤나 진심인 곳이다. 플레이엑스포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지스타 부스에서도 그런 무기 디자인들이 가득한 정체성을 엿볼 수 있었다.
재밌는 점은 몇 달 사이 게임의 퀄리티가 굉장히 올라갔다는 것이다. 캐릭터의 움직임, 공격 연출, 상호작용에 대한 가시성 등 인게임 비주얼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매끄러워졌다는 인상이다. 기자도 부스에 방문해 개선된 비주얼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을 정도니 말이다. 같은 의미에서 앞으로의 발전 과정 또한 매우 기대되는 게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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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스타에 4일간 약 21만 5천 명이 방문했다고 하는데, 그 인파가 대형 개발사들의 부스에만 몰렸던 것은 아니다. 앞서 소개한 인디 부스들도 사람이 참 많았지만, 플레이 메피스토왈츠의 부스는 의미가 조금 달랐다. 여러 작품으로 상대적으로 더 큰 규모의 부스를 냈는데, 그 자리를 사람들이 가득 채워줬기 때문이다.
플레이 메피스토왈츠는 <심연의 작은 존재들>, <슬레이어>, <헬 슈터>, <떠돌이 기사>, <무어 레일> 등의 게임으로 참가했다. 장르도 다양하고, 각 게임의 매력도 모두 명확히 다르다. 홍미남 대표가 1인 개발 시절부터 여러 아이디어를 잘 축적해온 과정이, '다작'의 출시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중인 것이다.
그 중 하나의 게임만 추천해야 한다면, 기자의 취향은 <슬레이어> 쪽이다. 발판 사이를 오가며 적을 무찌르고 다음 공간을 향해 가는 간결한 구성과 깜찍하면서도 디테일한 비주얼 안에, 꽤나 매콤한 플레이가 숨겨져 있다. '패링'도 있고, 스태미나와 체력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 [룩 앤 필]에 진심이었던 게임답게, 3D 그래픽을 픽셀화시켜 마치 복셀처럼 보이게 만든 <슬레이어>의 비주얼에 빠진다면 헤어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아래 함께 첨부하는 [인디한잔] 기사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플레이 메피스토왈츠는 씬 안에 함께 있는 다른 개발사들의 여정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른 부스도 좀 둘러보셨나요? 재밌는 게임 있었나요?"라는 질문에 가장 적극적으로 여러 작품을 언급해준 것도 홍미남 대표였다. 그런 열린 시선이 플레이 메피스토왈츠의 저력 중 하나라고 기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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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라는 것이 본디 '재미'를 위해 존재한다곤 하지만, 다른 효용을 함께 추구하는 게 도움이 될 때가 꽤 많다. 적잖은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 '의미'를 추구하고자 하고, 그런 개발사 중 한 곳이 자라나는씨앗이다.
때론 '알아가는 과정' 또한 '재미'가 되곤 한다. '게임'을 통해 '문학'을 접한다면 어떨까. MazM 시리즈를 통해 이 도전의 방향을 꾸준히 보여준 자라나는씨앗은, 이번 지스타에서 최근 출시된 <카프카의 변신>과 출시를 앞둔 <검은 고양이: 어셔의 잔재>를 선보였다. 각각 프란츠 카프카와 에드거 앨런 포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다루고 있는 게임이다.
김효택 대표는 다음에 선보일 <로미오와 줄리엣>을 중심에 둔 게임도 2025년 초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 전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이 있었던 10월, 본지의 [TIG룩백] 코너를 통해 밝힌 "MazM 시리즈가 고전문학 라인업을 갖출 체계의 필요성"과 "빠르게 '차기작'을 유저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던 방향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검은 고양이: 어셔의 잔재>는 MazM의 첫 공포물이기도 했던 만큼, 시리즈를 좋아하던 팬들이 새로운 관심을 갖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의 정식 출시 또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카프카의 변신>을 최근에 즐긴 팬들에게도 반가운 신작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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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타이틀을 밝히진 않겠지만) 이번 지스타에서도 대형 게임사의 신작 중 일부는 '대사'나 '연출'이 너무 유치하다-는 평을 들은 작품들이 있었다. 그만큼 내러티브, 스토리에 강점을 가진 게임이 흔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슴 설레게 하는 이야기, 인물의 성격과 과거가 잘 보이는 대사를 가진 게임 중 여러분은 어떤 작품이 먼저 떠오르시는가?
팀 테트라포드의 추리게임 <스테퍼 케이스>는 '스토리의 깊이', '캐릭터의 매력', '대사의 완성도', '추리 트릭'이 좋은 걸로 이미 입소문을 많이 탄 게임이다. 기자 또한 여러 차례 이들의 게임을 강력 추천해온 바 있다. '초능력'이 있는 세계에서의 '사건 해결'이라는 테마가, 자칫 잘못하면 비슷한 테마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해지거나 유치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테퍼 케이스>만의 탄탄한 매력이 이어져 호평을 들었다.
스핀오프 후속작으로 나왔던 <스테퍼 리본> 또한 '압긍' 평가를 받았고, 이제는 시리즈의 팬덤도 확고해졌다. '더 테트라포드 사가'라는 이름으로 다수의 신작을 포함한 시리즈 전체를 [거대한 추리극]으로 만들 계획 또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번 지스타에서도 <스테퍼 케이스> 부스는 인기가 굉장했다. 넉넉히 준비해온 굿즈가 동나서, 일요일엔 판매를 할 수 없던 품목도 있었을 정도였다. 2025년에도 스핀오프 후속작인 보드게임 <다이스 이터>, 정식 후속작인 <스테퍼 레트로>가 나올 예정이니, 어떤 이야기가 또 우리를 설레게 해줄지 기대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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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질 때, 몇 가지 모습이 나타나곤 한다. 표정 하나, 말 하나를 꼼꼼히 기억하게 되고, 잘 있는지 살피게 되고, 상대에게 어떤 것이 필요할지 고민해보게 된다. 사람과 고양이가 가까워질 때도 마찬가지다.
'자살 예방 인식 개선'이라는 주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던 게임 <30일>을 기억하시는가? 더브릭스게임즈가 이번 신작 <냥냥스타>에서 다루는 주제는 '반려동물 인식 개선'이다. 유기묘를 임시 보호하게 되면서 겪는 초보 집사의 이야기, (인스타그램을 오마주한 SNS) '냥냥스타'를 통해 펫인플루언서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가 머지 퍼즐 플레이 사이에서 이어진다.
건식 사료를 싫어하는 고양이도 있구나? 낯선 환경에서 불안을 느낄 때는 이렇게 해줘야 하는구나? 퍼즐로 '합성'하는 아이템은 모두 고양이를 위한 도구들이다. 내러티브와 퍼즐이 끈끈하게 한 호흡 안에 녹아든 것도 좋았지만, 퍼즐 플레이 자체도 독특하다.
기존 머지 퍼즐 게임에 익숙한 사람들일수록 기자와 비슷한 생각을 해보게 될 것이다. 퍼즐이 스테이지 단위 호흡으로 안 끊어지고 연속적이네? (고양이와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짐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인접한 아이템끼리 합치는 방식이 아니라 멀리 있는 것도 끌어와 합칠 수 있어서 시야를 넓게 봐야 하는구나? (고양이를 돕는 행위는 가까운 곳에 손 뻗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때론 얼마나 많은 발품이 들던가)
이번 고봉밥(?) 기획에서 두 번째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알아가는 과정' 또한 분명 '재미'다. 너무나도 귀여운 고양이지만 도통 알 수 없던 그 속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을 때, '사랑'이 싹트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부스에 방문한 유저들도 정말 행복한 표정으로 게임을 플레이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게임 <냥냥스타>는 12월 출시를 앞두고 있고, 이번 지스타 인디 어워즈에서 '임팩트 게임'상(Games for Impact)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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