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프리뷰] '이미르'의 블록체인은 MMORPG의 새 바람 일으킬까?

우티 (김재석) | 2025-02-19 14:51:56

위메이드는 수년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MMORPG 생태계에 집중해왔다. 


<미르4 글로벌>은 '미르'(또는 전기) IP가 유명하지 않은 필리핀, 브라질 등지에 성황리에 서비스됐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락다운이 되었을 때 문을 연 <미르4 글로벌>은 흑철이라는 자원을 채굴해서 토큰으로 변경하거나, 캐릭터를 성장시켜 NFT화해 거래하는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다. 게임을 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P2E(위메이드는 P&E로 표현) 모델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은 한층 더 고도화된 토크노믹스를 구현했다. <나이트 글로벌>은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간에도 제약없이 거래할 수 있게 열어두었다. 기축 토큰 크로우를 중심으로 총 7종의 멀티 유틸리티 토큰으로 구성됐는데,  모두 위믹스 플레이에서 거래 가능한 구조였다. 게임에서 민팅(Minting, 발행)된 유틸리티 토큰을 크로우로 바꾸거나 소각해서 인게임 아이템으로 바꾸는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 MMORPG 분야에서 위메이드는 단연 선구라고 할 수 있다. 20일 출시되는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국내판에도 P2E 모델이 제거된 선에서 블록체인이 도입된다. 두 차례 성과를 낸 위메이드의 공식은 이번에도 통할까?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주화경제와 '대체 불가능한 아이템' NFI(Non-Fungible Item)는 MMORPG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 모두가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있는 게임머니 '주화'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장비 생산과 거래에는 '주화'가 쓰인다. 


주화는 전체 수량이 한정되어 있어 아이템의 가치를 오래도록 유지한다. 이 게임에 생산되는 주화의 총량이 얼마인지 모두가 대략 알고 게임을 시작하는 셈이다. 유저 입장에서 남아있는 주화의 양을 보고 경제활동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메타가 널리 쓰일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는 한정 기간 주화가 전부 소진되지 않는 경우, 또는 지나치게 소진이 빨라서 모자른 경우 등을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주화 경제 모델


주화는 '일반 주화'와 '시즌 주화'로 구분되며, '일반 재화'는 플레이어가 직접 거래 가능한 희귀 이상 아이템과 제련석을 합쳐서 생산할 수 있다. 특정 기간 동안 발행한 주화로 거래 가능한 희귀 이상 아이템과 시즌 제련석으로 제작하는 '시즌 주화'는 시즌 한정 장신구 등의 희귀 아이템을 구하는 데 쓸 수 있다. 최상위권 유저가 한정된 주화를 독점할 것이라는 우려에 관해 위메이드는 "혼자 모든 희귀 아이템을 생성할 수 없고, 제련석 획득처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주화는 유저간 거래에 활용될 수 있다. 한국 버전에는 주화가 블록체인 상의 토큰으로 발행되지 않지만,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사례에서 보았듯 해외 버전에서는 블록체인에 각 주화들이 발행되어 P2E를 위한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게임에는 '거버넌스 주화'가 발행되는데, 생활 콘텐츠를 플레이하거나 일반 주화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기면(스테이킹) 얻을 수 있다. '거버넌스'란 게임 내 공동의 의사결정 시스템이다. 유저들은 게임 내 이벤트, 콘텐츠 정책, 서버 매칭 대상 및 대표자 등을 투표할 수 있고 투표에 '거버넌스 주화'가 사용되는 구조다. 


생활 콘텐츠를 통해 주화를 모으고 그것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하면서 무/소과금 유저의 목소리가 반영될 길을 열어둔 인상이다. 생활 콘텐츠를 스킵하고 스펙업에 몰두한다면,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버의 대표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현재 자세히 알려진 바 없지만, 타 MMORPG 모델에서 그렇듯 경제적 통제권, 또는 보상 등을 제공하면서 일정 부분 권한을 제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 NFI(대체 불가능한 아이템), 고유번호로 투명성 배가

국내판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 도입되는 NFI는 게임 내 최상위 등급 아이템에 고유번호를 도입해 블록체인 원장에 기록하겠다는 개념이다. 


위메이드는 "NFI의 생성, 소멸, 거래 내역 등을 모든 유저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위믹스 플레이 등에 최상위 아이템의 발행 및 거래 정보가 남아있어 유저라면 누구든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아울러 NFI로 발행된 아이템이 유명 인플루언서 등 특정 유저가 만든 아이템이라고 한다면 "정서적 가치"가 배가될 수 있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NFI는 게임 내에 생성 기록이 남는다.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버전까지 위메이드 게임의 블록체인 모델은 재화 민팅 → 지갑에서 위믹스 달러로 전환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나이트 크로우>의 경우, vDIA를 크로우로 바꾸고 크로우를 다시 위믹스로 바꾸는 형태의 블록체인 모델을 가지고 있었고, 위믹스 월렛 등 3개의 지갑과 위믹스, 이더리움, 폴리곤, 아발란체 등 6개의 체인과 연결됐다.


이번에 위메이드는 최상 등급의 아이템 자체를 개별로 토큰화해서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거래를 통한 즉각적인 환금은 국내 법상 어려울 전망이고, 아이템의 투명성 확인 등을 위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전 게임들의 사례처럼 한국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가 되고, 게임성이 검증되면 뒤이어 출시될 글로벌 버전에서 아이템 거래 시장과 P2E 모델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직전작 <나이트 크로우>는 누적 매출 5,000억 원을 넘겼다.


참고로 블록체인과 아이템의 연결에 대한 아이디어는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이더리움의 비탈릭 부테린은 일종의 계정 귀속 토큰인 소울바운드토큰(SBT)을 발표한 적 있다. SBT를 통해 자신이 누군지 증명하고, 게임 내에서 나만의 무기 아이템처럼 사용하는 한편, 자신의 전자지갑에 완전히 귀속되어 다른 사람과 거래할 수 없는 모델이었다. 위메이드의 NFI는 이와 달리 마켓 플레이스에서 거래가 가능한 모델이다.


한편, NFI가 유저의 것인가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NFI가 투명한 운영과 모니터링을 위한 방법으로 쓰일 수 있겠지만, (국내 버전 기준) 발행된 아이템의 소유권은 유저가 아니라 게임사에게 있다. 현행 법에 따르면 게임 아이템은 개인의 사유 재산, 즉 '재물'로 인정받지 못한다. 게임 아이템은 디지털 정보로, 플레이어는 게임 아이템을 실제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각 게임사의 약관을 읽어 보면, 플레이어는 게임 서비스 제공자와 맺은 계약에 따라서 아이템을 사용할 '권리'를 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버전 기준, NFI로 발행된 게임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그 소유권은 게임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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