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지스타 2024] '로블록스'의 인기 요인과 시각, 부사장에게 직접 묻다

음주도치 (김승준) | 2024-11-16 00:06:46

[놀이터]. 재미와 상상의 자유라는 말이 함께 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세대에 따라 그게 키즈카페일 수도 있겠고, 종이 인형에 옷을 입히는 모습이거나, 별 것도 없는 모래사장에서 소꿉놀이를 하는 형태일 수도 있겠지만. 본질은 하나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임 씬에도 그런 공간들이 꽤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 주자는 역시 <로블록스>입니다. 유저 제작 콘텐츠(UGC)가 유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또 창작하게 된 선순환에 대해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니까 말이죠. 


GDC 2024에서도 만난 매튜 커티스 로블록스 개발자 관계 부문 부사장을 이번 지스타에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 3월의 인터뷰에서는 AI가 가져올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면, 이번 인터뷰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안에서 <로블록스>가 보여줄 수 있는 강점과 시각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죠. 구면이라 그런지 오갔던 이야기도 더 깊어졌다는 인상이기에, 기사를 읽는 분들도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매튜 커티스 로블록스 개발자 관계 부문 부사장을 만나 1대1 인터뷰를 진행했다.

# 무엇이 로블록스를 특별하게 하는가

Q. 디스이즈게임: CEO 데이비드 바주키의 표현에 의하면, 이번 3분기에 로블록스가 가이던스를 크게 상회한 "예외적인 수익을 냈는데, 2024년 현재 <로블록스>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라 보시나요?


A. 매튜 커티스 부사장: 여러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로블록스>가 18년이나 된 오랜 역사를 가진 것도 하나의 요인인 것 같네요. 저희는 늘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GDC에서도 비슷한 말씀을 드렸지만, 저희의 정체성은 플랫폼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소셜 네트워크도 있죠. 그래서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도록,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통해서 또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죠. 점점 더 이런 부분이 강화되는 것이죠.  


글로벌한 입지 또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저희 글로벌 DAU(일일 활성 사용자 수)가 8,890만 명에 달하고 있고, 한국이 속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DAU가 가장 급성장하는 지역인데 전년도 대비 37% 성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2,200만 명 이상이 아태 지역에서 즐기고 있죠. 기술과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그리고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만나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Q. 최근, 특히 한국에서는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 같은 모바일 시장은 '마케팅 비용 경쟁'이 너무 심해서 신규 진입이 적은 편이고, 반대로 스팀이나 PS 스토어 같은 PC, 콘솔 시장에서는 신작은 쏟아지는데 정형화된 마케팅 수단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개발사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는 관심이 적었던 사람들도 <로블록스> 같은 UGC 플랫폼 또한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를 로블록스 측에서도 인지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저희도 수요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모바일, PC, 콘솔 쪽은 경쟁도 거셀 뿐만 아니라 점점 더 포화된 시장이 되어가고 있고, 가장 윗단에서는 풍화도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로블록스>에서 추구하고 있는 것은 '창작의 민주화'입니다. 누구든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그렇게 할 수 있는 툴을 개발자들에게 제공해드려서, 이터레이션(iteration)을 계속 하며, 뭐가 잘 됐는지 뭐가 잘 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있죠. 저희 인프라 안에서 수 초 안에 바로 디플로이(적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 애널리틱스도 있어서 시도와 학습을 반복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몇 년씩 개발하고 거대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면, <로블록스>를 통해 이제는 이터레이션을 빠르게 하면서 최소의 투자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드릴 수 있죠. 지금이 신규 개발자, 인디 개발자들에게는 좋은 기회의 시기라고도 생각합니다.



Q. 다른 플랫폼에 비해 <로블록스>가 개발자들에게 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일까요?


A. <로블록스>는 기본적으로 UGC 플랫폼이고, 개발 환경 스튜디오를 통해 많은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게임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개발자가 원하는 것을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죠. 


또한 로블록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툴로 개발을 가속화하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번역할 수 있는 기능은 인게임 스크립트만 번역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텍스트 및 보이스 채팅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테스트와 학습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고, 비용 없이 또는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입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콘텐츠 창작에만 집중할 수 있고, 인프라 비용이나 유저 확보에 들어가는 높은 예산에 신경을 덜 쓸 수 있고, 게임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죠.



▲ 데이비드 바주키(David Baszucki) 로블록스 공동 창업자 겸 CEO 발표 영상 중 로블록스 내 AI 자동 통역, 번역 기능을 소개한 장면입니다.


영상과 같은 기능이, <로블록스>에서는 어디에 있든 그 누구든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이점을 제공합니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도 어디에서 창작을 하든 글로벌 시장과 맞닿을 수 있죠.



Q. 한국 게이머나 시장에 대해 흥미롭게 보신 지점들이 있다면?


A. 제가 로블록스에 합류하기 전에 게임 업계에서 10년 정도 몸담았는데, 한국은 게임에서 앞서 가는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액션 RPG 장르에서는 한국이 선두 주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 유저들이 게임에 아주 열정을 가지고 있고, 사용하고, 소비할 의지가 크다고도 느낍니다. 소비 의향이라는 게 열정의 반영인 동시에, 게임에서 높은 품질을 원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저희도 한국 시장에서 조금씩 성장하면서, 작지만 성공적인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고, 더 많은 유저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국 유저들이 가진 게임에 대한 반응의 섬세함과 민감도를 <로블록스> 플랫폼에 반영할 수 있으면, <로블록스> 플랫폼 전체가 향상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에서의 성공만이 아니라, 글로벌 성공도 거둘 수 있게 도와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두 가지 모두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신규, 인디 개발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Q. 최근에 <로블록스> 안에서 개인적으로 재밌게 즐긴 콘텐츠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A. 한국 개발자가 만든 <병철이네>(영어명 코리안 바베큐)가 있었어요. 취미로 시작하셨다가 개발자가 된 케이스인데, 현재는 알파 단계고 고쳐가는 단계긴 하지만, 한국 바베큐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라이벌스>라는 1vs1, 5vs5의 아주 경쟁적인 게임도 있습니다. 배틀로얄이 유튜브라면, 이 게임은 틱톡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주 빠르게 진행되고 무기 종류도 다양해서, 어떤 무기를 허용하느냐-에 따라 재밌는 상황이 많이 펼쳐지는 게임입니다.



<댄디스 월드>라는 서바이벌 호러 게임도 있는데, 팀플레이 기반이라 친구와 함께 하시길 추천합니다. 아바타가 많아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Q. <로블록스> 환경 안에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 조금 더 조명 받았으면 좋겠거나,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장르가 있다면?


A. 액션 RPG가 이미 <로블록스>에서 잘 하고 있지만, 더 성장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고요. 스포츠 쪽에서는 볼덱스라는 개발사에서 미식축구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NFL 라이선스를 획득해서 게임플레이가 많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기도 했어요. 같은 개발사의 레이싱 게임 <드라이빙 엠파이어>도 자동차 제조사들과 라이선스르 맺고 게임에 접목하면서 향상되기도 했죠. 


앞서 소개해드린 <라이벌스>처럼 슈터 장르도 있죠. 특히 슈터 장르는 저희 엔진이 작동하는 방식을 생각해봤을 때 잘 맞는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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