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상반기에는 법정 공방까지 이어진 팝픽 사태를 비롯해 PC방 금연 시행, 게임 관련 법안 등으로 시끌했다. 특히 2013년 상반기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대(大)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디스이즈게임은 상반기 결산 마지막 순서로 2013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모바일 게임의 약진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 <차차차>로 시작해 <원드러너>, <마구마구 2013>등 다양한 장르에서 흥행
지금의 모바일 게임 붐을 만든 것은 작년 하반기에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애니팡 for Kakao>였다. 작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군 게임이 <애니팡 for Kakao>, <아이러브커피 for Kakao>, <드래곤 플라이트 for Kakao>등의 게임이었다면, 올 상반기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속속 등장했고, 이 중 몇몇은 전에 없을 흥행 성적을 거뒀다.
먼저 올 1월에 <다함께 차차차 for Kakao>가 2013년의 첫 ‘대박’게임이 됐고, 2월에는 <윈드러너 for Kakao>가 안드로이드와 iOS의 매출 1위를 석권하며 런 게임 장르의 신호탄을 쐈다. 5월에는 <마구마구2013 for Kakao>, 6월에는 <모두의마블 for Kakao>가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올 1월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한 <다함께 차차차 for Kakao>.
5월에는 <마구마구2013 for Kakao>가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모바일 게임의 트랜드를 살펴보면 흥행작이 특정 장르에서만 몰리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RPG인 <히어로즈워 for Kakao>, 디펜스 게임 <지켜줘! 동물특공대 for Kakao>, 네트워크 대전 게임 <활 for Kakao>같은 게임들도 인기순위 1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되고,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장르 다변화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흥행에 성공한 게임들은 각 게임사의 매출을 견인하기도 했다. 모바일 게임 개발 및 배급에 적극적으로 나선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CJ E&M 넷마블, 컴투스의 1분기 매출은 큰 폭으로 상승하며 모바일 게임이 기업 매출을 견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더불어 작은 비중을 차지했던 한국의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카카오 게임의 흥행으로 세계 2위의 거대한 시장이 됐다.
앱애니(www.appannie.com)이 공개한 국가 별 구글 플레이 시장 점유율.
한국이 2012년 8월 이후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했다.
■ 모바일 게임, 실시간 대전 게임까지? 기술력 급속 발전
작년 흥행했던 게임들을 보면 실시간으로 네트워크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는 게임들이 주류를 이뤘다.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고 유저들에게 익숙하지 않았기에 실시간 대전은 쉽게 시도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던 중 <활 for Kakao>가 실시간 대전 게임의 포문을 열었다. <활 for Kakao>가 일대일 실시간 대전을 내세워 흥행하면서 모바일에서도 실시간 대전 게임이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든 것이다. 6월에는 4인 실시간 대전을 지원하는 <모두의마블 for Kakao>가 흥행하며 실시간 대전으로 게임성을 더욱 살려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었다.
온라인 게임사들이 잇달아 모바일 게임에 진출하는 것도 이러한 기술력 발전에 촉매가 되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이 모바일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실시간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모바일 실시간 네트워크 게임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루 1,000만 회 대전 기록을 세운 <활 for Kakao>.
■ 모바일 게임을 통해 더욱 확고한 위치를 다진 카카오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게임이 속속 흥행하자 카카오는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 <애니팡 for Kakao>같은 흥행작이 단발로 그친게 아니라, 매달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플랫폼이 가진 가장 큰 힘은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한 친구 네트워크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거나 랭킹 경쟁을 하는 게임들이 모바일 메신저의 친구 네트워크를 만나 더욱 큰 파괴력을 가지게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 많은 개발사들은 카카오 게임에 맞는 게임들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카카오는 모바일 게임에 있어서는 가장 유력한 퍼블리셔가 됐다. 이제는 카카오의 정책에 따라 모바일 개발사들이 개발 방향을 바꿔야 할 정도다. 대표적으로 카카오가 1일 친구 초대 횟수를 20명으로 제한하자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하는 <윈드러너>같은 임들이 친구 초대 이벤트 내용을 변경해야 했다.
물론 카카오 게임만이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밀리언아서>나 <퍼즐앤드래곤>같은 게임들은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서도 특유의 게임성으로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윈드러너 for Kakao>는 카카오의 초대 이벤트 제한 정책으로 이벤트 내용을 수정했다.
겅호의 <퍼즐앤드래곤>은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고도 성공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 카카오 게임의 흥행으로 멀티 플랫폼 엔진이 수혜
모바일 메신저 게임이 흥행하고 카카오가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자 수혜를 입은 분야도 있다. 바로 게임 엔진이다.
카카오가 3월부터 자사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임은 안드로이드와 iOS에 동시 출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자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은 개발 단계부터 동시 출시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 가지 플랫폼에만 맞춰 개발하면 다른 OS용으로 변환하는 작업이 까다롭고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당시는 유니티3D, 코코스2D-X, UDK, 하복 비전엔진 등 각종 게임 엔진들이 작은 규모의 모바일 개발팀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엔진을 제공하며 경쟁하고 있던 상황.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은 동시 개발의 답을 엔진에서 찾았고, 멀티 플랫폼 지원 엔진들이 더욱 각광을 받았다. 실제로 유니티3D엔진의 경우, 3월에 매출이 1.3배나 상승하면서 카카오 정책 변경의 영향이 매출에서 드러났다.
이후 엔진 개발사들은 저마다 저가형 모바일 엔진 라이선스를 판매하거나 무료로 엔진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서로 개발사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티3D 엔진으로 개발한 <헬로히어로 for Kak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