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킴 노드스트롬은 한국 번역 버전 출간을 앞두고 미디어와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가 게임 개발에 관한 경영서를 쓴 이유를 묻고 국내 미디어와 진행한 질의응답을 정리했다.

'UP DOWN UP: 왜 어떤 게임회사는 성공하고, 다른 게임 회사는 실패하는가?'는 킴 노드스트롬이 2년 동안 게임 산업에서 성공한 회사 창업자, 대표, 리더 100여 명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가장 큰 성공과 가장 참담한 실패에서 얻은 교훈과 지혜를 정리한 것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주요 인사로는 번지의 공동 창립자 '알렉산더 세로피안', <배틀그라운드>의 핵심 개발진 '브랜던 그린', 슈퍼셀 창립자 '일카 파나넨' 등이 있다. 책에 정리된 내용은 이들을 인터뷰하며, 적어도 10명 이상의 임원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것들이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대부분의 게임 회사가 4단계에 걸친 발전 과정과 '상승기와 하강기'라는 명확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여러 회사의 사례를 소개하며, 게임 회사 창업자가 가져야 하는 리더십과 유념해야 하는 행동에 대해 다룬다.
이 책에는 성공과 실패의 구조는 단순한 운이나 아이디어의 차이가 아닌 철저한 준비와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로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명확한 비전과 목표 설정이 필요하고, 조직 문화와 리더십, 핵심 인재의 유지와 역할 분담, 기술력과 시장 변화에 대한 민감한 대응 등의 구조적인 요소를 이야기한다.


Q. 책의 요약본을 보니 성공적인 조직문화를 초기부터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되어 있더라. 모두가 동등하게 발언할 수 있고, 감정적인 유대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한 문화가 책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그간 얻은 교훈을 통해, 현재의 스타트업에서는 성공적인 조직문화를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A. 킴 노드스트롬: 정말 오래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지만 요약하자면 이렇다. 조직 문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의 '심리적 안정감'이다. 어떤 직원이라도, 그 내용이 맞건 틀리건, 회사에 대한 걱정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 생각을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자신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경청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문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저 스스로도 이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사장실의 문은 항상 열려 있고, 누구나 와서 의견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했다. 가끔은 이상한 요청이 오기도 하지만 그 의견도 진지하게 들으며 논의를 해야 한다. 가끔은 직원들이 오히려 더 유용하고 날카로운 의견을 낸다. 이런 경우에는 제가 회사 전체가 귀를 귀울여야 할 이슈로 확장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정보에 대한 투명성'이다. 회사에서 모든 정보를 누구나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주주들에 관한 내용이나 재무적인 부분 등 정말로 모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회사에 궁금한 점이 있을 때 가능한 선 안에서는 투명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
Q. 성공적인 게임 회사는 보통 어떻게 운영된다고 보는가?
A. 성공한 게임 회사의 이유를 한 두 가지로 요약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느낀 점은 있다. 회사가 커지며 문화가 변화할 때 그 문화가 '잘못된 방향'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있다. 대중적인 성공을 위해 재정적으로 큰 욕심을 부리는 등 설립 초기에 설정한 레일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안 좋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임원 등을 대상으로 한 경영서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게임 회사의 직원도 배울 점이 있어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업계 종사자들이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도움이 있을까? 저자의 생각이 궁금하다.
A. 이 책은 회사의 리더나 C레벨을 위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업계 사람이 읽어도 좋을 내용이 많다고 생각한다.
게임 회사의 경영에 관한 내용을 통해, 회사의 직원이라도 리더의 자리와 역할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어떻게 손발을 맞춰야 할 지를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꼭 게임 업계가 아니라 영화 등 다른 산업의 경영자가 읽어도 좋다고 본다. 게입 업계를 조금 더 이해하고, 게임 개발사의 리더는 어떻게 경영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게임 회사의 상승과 하강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 했다. 그렇다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핵심적인 조언이 있나?
A. 책에서는 4단계로 회사의 흐름을 구분한다. 스타트업 시기, 성장기, 성숙기, 침체기가 있다. 침체기는 우울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 회사는 언젠가 이 단계에 진입한다. 제가 생각하기에 침체기로 빠지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오만'이다.
내가 한 가지 게임을 성공시켰으니 당연히 다음 게임도 성공시킬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성공에 도취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하고 과하게 특정한 부분에 투자하거나 하면 안 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면 게임을 즐기던 기존 유저가 떠나고, 지금까지 잘 해왔던 것이 안 되고, 직원들이 불안해하다 회사를 떠난다. 이 모든 것은 오만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말하면, 침체기를 벗어나는 가장 주요한 방법은 이와 반대로 하는 것이다. 오만해지지 않는 것이다.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일단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침체기에서 상승기로 돌아간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해 줄 수 있나?
A. 사례가 정말 많다. 책에 담은 것은 이 중 몇 가지다. 현재는 다시 상승기로 돌아간 회사도 많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킹(KING)을 예시로 들면, 작은 회사에서 전 세계에서 손 꼽히는 크기를 가진 회사로 성장했다. 기업 공개까지 했다. 그러나 실적 발표의 자료를 보면 3~4년 정도 매출이 나빠진 시기가 있었다. 그러다 현재는 상승세로 돌아왔는데 내부적으로 굉장한 노력을 한 것이다. 킹이 좋은 사례다.
Q. 상승기와 하강기를 반복하다 상승기로 돌아온 회사도 있지만, 다시 하강기로 진입한 개발사도 분명 있다. 가령 예시로 소개한 킹의 모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현재 하강기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에는 유비소프트가 있다.
질문자가 생각하는 이 회사의 공통점은 회사의 핵심 경영진이 거의 20~30년동안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이런 회사들이 하강기에 다시 진입한 이유는 세대 교체가 없어서라 생각하는데, 저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저도 이 책을 쓰며 마무리 단계에서 관련한 내용을 넣을까 하다가 넣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직 게임 업계에서 관련 사례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화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은 적어도 여러 인터뷰를 하며, 적어도 10명 이상의 경영진이 공통적인 의견을 주고, 저도 이 점에 대해 동의할 경우에만 들어간 것이다. 그 외의 내용은 아직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야기하신 점은 단순히 게임 산업만의 이슈는 아닌 것 같다. 다른 산업에서도 그런 사례들이 있다. 답하기 어려운 주제지만, 다른 산업의 사례에서 배워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플레이어언노운 프로덕션'의 CEO로써, 혹시 신작에 대해 조금이나마 공개할 수 있는 정보가 있나?
A. 아직 테크 데모 단계지만 <프롤로그: 고 웨이 백>(Prologue: Go Wayback!)이라는 이름으로 트레일러 및 스팀 상점 페이지가 공개되어 있다. 여기서 확인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A. 한국에 이 책을 출간할 수 있어 기쁘다. 이 책을 출간한 이유에는 배움의 의미도 있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이나 아시아 게임 산업의 반응이나 의견을 들으며 보며 저도 더 배우고,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성장을 하고 싶다. 서로 함께 좋은 점을 배워갈 수 있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