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좀비가 점령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7가지 생존법칙

스라블 (권용필) | 2015-09-01 11:15:09


중천에 뜬 해가 쏘는 빛이, 잠에 취해 감긴 두 눈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더 자고 싶었지만, 포기를 모르는 햇빛을 이길 방법이 없어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어제 식량을 구해 돌아오다가 운 나쁘게 좀비를 네 마리나 마주치는 바람에, 평소보다 늦잠을 잤음에도 아직 피로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해가 지면 움직일 수 없으니 불평할 시간은 없다. 며칠 전에 받은 비를 정수한 물로 목을 축이고 통조림 몇 개로 간단히 요기한 후, 나갈 채비를 한다. 어제 미처 가져오지 못한 식량이 있는 편의점을 향해, 찌그러진 야구방망이를 한 손에 들고 과거에 누구 집이었을지 모를 베이스캠프를 나선다. 

 

 

좀비로 인해 무너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일상을 엿본 기분은 어떤가? 만일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수많은 좀비를 도륙하며 세상을 구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아니라 실망했다면, 당신은 좀비에 점령당한 세상에서 빨리 죽을 가능성이 큰 사람이다. 

 

좀비가 주인이 된 세상에서 인간으로 생존하는 건 상상외로 끔찍하고 힘든 일이다. 만일 실제로 좀비 때문에 세상이 멸망한다면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은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을까? 그 7가지 생존 법칙을 알아보자.

 

※ 이 글에서 언급하는 '좀비'는 바이러스 감염 등의 이유로 굳은 몸을 질질 끌며 살아있는 인간을 맹목적으로 공격하는 시체로서,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형태를 전제로 합니다.

 

 

1. 안전한 베이스캠프를 확보하라.

 


 

좀비로 가득 찬 세상에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절대적인 원칙은, 좀비와 마주치지 않는 것이다. 좀비와 마주치는 상황 하나하나가 위기고 스트레스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좋은게 하나도 없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 주기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잠금장치가 제대로 되어있는 안전한 장소를 가장 먼저 찾아야 한다. '여기에서는 안전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베이스캠프가 있다면, 좀비가 득실거리는 밖도 한결 편하게 다닐 수 있다.

 

 

2. 낮에 활동하고 밤에는 자라.

 


 

밤에 좀비와 마주치게 되면, 시각에 많이 의존하는 인간은 상대적으로 불리할수 밖에 없다. 가능하면 밤보다는 낮에 활동하도록 하자.

그리고 괜히 밤에 베이스캠프에서 뭔가 해보겠다고 불을 켜거나 소음을 만들면, 좀비에게 나 좀 잡아가라는 신호를 보내는 꼴. 어차피 신경 쓸게 많아 항상 피곤하니 밤이 되면 얌전히 자면서 체력과 정신력을 회복하는 게 좋다.

 

 

3. 너무 무겁게 다니지 마라.

 


 

눈앞에 생존 물품이 많이 있다면, 최대한 많이 가져가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 하지만 짐이 많아질수록 몸은 무거워지고, 몸이 무거워질수록 좀비를 상대할 때 불리해져 생존율이 떨어지게 된다. 그 무엇보다 생존율 상승을 최우선 해야 하므로 욕심은 금물이다.

 

 

4. 권총보다 야구방망이가 더 훌륭한 무기다.

영화에서 좀비를 상대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무기인 총기류는 실제로 가격 대 성능비가 많이 떨어진다. 탄약고를 발견하지 않는 이상 언젠가 총알은 떨어지게 되고, 총알 없는 총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고철 덩어리일 뿐이다. 따라서 사용법 숙지가 따로 필요 없고 오래 쓸 수 있는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나 프라이팬이 훨씬 좋은 무기다.

 

 

5. 식수 공급책을 마련하라.

 


 

사람은 하루에 2리터의 물을 마셔야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수도시설이 마비되어 단수됐을 때, 아무 대책 없이 하루에 2리터의 물을 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건물 내에서 물을 구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깨끗한 약수터나 냇가 근처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빗물을 정수할 수 있는 기술과 도구가 있다면 금상첨화.

 

 

6. 농사를 지어라.

 


 

통조림이나 건조식품 제외한 모든 식품은 짧은 시간 내에 상하고, 비축량도 한계가 있다. 냉장고를 쓰고 싶어도, 발전기를 돌릴 사람이 없어 곧 전기도 끊어지게 된다. 결국, 일정 시간이 지나면 농사를 짓지 않는 이상 먹을 게 없어 죽게 된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 근처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최소한 감자나 고구마를 재배할 지식은 배워놔야 한다.

 

 

7. 취미생활을 즐겨라.

 


 

좀비가 시시각각 목숨을 노리는 판에 취미생활은 아무짝에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오래 생존하려면 신체적으로도 건강한 것 못지않게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야 한다. 특히 하루하루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해서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생존에 불리하지 않은 선에서 틈틈이 취미생활을 즐긴다면,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사실 위에 있는 7가지를 실제로 해보는 게 가장 확실히 몸에 익히는 방법이지만, 그렇다고 진짜로 세상을 좀비로 가득 차게 만들 수는 없는 일. 대신에 간접 경험을 해볼 방법이 여러 가지 존재하는데, 관련된 것 중 가장 눈에 띄는 게 바로 The Indie Stone사에서 발매한 <좀보이드Project Zomboid>라는 게임이다.

 

강력한 주인공이 좀비를 좋은 무기들로 때려잡는 전투에 초점을 맞춘 보통의 좀비게임과는 다르게, <좀보이드>는 전투 대신 철저하게 생존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다. 주인공은 발목골절을 입으면 완전히 낫기까지 몇 주간 절뚝거리고, 좀비에게 둘러싸이면 공황상태가 되어 명중률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지는 등, 현실과 비슷하게 적용해놨다. 당연한 얘기지만 위의 7가지 생존법칙을 안 지키면 금방 죽기 때문에,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만 해도 생존법칙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여러분 중 일부는 "에이~ 어떻게 좀비 때문에 세상이 멸망해요? 좀비는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건데"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옛날엔 인간이 달에 가는 것도 소설로만 있었지만 실현됐고, 물을 돈 주고 사서 마시는 세상은 절대 오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실현됐다. 과연 세상에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일이란 있을까? <좀보이드>는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Steam에서 다운로드 받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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