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리뷰] 애견인이라면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게임

우티 (김재석) | 2025-04-02 19:16:38

<코이라>는 프랑스의 돈노드(DON'T NOD)가 퍼블리싱하고 벨기에의 인디 개발사 '스튜디오 톨리마'(Studio Tolima)가 고도엔진으로 개발한 어드벤처 게임이다. 


연초부터 스팀을 휘몰아치는 ​대작의 홍수 속에서, 강아지와 함께 설원을 누비며 잔잔하고 감동적인 게임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2~3시간의 짧은 분량이지만 차분한 비주얼과 음악적 표현은 플레이어를 사로잡는다. 지난 4월 1일 출시된 게임은 PC(스팀)과 PS5에서 만날 수 있다. 애견인이거나 <저니>, <압주>, <그리스> 감성의 게임을 즐겨 했다면, <코이라>가 주는 잔잔한 감동에 젖어보기를 바란다.



코이라
출시일: 2025-04-01
개발사: 스튜디오 톨리마
유통사: 돈노드
플랫폼: PC, PS5
가격: 20,760원
장르명: 어드벤처
리뷰 버전: PC (스팀)
리뷰 빌드: 정식 출시 버전




게임은 숲의 정령이 덫에 걸린 강아지를 구하면서 시작된다. 플레이어는 숲의 정령을 조작해 강아지와 함께 집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숲의 생명체들을 노리는 사냥꾼들을 피해 멧돼지 무리와 버섯 무리를 돕게 된다.이 과정에서 요즘 핫한(...) 지브리 스튜디오풍 자연주의나 동화책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코이라>는 동화책 같은 게임으로 어린이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다.


독특한 점은 <코이라>에는 문자 정보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임 속 캐릭터들은 대화를 주고받는 대신 음표와 그것을 나타낸 음악으로 모든 의사소통을 한다. . 강아지를 부르면 플룻 소리가 나고, 멧돼지는 트럼본 같은 소리를 낸다. 강아지가 (싫어하는) 당근을 먹으면 하모니카 소리가 나온다. 사운드 디자인을 고민하는 게임 개발자에게 <코이라>는 나쁘지 않은 참고처가 될 수 있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언어가 없다.


강아지가 사과를 먹고 싶다고 하면, 사과를 구해주면 된다.


플레이어는 장면의 맥락을 스스로 읽어서 상황에 맞는 리액션을 하면 된다. ​예를 들어 게임 속 강아지는 주기적으로 사과를 먹어야 하는데, 게임은 사과 말풍선을 띄우는 것으로 모든 것을 대체한다. <코이라>는 <저니>나 <압주> 같은 인디 어드벤처 게임의 계보를 잇고 있는데,​ 플레이어를 곤경에 빠뜨리는 어려운 메카닉보다는 몽글몽글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편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퍼즐은 어렵지 않고, 사냥꾼을 피해 다니는 잠입 구간은 직관적이다. 


퍼즐은 맵과의 간단한 상호작용이다. 강아지는 길을 안내하기도 하고, 플레이어의 지시를 따르며 콤보로 활약한다.​ 버섯을 이끌어서 알맞은 장소에 넣거나 강아지와 함께 구름 찾기 놀이를 하는 정도다. 사냥꾼과 그들이 데리고 다니는 사냥개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수풀에 몸을 숨기고, 주의를 끌어 지나가는 게 전부다. 매운맛 게임에 절여진 게이머라면, <코이라>의 '슴슴함'(이런 표준어는 없지만, 또 이만한 표현이 없다)이 지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게임에는 강아지가 있다. 그것도 아주 귀여운.


평양냉면 같은 게임이라고나 할까...


멧돼지 무리와의 재회 이후 이어지는 개썰매 씬. 씬과 플레이의 연결이 훌륭하다


<코이라>에서는 강아지와 시간을 보내는 게 게임에서 대단히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강아지와 공놀이를 하거나 숨바꼭질을 하고, 모자를 씌워줄 수 있다. 그저 벤치에 앉아 풍경을 감상하고 나뭇잎을 바닥에 그려진 원형에 떨어뜨리는 것으로 모자를 획득하게 된다. '쓰다듬기'는 게임적으로는 큰 효용이 없는 기능이지만, 시전 대상이 '강아지'라는 점에서 납득이 간다. 강아지 만지는 것을 싫어할 수가 있나? 게임에서는 알러지도 안 생기는데!


트로피 헌터 성향의 게이머라면 강아지와의 상호작용에 꽤 공을 들여야 한다. 게임 초반 강아지는 정령(플레이어 캐릭터)에게 '눈사람을 만들자'라고 눈사람 아이콘을 띄우는데, 이때 눈사람을 만들지 않고도 게임 플레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잠시 멈춰서서 눈사람을 만들어주면 기뻐하는 반응과 함께 트로피를 얻을 수 있다. 강아지와의 상호작용은 이 게임의 거의 모든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게임의 단점 또한 노출되는데, 게임이 '강아지 감성'과 음향 정보를 무기로 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의 변주는 다소 심심한 편이다. 환경 디자인은 설원이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밋밋해 <저니>와 <그리스>의 구간별로 찬란한 변화를 맛보기는 어렵다. 그 한계 속에서 노을이나 눈보라 수준의 변화가 있는 수준. 배경음악 또한 거의 하나의 테마 음악을 돌려 쓰고 있어서 심심한 인상이 있다. 강아지​와 함께 짧고 쉽게 언급한 게임들에서 느낀 것과 비슷한 '감성'을 느끼기에는 좋다.


음표로 말해요


(그래봐야 3시간짜리 게임이지만) 스텔스는 중반 이후에 등장한다

정리하자면 <코이라>는 텍스트와 대사 없이 가상의 강아지를 사랑하게 만드는 묘한 게임이다. 


애견인이라면 내가 강아지를 구할 때, 강아지도 나를 구한다는 클리셰에 다시 한 번 흠뻑 젖을 수 있을 것이다. 짧지만 동시에 단조롭다는 단점은 제법 크다. 풍부한 내용과 게임 메커닉을 만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간단한 방식으로 깊은 감동적인 전달력을 발휘한다. 기자는 어렸을 때 기르던 검정색 푸들이 생각나서 힘들었다.


코이라
7.7/10
한줄평

역시 강아지가 최고
장점

- 언어의 자리를 차지한 음표... 차분하면서도 독특한 감성 
- 인간과 개의 관계를 다룬 감동적 우화 
- 아주 쉽고 편한 메카닉 구성
단점

- 평면적인 악의 무리에 후일담 없는 구조 
- 충분한 듯 짧은 플레이 타임... 간편한 퍼즐-스텐스 반복 
- 너무 똑같은 배경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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