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게임과 법] 채널링 vs 퍼블리싱, MG부터 CPI까지 마케팅 용어 AS

땡땡땡 | 2015-09-21 14:43:42

안녕하세요 게임과 법 칼럼의 OOO입니다.

 

1. 마케팅 용어 AS

 

오늘은 제가 아직 답해 드리지 못한 댓글 중에서 ‘MG’가 마케팅 개런티(Marketing Guarantee)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는 질문, 더불어 CPI 등의 용어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알고 싶다는 질문에 답변을 먼저 해 드리겠습니다.  [관련기사] MG? RS? LF? 퍼블리싱 계약에서 쓰이는 용어들을 알아보자

 

■ 마케팅 개런티로서의 MG

 

마케팅 개런티에 관해서는 먼저 그 전제가 되는 계약 조건부터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즉, 퍼블리싱 계약 대상 게임의 마케팅이 개발사의 의무인지, 아니면 퍼블리셔의 의무인지를 정해 야합니다. 마케팅 개런티라는 의미가 누가 누구에게 지급할 금원의 의미로 사용됐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본 케이스들 중에서는 마케팅을 퍼블리셔가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개발사가 마케팅을 담당하는 경우를 본 적은 없었습니다. 물론 개발사가 마케팅에 필요한 자료 제공이나 협조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발사가 마케팅을 담당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계약 자유의 원칙 하에서는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신생 개발사가 대형 퍼블리셔와 계약을 체결한다면 마케팅은 퍼블리셔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체 서비스를 해 본 적이 있으면서 마케팅이나 사업조직이 있는 중대형 개발사는 마케팅은 퍼블리셔와 공동으로 하거나, 개발사가 대상 게임의 마케팅 포인트를 더 잘 알 터이니 중심을 잡고 이끌어 나가는 구조로 계약을 체결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1) 퍼블리셔가 마케팅을 하는 경우 마케팅 개런티란 퍼블리셔가 최소한 이 정도 금액까지는 해당 게임 마케팅에 지출을 해 줄 것을 담보하는 것입니다. 퍼블리셔의 부담이 되죠. 반면에 2) 개발사가 마케팅을 주도하는 경우에는 퍼블리셔가 개발사에게 지급한 금액 중 마케팅 개런티에 해당하는 액수는 (허투루 쓰지 말고) 마케팅 용도로만 쓰라는 의미로 지급하게 됩니다. 개발사의 부담이 되는 것이죠. 

 

댓글로 질문을 주신 분은 후자인 2)의 경우를 염두에 두셨던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을 해 봅니다.

 

아무튼 마케팅 개런티를 퍼블리싱 계약에서 정했다면, 1)의 경우에는 대형 퍼블리셔가 퍼블리싱 계약 대상 게임의 홍보에 치중하지 않을 것이 염려돼 일정 액수 이상의 마케팅 지출을 보장받기 위한 방안입니다. 2)의 경우라면 퍼블리셔 입장에서 개발사의 투명한 자금 운용을 보장받기 위해 협상하여 해당 내용을 넣게 될 것입니다.

 

1)에서는 하나의 대형 퍼블리셔를 통해 인기 게임 여러 개가 동시에 퍼블리싱 되는 상황에서, 개발사가 계약 대상이 된 게임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질 것을 우려하는 경우를 염두에 두고 생각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2)는 퍼블리셔 입장에서 생각을 해 보셔야 합니다. 개발사를 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개발사가 작은 회사인 경우 생각보다 초기 소요 비용이 많이 드는데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구조가 되면 지급한 금액이 말 그대로 ‘녹아버리는’ 경우가 있으니깐요(게임 개발사를 창업하여 운영해 보신 분이라면 이 표현에 공감하실 것입니다). 

 

 

■ CPI와 CPA

 

CPI는 주로 광고 대행 계약과 관련해 많이 쓰이고, 상용화 보다는 배포 및 설치에 목적이 있는 모바일게임의 퍼블리싱 계약에서 가끔 쓰이는 용어입니다(대상 게임이 게임 내에서 아이템 판매를 하지 않고 광고배너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CPI는 Cost Per Install(Installation)의 약자로 특정 앱이 설치될 때마다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광고나 퍼블리싱의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함에 있어 설치당 지급하게 되는 단위 가격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원래 ‘Cost Per –‘ 로 시작하는 용어는 인터넷 광고시장 초기에 쓰이던 클릭당 비용(CPC, Cost Per Click)에서 유래됐습니다. 광고의 노출 형식과 광고주가 광고를 본 이용자로부터 받기를 원하는 행동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파생됐는데요, 광고를 본 이용자가 그 행위를 하면, 광고주는 광고대행사에게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죠.

 

모바일게임의 서비스는 게임을 이용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시장 자체가 플랫폼 홀더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서비스 초기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노출시키는 것이 게임의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이버나 야후의 검색광고시장과 유사하다고 보시면 되겠는데요, 모바일게임 서비스를 어느 정도 아시는 분이라면 이용자들이 게임을 찾을 때 상단에 노출되는 것이 게임의 다운로드 순위와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앱스토어(AppStore)의 에디터 초이스(Editor’s Choice)나 구글 피쳐드(Google Featured)로 각각의 마켓에서 추천을 받아 초기 화면에 직접 노출되는 게임은 그렇지 못한 게임에 비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는 셈인데, 이 차이는 내용이 좋은 게임이라고 해도 극복이 어렵습니다.

 

스마트폰 모바일게임 서비스가 본격화 된지 5년여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만(저는 대략 2010년을 그 시작점으로 봅니다) 이미 모바일게임 시장은 포화상태입니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일주일 사이에도 수많은 게임이 새로 출시되고 업데이트됩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해도 이용자들이 그 게임을 ‘찾아’내어 ‘설치’한 후 ‘실행’하여 즐기지 않는다면 매출이 발생할 리도 없고, 주변 지인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이 이루어질 리 없습니다. 결국 시장이 포화될수록 핵심은 어떻게 이용자에게 자사의 게임을 ‘노출시킬’ 것이냐의 문제가 됩니다. 

 

  

TIG 독자 여러분은 최근 1년여 내의 기간에 모바일게임의 TV광고가 부쩍 많아졌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온라인게임 시절에는 대작 타이틀에만, 그것도 지상파보다는 케이블 위주로 한정됐던 게임의 TV 광고가 최근 갑자기 많아지고 공중파로 그 영역이 확대된 것은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보다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닙니다. 시장 구조가 변화해 일단 먼저 최대한 많은 수의 이용자에게 게임을 설치하여 실행하게 만드는 것이 해당 게임의 운명을 결정짓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어, 중소개발사가 자신이 직접 개발해 서비스하는 게임을 이용자들에게 알리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실제로 모바일게임의 서비스를 해 보면 최근에는 다수의 이용자들이 앱을 설치만 하고 한 번도 실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삭제해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분명히 설치는 했는데, 이후에 실행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따라서 최근에는 단순히 설치를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을 설치해 실행한 후 특정한 행위(Action)을 해야만 보상을 주는 모델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CPA(Cost Per Action)입니다.  

 

 

예를 들어 광고를 본 이용자가 해당 게임을 설치한 후 일정 레벨을 달성할 때까지 게임을 하는 경우에 광고료를 지급하거나 금원을 지급하는 형식이 이 모델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질의 주신 사항 중 CPK는 제가 처음 들어보았는데, 그 약어가 무엇인지는 제가 주변 지인들께 여쭈어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아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알려 주시면 확인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댓글에 다른 TIG 독자분께서 이미 답변을 잘 해 주셨듯이 CPI(Cost Per Install)나 CPA(Cost Per Action) 등은 퍼블리싱 계약의 문제라기보다는 조금 다른 영역의 문제이긴 합니다. 이것은 게임으로부터 발생하는 직접적인 수익을 분배하는 문제라기보다는 게임의 설치를 유도하고 홍보하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 방법으로 사용되는 수단이라고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2. 채널링 계약

 

■ 채널링 계약

 

이제 이번 연재의 짧은 본론으로 들어가 채널링 계약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채널링’이라는 개념은 온라인게임을 위주로 발달한 개념인데, 퍼블리셔의 역할에서 이용자 풀을 공급하는 역할만을 따로 분화시킨 계약의 형태입니다. 

 

  

온라인게임의 퍼블리셔들은 각자가 이미 확보된 유통망을 통해 게임을 배급하므로 개발사가 개발한 게임이 타깃으로 하는 이용자 층에 맞는 이용자 풀(User Pool)을 가진 퍼블리셔를 선택해 시장을 공략하거나, 해당 퍼블리셔가 가지고 있는 마케팅이나 서비스 방법에 있어서의 경험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은 제가 이미 여러 번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온라인게임 퍼블리셔가 가진 이용자 풀이란 결국 ‘게임 이용자 풀’입니다. 개발사에 따라서는 기존에 게임을 하지 않던 좀 더 일반적인 인터넷 사용자들 중에서 자사의 게임을 좋아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 게임을 선보이고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즉 기존에 없던 형태의 새로운 게임이라면 기존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 게임은 좋아할 것 같은 잠재적인 이용자 풀을 찾아서 시장을 확장하고 싶을 수 있는 것이죠.

 

나아가 퍼블리셔 입장에서도 퍼블리셔의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서비스하다가 해당 게임의 성장이 어느 정도 한계에 달하였다고 판단되는 지점에 도달하면, 아직 이 게임을 해 보지 않았거나, 과거에 이 게임을 했지만 더 이상 즐기지 않아 퍼블리셔의 웹사이트에는 이제 잘 접속하지 않는 다른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노출시켜 이용자 풀 자체를 확장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수요에서 나타나게 되는 것이 채널링 계약입니다. 채널링 계약은 주로 퍼블리셔와 채널 공급자 사이에서 체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채널 공급자들은 대부분 네이버나 다음(카카오)과 같은 대형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들 입니다. 개발사와 채널 공급자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저는 전자의 경우를 훨씬 많이 보았습니다. 또한 다른 퍼블리셔가 채널 공급자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의 경우에도 게임 분류를 두고 그 곳에 다양한 채널링 게임을 공급하게 되면 그 게임을 하기 위해 유입되는 포털 사이트의 트래픽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포털의 콘텐츠 또한 풍부해지는 한편 게임으로부터 발생한 수익을 일부 나누어 가지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으므로 채널링 계약을 마다할 이유가 없게 됩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퍼블리셔의 회원으로 굳이 가입하지 않고 포털 사이트의 이용자 ID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겠네요. 이런 채널링은 모바일게임으로 본다면 외형은 카카오톡 ID를 이용하여 인증하는 ‘for Kakao’ 게임들과 구조가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 채널링 vs 퍼블리싱 계약

 

채널링 계약와 퍼블리싱 계약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퍼블리싱은 개발사가 퍼블리셔로부터 해당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회원 DB, 네트워크 인프라, 서버 장비, 마케팅 수단, 운영 서비스, 상담 서비스,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 등 총체적인 서비스를 제공받는 계약입니다. 반면 채널링 계약은 회원 DB와 그 채널에 해당하는 마케팅 방법만을 제공받는 형태로 체결됩니다. 채널링 서비스 중 이용자의 문의나 운영 관련 상담이 접수돼도 그 처리는 퍼블리셔가 하는 경우가 많죠.

 

2) 서비스 주체에 있어서도 퍼블리싱은 퍼블리셔가 이용자에게 게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채널링의 경우 퍼블리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은 여전히 같고 채널 공급자는 말 그대로 채널(channel), 즉 이용자가 유입되는 일종의 도관만을 제공해 줍니다. 포털에 유입되는 트래픽을 게임에 몰아주는 것이죠.

 

3) 퍼블리싱은 그 성질상 독점적 배타적 계약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널링은 이용자 풀만을 공급받기 때문에 여러 포털 사이트에서 한 게임이 채널링으로 제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4) 퍼블리싱은 그 성질상 계약기간이 3년 내지 5년으로 장기간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채널링은 비교적 단기로 1 내지 2년 정도의 기간을 정하여 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퍼블리싱은 핵심 콘텐츠가 되는 게임과 그 개발이 중요하기 때문에 MG나 특정 개발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게임 개발에 있어서의 물적, 인적 자원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그에 대한 내용도 상세히 기술됩니다. 반면, 채널링은 이미 해당 게임이 어느 정도 서비스가 이루어진 이후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단순 수익 배분 형태(R/S)의 계약으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6) 퍼블리싱은 퍼블리셔의 노하우를 해당 게임의 서비스에 녹여내고 쏟아 부어 게임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게 조력하기 위한 것입니다. 퍼블리셔가 개발사와 협의를 통해 게임의 업데이트나 서비스 방향 등 그 내용에 관여를 하는 경우가 많죠. 채널링에서 채널 제공자는 게임의 내용에 거의 관여하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채널링의 목적과 등장 배경을 떠올려 보신다면 채널링이 퍼블리싱과 어떻게 다를 것인 것지는 충분히 유추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TIG 독자 여러분은 기본적으로 똑똑한 게이머들이니깐요(오글거리긴 하네요 ^^;).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관계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제는 이용자와 퍼블리셔 사이의 관계를 다룰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다음 연재에서 뵙겠습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TIG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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