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TIG 20] Ez2Dj부터 붉은사막까지, Croove 류휘만의 게임 음악 인생

사랑해요4 (김승주) | 2025-04-10 11:02:46

"게임 음악 작곡이 꿈이라고 처음 말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기억나네요. '뭐? 뿅뿅 음악?'이라고. 하하."


2000년대 오락실에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Ez2Dj>를 알 것이다. 그리고 <Ez2Dj>를 안다면 당시 사운드 프로듀서를 맡은 '크루브'(Croove) 류휘만을 모를 수가 없다. '게임 음악 작곡가'라는 직업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꿈을 키워 온 그는 지금도 회자되는 여러 명곡을 남겼다. 리듬 게임에서 손을 뗀 이후로는 펄어비스에 입사해 온라인 MMORPG <검은사막>의 OST를 담당했다. 현재는 영역을 더욱 확장해 펄어비스의 신작 <붉은사막>을 통한 콘솔 게임 음악 작곡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에 여러 게임 음악 작곡가의 이야기는 많다. 디스이즈게임은 창간 시절부터 류휘만 작곡가를 인터뷰해 왔다. 그러나 <Ez2Dj>로 시작해 <디제이맥스>를 거쳐 펄어비스에서 <검은사막>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기까지, 그의 일대기를 자세히 알 수 있는 글은 많지 않았다.


디스이즈게임이 창간 20주년을 맞아 류휘만 감독을 다시 찾았다. 20년이 넘어가는 세월을 게임 음악 하나에만 바쳐 온 그의 진짜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그가 생각하는 게임 음악 그리고 새로운 도전은 무엇인지에 관해서.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펄어비스 류휘만 음악감독

- 'Croove'(크루브) 류휘만


1999년 출시된 <Ez2Dj>로 본격적인 게임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약 2011년까지 어뮤즈월드와 펜타비전을 거치며 <Ez2Dj>와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개발 및 작곡가로 활동했다. 펜타비전 퇴사 후 펄어비스에 입사해 <검은사막>과 <붉은사막>의 OST를 담당하며 오디오 감독으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리듬 게임 작곡가 시절의 대표곡으로는 Minus 1 (Space Mix), Black Market, Aquaris, Out Law, Sweet Shining Shooting Star 등이 있다.



# 코나미의 음악이 좋아해서 시작


Q. 디스이즈게임: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그리고 게임 음악에 투신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전의 블로그를 보니 1998년 해군 제대를 한 이후부터 온통 게임 음악 생각 뿐이었다는 글이 있더라.

A. 류휘만: ​게임 음악과의 인연은 정말 오래 됐다. 기억하기로 초등학교 4학년 쯤 한국에 PC가 들어왔다. 백화점에서 PC를 전시한 것을 보는데 너무 신기하더라. 당시에는 전시장에서 PC를 만져볼 수 있어서, 곧바로 사지는 못했지만 당시 살던 종로 쪽의 전시장을 모두 돌면서 만져 봤다. 컴퓨터 종류가 정말 많았는데, 초등학생인 나에겐 MSX라는 컴퓨터가 조금 다른 느낌이 났다. 다른 컴퓨터는 만져도 삑삑 소리만 나고 끝인데 MSX는 화음도 있고 다양한 소리가 나더라.

마침 근처의 종로서적에 MSX 베이직 프로그램 책이 있어 구입했었다. 소리를 내는 프로그램도 있어서 재미있더라. 전시장에 맨날 가서 만지며 온갖 소리를 내 봤다. 그 때부터 꽂힌 것이 아닐까 싶다. 컴퓨터를 통해 만드는 사운드라는 것에.

중학교 시절에는 MSX-2 컴퓨터를 구매할 수 있었다. 컴퓨터를 가지고 여러 가지를 했었는데, 당시 코나미사의 게임이 정말 재미있었다. 음악도 엄청나게 뛰어나더라. (기억나는 것이 있나?) 아실지 모르겠는데 <메탈 기어>도 있고, <마성전설>이나 <꿈대륙 어드벤처> 등등... 온갖 게임을 다 해봤다. 이런 게임에 삽입된 음악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 당시의 코나미의 MSX를 활용한 음악은 걸작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취미로 음악도 혼자 만들어 보고 그랬다. 


MSX와의 인연이 게임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하나의 계기였다. 사진은 대우전자의 IQ-1000


고등학교에 올라가니 일본에서 게임 음악 음반이 나오더라. 다른 친구들은 클래식이나 재즈 같은 장르 음악을 듣는데, 저는 조금 특이하게도 그런 음반을 구해서 편곡된 게임 음악을 많이 들었다. 음악의 장르마저도 게임 음악을 통해 배웠다. <그라디우스>의 음악을 클래식으로 편곡한 음반을 들으며 클래식 장르를 좋아하게 됐고, <영웅전설>의 음악을 퓨전재즈로 편곡한 음반을 들으며 퓨전재즈에 빠졌다.

처음부터 게임 음악 작곡가가 되려 한 것은 아니다. 그저 음악을 하고 싶어서, 고등학교 시절 클래식 음악 작곡가가 되고자 했는데 재수를 했었다. 그러다가 (현재의) 서울예술대학교에 들어가게 됐고, 실용음악과를 나오며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됐다. 

물론, 당시는 시대가 시대인 만큼 거기에서도 '게임 음악'에 대해 아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당시에는 '게임 개발자'도 많은 사람이 '직업'으로 인식하지 않던 시절이다. 그러다 보니 게임 음악은 더더욱 심했다.

다른 것을 하고 싶었던 때가 있긴 했다. 해군을 제대했던 당시도 잠시 가요의 길로 가볼까 하고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 나가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 음악으로 완전히 결심을 굳힌 계기가 하나 있었는데, <Ez2Dj>를 개발하던 시절 현역 가요 프로듀서님과 작업을 할 일이 몇 번 있었다. 녹음과 편곡을 도와주셨었는데... 정말 가요 쪽 일은 무섭다고 느껴서 마음을 굳혔다. (확실히 그때의 가요 업계는 정말 무서운 이야기가 많았다) 너무 이야기하긴 힘들고 여기까지만 하겠다(웃음).


 <그라디우스>의 OST를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그라디우스 인 클래식'(1993) 
참고로 이 앨범의 곡 중 하나는 '도쿄 올림픽'의 개막식에 사용됐다. (출처: 코나미)


Q. 그러고 보니 왜 Croove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나? 인터넷에서는 COOL과 Groove를 합친 것이라 하는데,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A. 일을 시작했으니 멋있는 닉네임을 가지고 싶었다. 원래는 '코리안 그루브'라 해서 'Kroove'로 하려고 했다. 근데 뭔가 글자의 모양이 안 살더라. 첫 글자를 C로 바꾸니 'Croove'라는 단어가 세련돼 보였다. 그래서 첫 의미를 COOL로 바꿔서 크루브다. 또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지만 COOL이라는 글자가 리듬 게임의 판정 중 하나랑 똑같으니 결정한 감도 있었다.



Q. 당시 참 어려웠을 듯하다. 당시에는 리듬 게임에 맞는 게임 음악을 제작할 수 있는 작곡가가 국내에 많지 않았고, 있더라도 찾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게임 음악의 불모지에 가깝지 않았나.


A. 게임 음악이 불모지였으니 '음악 게임'은 더더욱 심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반적인 '게임 음악'과 리듬 게임의 '음악'은 또 다르다. 큰 범주에서 같지만 하위 장르에서 다르다고 보면 된다. 


게임을 하며 배경이 되어 주는 게임 음악과 직접 플레이하는 리듬 게임의 음악은 만드는 방법부터 다르다. 일반적인 음악이나 가요를 잘 만든다고 해서 리듬 게임에 적합한 음악을 잘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도 같다. 이 차이를 어떻게든 잡아야 했다.


이런 특성 덕분에 기회를 잡을 수 있기도 했다. <Ez2Dj>에 참여한 비화는 이렇다. 당시 알던 분이 어뮤즈월드의 프로그래머셔서 사무실에 놀러 갔었는데 개발 중인 음악 게임을 보여주시더라. 그리고 원래 가요 쪽에서 활동하시던 분이 외주로 음악 프로듀싱을 맡고 있었다. 개발사의 입장에서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인지 새로운 사람을 찾고 있던 상황 같았는데, 저에게 바로 제안을 주시더라. 그렇게 시작했다.


<Ez2Dj>(1999)


Q. 하지만 개발 환경이 정말 열악했었다고 들었다. 곡도 엄청 빠르게 써야 했다고 들었다. 게임에 작곡가가 많아 보이기 위해 여러 가명까지 사용하시지 않았나.


A.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하나 기억난다. 그 중 하나는 'DJ Melong'였던 것 같다. 


당시의 게임 개발은 정말로 비현실적이었다. (비현실적이라면, 1년마다 게임을 만들어야 했나?) 1년이면 양반이다. 몇 달의 기한만 주고 게임을 하나 만들라고 했다. 당연히 될 리가 없었다. 하다가 안 되니 연기하고, 또 연기하고, 또다시 연기하고... 정말 쫓기듯이 하는 개발이었다. 


게임 개발이 이러니 음악도 쫓기듯이 만들었다. 'Minus 1'은 개발 막바지 남은 2~3일 남짓한 시간에 만들어낸 곡이다. (하루 만에 만들어서 Minus 1​이 아니었나?) 정말로 하루 만에 만든 것은 아니다(웃음).


저에겐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곡이었는데 빠르게 마감해야 하니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나중에 리믹스 형식으로 곡을 조금 다듬어 'Minus 1 space mix'를 냈다. 


참고로 2~3일만에 작곡한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루 전체를 작곡에만 쓴 것은 아니다. 원래 하던 업무도 해야 하고, 내가 작곡한 음악의 패턴 작업을 하고, 다른 사람의 곡까지 음을 자르고 패턴 작업을 해야 했기에 시간을 많이 썼다. 인터뷰를 하면서 그 때를 다시 생각해 보니 2~3일이 아니라 하루 만에 작곡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크루브의 대표 곡 중 하나인 'MINUS 1 ~ Space Mix ~'
Creatune이라는 닉네임이 작곡가로 표시되어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작곡가가 많아 보이기 위한' 방법이었다.


Q. 그래도 좋은 곡을 많이 만드시지 않았나. 유튜브를 돌아다니다 인상 깊은 댓글을 하나 봤다. Aquaris에 달렸던 댓글인데, "90년대 말 ~ 2000년대 초에 나온 음악, 특히 게임 음악은 제한된 악기나 음원으로 최대한 상상력을 가미해서 만든 느낌이다. 원음이나 악기의 톤은 원초적이지만 그것을 배경으로 전혀 다른 소리나 멜로디라인을 내놓는다"고 하더라. 


A.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90년대 말, 2000년대 초는 음악 장비로 외장악기를 사용했던 것 같다.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고가의 장비를 썼겠지만, 제 경우는 그렇지 않아서 사운드캔버스를 기본으로 약간 비싼 장비 한 두 개를 같이 사용해 음악을 만들었다​


부족한 장비로 어떻게든 해 보려고 악을 쓴 결과가 아니었을까. 장비가 열악하니 오히려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지금은 너무 환경이 좋아서, 장비가 안 좋던 시절이 오히려 더 곡을 잘 만들지 않았나 하는 솔직한 생각도 든다. 제약이 있다 보니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물론, 그 때로 돌아가라면 절대 못 돌아간다. 하하.


이전의 게임 음악은 음원을 직접 연주시키는 방식이었다. 요즘은 그런 장르를 '칩튠'이라고 하더라. 몇 천원도 안 하는 사운드 장치로 만들어내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장르명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칩튠 음악에서는 '멜로디'가 좋아야 사람의 기억에 남는다. 당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좋은 멜로디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제한된 사양 속에서 기교를 부려서 재미있는 음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선행하는 것은 멜로디기에, 아무리 기교를 부려도 멜로디가 별로라면 사람의 기억에 남을 수 없다. 어떻게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좋은 멜로디를 만들고자 고민하다 보니까 그런 곡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코나미가 칩튠 음악을 정말 잘 만들기도 해서 받은 영향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젊어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늙어서 힘들다(웃음).


2005년 TIG와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의 류휘만 작곡가


<Ez2Dj> 시절 작곡했던 'Aquaris'. 시리즈 최고 명곡 중 하나로 꼽힌다.


Q.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다. 게임 음악을 만들며 청각과민증, 귀울림, 자작곡 'JBG'로 극복 의지까지 표현했었던 지방간 그리고 갑상선암까지 걸려 치료를 받아야 했다. 끝없는 야근, 지나친 카페인 섭취 등 과로의 영향이었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겪었음에도 게임 음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A. 지금 생각하면 정말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는 주 6일제지 않았나? 그것도 모자라서 주 7일이 끝없이 이어졌다. 주말은 없고, 집은 '잠시 씻으러 가는 곳'이었다. 회사에서 맨날 자고, 밤을 계속 새웠다. 건강을 많이 해쳤다. 그럼에도 계속 일했던 이유는... 솔직하게 말하면 먹고 살기 위해서였다(웃음).


아무래도 시대적인 상황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제가 제대했을 때 IMF가 터졌다. 먹고 살려면 죽어라 고생해야 한다는 생각이 당연한 시대였다. 하지만 아무리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적성에 안 맞으면 감내하지 못할 일이었다. 그 과정을 모두 버틴 것은 결국 적성에 맞았기 때문이 아닐까.



Q. 이전에 한 강연에서 게임 음악 제작에 대한 대우와 인식이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국내 업계에서 '게임 음악'을 그렇게 중요하게 보지 않았던 것일까? 


2005년 TIG와 진행했던 인터뷰에서는 "게임회사에서는 게임 음악을 경시하는 느낌이에요. 게임 개발할 때도 게임 개발 다 해놓고 음악 맡기는 경우도 많고. 보통 음악은 기획이 시작되고 개발되는 단계에서 만들어져야 하는데 게임 다 만들어놓고 음악 급하게 만들어서 붙이고... 이런 문제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하셨다.


A. 이 부분은 정말 바뀌었다. 당시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좋아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정말로 '게임 자체'의 인식이 안 좋았다. 문제가 생기면 게임 중독을 탓하는 경우가 많았고, 게임 산업도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니 음악은 더했다. 고등학교 시절 "저는 게임 음악이 만들고 싶다"고 하면 "뭐? 뿅뿅 음악 만든다고?" 그런 이야기까지 들었다. 하하.


이제는 게임 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인식도 개선돼서 좋다. 게임 산업이 오래 지속되며 국내 게임사도 게임의 음악과 사운드가 절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외국 게임 개발사 수준으로 지원하고 대우해주고 있어서, 이 문제는 지금은 해결됐다고 보시면 된다. 조금 첨언하면 제가 있는 펄어비스가 정말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있다(웃음). 김대일 의장님이 직접 저를 인정해주고 스카웃 제의를 주셔서 벌써 13년을 여기에만 있게 됐다.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는 중이다.


그리고 하나 생각난 것이 있다. 예전에는 일을 하기 위해 자리에서 헤드폰을 끼고 살아야 했다. 원래 노래를 믹싱할 때 헤드폰만 쓰고 하면 절대 안 된다. 하지만 당시는 방음실을 지원해 줄 것이라는 생각조차 못 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개인 방음실이 있으니 너무 좋다.



Q. 당시 작곡하셨던 곡들은 독특한 리듬이나 분위기가 많아 뇌리에 더욱 깊게 남았던 것 같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곡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나.


A. 비결은 딱히 없다. 가요 쪽은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기에, 저는 리듬 게임이라면 여러 가지 장르의 곡이 있어야 다채롭게 즐길 수 있으니 색다른 것을 계속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 그런 방향성이 있긴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냥 밤을 엄청나게 많이 샌 결과물이다. 하하. 



Q. 본인의 대표곡이라 생각하는 것이 있을까? 아니라면 "아 이건 정말 괜찮다" 하는 것이 있는가. 꼽기 어렵다면 생각하기에 청자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곡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기자의 경우에는 Aquaris다.


A. 약간 답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감상하는 곡'을 만든 것이 아니니까. 당시에 만든 노래는 리듬 게임에 들어가는 '플레이하기 적합한 곡'이었다. 그래서 감상하기 좋은 곡을 꼽기는 조금 어렵다. Aquaris도 듣기 좋은 곡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곡의 형식이 미완성된 부분이 많아 아쉽다.


질문을 받고 몇 개 찾아봤는데 <디제이맥스 TECHNIKA Q>에 들어간 'A Butterfly'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수록곡은 아니고 UI 화면에서 나온다. 질문지를 받고 한번 찾아보다가 이걸 듣고 "오 괜찮네?" 했었는데 알고 보니 내 곡이더라.



꼭 이어폰 꽂고 들어 보시길


- 그러면 <검은사막> 곡 중에서는 무엇을 추천하고 싶나?


대중적이진 않지만 추천하고 싶은 곡이 정말 많다. 하나를 꼽자면 오딜리타 지역의 피아노 협주곡이다. 음악적으로 다른 것을 추구했기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곡이 가장 애착이 간다. 언젠가 피아노 파트를 멋들어지게 편곡해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콘서트장에서 연주하는 것을 보고 싶다. 사심을 말하자면, 언젠가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연주해 줬으면 한다. 하하.


관련해 공식 뮤직비디오를 찍은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피아노를 조금 쉽게 했다. 해외 피아니스트가 연주해야 하는데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으니 조금 쉽게 편곡했는데, 곧바로 외워 잘 연주해 주셔서 좋았다.




Q. 그래도 여전히 Croove의 음악은 여러 리듬 게임에서 연주되고 있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기도 하다.


A. ​내 음악이 아직도 게임에서 나오고 있나? 그렇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작곡가 분들의 실력이 너무 뛰어나셔서... 부끄럽다. 하하.



Q. 혹시 이전에 작곡해 제공했었는데, 아직 론칭되지 않은 '쉰곡'이 있나?


A. 이제 그런 곡은 없는 것 같다.



Q. 작곡을 맡기도 했지만 직책은 사운드 프로듀서였다. 해외 작곡가를 직접 섭외하는 등 여러 업무를 맡으셨다. 비화를 들려줄 수 있나? 당시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루비 튜즈데이'(Ruby Tuesday) 같은 분은 어떻게 섭외된 것인지.


A. 루비 튜즈데이님은 제가 개발에 참여하기 전부터 이미 섭외된 분이셨다. 해외 작곡가 섭외라면, 당시는 블로그가 많았으니 그런 곳에서 직접 찾아서 연락하고, 이메일로 연락을 드리기도 하고, 일본을 가서 미팅을 하고 그랬다.


그리고 게임 기획은 <Ez2dj 2nd Trax>부터 참여했다. 거기서부터 기획 파트를 조금씩 맡아서 '스페이스 믹스'를 넣기도 하고... 그 전에는 의견 정도만 냈다.



Q. 정말로 힘들었긴 했지만, 그래도 당시의 핵심 개발진이 한국 게임 음악에 자양분을 준 것 같다.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들도 있지 않나. 백승철(BEXTER)님이나, 함경민(PlanetBoom​)님 등등... 이철희(Forte Escape​)님의 경우에는 작년 초에 팬 분들이 운영하시는 음식점에 엄청 찾아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신규 리듬 게임에 곡을 제공하셨다는 듯 하고.


A. 다들 잘 지내셔서 다행이다. 철희님은 일이 한가해지면 꼭 찾아가보고 싶다. 음악 게임은 조금 대중적이지 않다 보니 애틋한 마음이 있다. 종종 오락실을 지나가다 보면 장갑을 끼고 음악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이 있던데 재미있더라.


2005년 촬영한 <디제이맥스>의 개발진. 가운데 위 인물이 류휘만 감독이다.



# 펄어비스에서의 새로운 도전


Q.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점이 있다. 제가 학창시절 접한 Croove의 음악은 테크노 계열의 리듬감 있는 곡이 많았다. 당세대 오락실을 출입하던 학생에게 'Minus 1 space mix'의 리듬은 뇌 속에 깊이 박힐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프리랜서 생활을 거쳐 펄어비스에 입사한 후 오케스트라 풍 위주의 음악을 작곡하게 됐다. 당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펄어비스에 합류해 이런 곡을 담당하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A. 일단, 제가 클래식 오케스트라 음악이 처음이었던 것은 아니다. 작곡가가 되기 위해 준비하던 시절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도 입시를 위해 준비를 했었다. 화성악이나 오케스트라 등을 배웠고, 대학교를 다니면서 현악기, 관악기의 편곡 방법을 배웠고, 해군군악대에서 관악 오케스트라 연주를 공부한 경험이 있다.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오랜 기간 리듬 게임을 열심히 만들며 작곡을 하고, 프로듀서를 맡고, 기획도 해 보는 등 많은 일을 했다. 그렇다 보니 당시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다. 밤샘 작업을 계속하며 건강 문제도 생겼었으니 말이다.


그런 와중 2008년 경 펜타비전이 음악사업부를 만들었다. 음악을 하는 팀을 꾸려 타사에 제공할 외주 음악을 담당하기 위함이었다. 엔트리브의 <엘리샤>에 참여하고, NHN의 <C9>에도 참여했다. 타이틀 음악을 만들었었는데, 당시 게임 개발진이었던 김대일 의장님이 좋아하셨던 것 같다. 나중에 펄어비스에 놀러 오라고 하셔서 갔더니 음악 감독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시더라. 배려를 많이 해 주셔서 여기에서는 정말 음악에만 몰입하고 있다.



류휘만 감독이 작곡했던 곡 중 하나


Q. 당시 이런 말도 하셨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막말 한번 해보겠다. 컴퓨터 오케스트레이션 음악보다 EDM 음악이 훨씬 만들기 쉽다"고. 담당하는 음악의 장르가 완전히 바뀌었었던 만큼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A. EDM을 무시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정말 너무 어려워서 그랬다. 가령 오케스트라 음악은 컴퓨터 한 대로 안 된다. 네트워크로 여러 대를 연결해서 해야 한다. 가상악기에 들어가는 용량이 참 어마어마하다. 그래도 그런 곡을 만들 준비는 되어 있었다.



Q. 그 부분에 대한 고민도 컸을 법하다. MMORPG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오케스트라풍 음악은 아무래도 자극적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필드에서 사냥하며 풍경을 즐길 때 OST는 배경을 담당해 줘야지, 귀를 뚫고 중독성 있거나 자극적인 사운드가 찌르고 들어와 버리면 아무래도 부조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전에 만들던 리듬 게임의 음악은 정 반대로 중독적인 멜로디와 임팩트가 중요했다. 


A. 확실히 두 가지는 다르다. 음악 자체가 게임이 되는 것과 배경이 되는 게임 음악을 작곡하는 것은 다르다. 여기에 또 옛날의 게임 음악과 요즘 게임의 음악은 다르다. 2D 게임과 3D 게임에 사용되는 음악은 다르지 않나.


옛날에는 정말 주구장창 똑같은 노래가 흘러나왔다. <드래곤 퀘스트>를 하면 자면서도 멜로디가 생각날 정도였지 않나. 2D 그래픽의 게임은 음악이 앞으로 나와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고, 그래픽의 특성상 그래도 좋았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현실감이 있는 3D 그래픽의 게임에서는 음악이 게임의 몰입을 방해하면 안 되고, 자연스럽게 게임의 흐름이나 상황에 맞춰서 나와야 한다. 특히, <붉은사막>에서 음악이 빠질 땐 빠지고, 나올 땐 나와 주는 그런 맛(법칙)이 중요한 것 같아서 이 부분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고전 게임을 많이 했다 보니 거기에 대한 관성이 있어서 <검은사막>도 초창기에 음악이 빠져야 할 타이밍에 튀어나오고 그랬다. 그런 관성을 <붉은사막>에는 더욱 억제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 그래서 <검은사막>에서 오디오 리마스터링 작업을 했던 건가? 단순히 음악을 리마스터링하는 것 말고도 게임에서 음악이 나오는 과정에 대한 수정이 있었는데.


A. 그건 조금 다르다. 오히려 반대였다. 음악이 졸립다는 반응이 많아서, 어떻게든 사람들의 기억에 남게 하려고 했었다. 음악을 또 너무 자연스럽게만 만들면 졸음을 유도하더라. 필연적으로 오랜 시간을 플레이하게 되는 온라인 게임 음악의 특징이지 않을까. 말이 리마스터였지 내부적으로는 리메이크 프로젝트에 가깝긴 했다. 하하.


2022년 칼페on 연회에서 공개됐던 검은사막 오디오 리마스터 2


Q. <검은사막 모바일>을 만들고 사람들이 하는 걸 보니, 소리를 끄는 경우가 있어 충격을 느끼셨었다고 들었다.


A. 지금은 괜찮지만, 처음에는 충격을 받긴 했다. 열심히 음악 만들어서 그래픽 담당자에게 살짝 "어때요?"하고 물으니 "전 노래 끄고 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허탈했다(웃음). 여러 고민을 했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게임은 오랜 시간 반복해 플레이하다 보니 플레이타임이 몇 백 시간이 넘어가면 끄고 하는 것이다. <검은사막>은 커뮤니티 활동이 중요하기도 하고 말이다. 


처음 노래를 듣는 상황이라도 관성적으로 끄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가령 스트리머 분들이 있다. 이 경우에는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와 소통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하다 보니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런 모습을 보며 이해하게 됐다. 


물론, 그렇다고 음악을 대충 만든다는 것은 아니다. 게임의 '첫 인상'을 줄 때는 음악이 맡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게임을 오래 하다 보면 아무래도 언젠가는 노래를 끌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Q. 그래도 그런 과정에서 사운드 감독으로써 배우고 발전하신 부분도 많을 것 같다.


A. 게임의 장르와 플랫폼별로 어떤 음악이 효과적이고, 어떤 것이 덜 효과적인지가 다르다. 이것을 경험으로 배운 것 같다.



Q. 요즘은 이런 생각도 든다. 오케스트라를 사용하는 게임이 너무 많아졌다. 실제 관현악단에 녹음을 맡기는 게임도 흔하다. 그래서 지금은 단순히 '오케스트라 음악'을 사용했다고만 해서 관심을 받기는 어렵다.


반대로 오케스트라 음악을 사용한 게임이 많다 보니, 지나가던 '보스 1'과 만나기만 해도 막 화려하고 웅장한 음악이 나와 지치기도 하더라. 기자도 귀가 나빠서 요즘 게임을 하면 음악 소리는 조금 줄이고 한다. 그러다 보니 소리가 작아서 막 뭉쳐 들리기도 하고 그런다.


A. 확실히 예전에는 어떤 유럽의 어떤 오케스트라와 협업했다고만 하면 포인트가 됐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바뀌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저도 여러 콘솔 게임의 음악을 들어 보니 오케스트라는 사용하지만 너무 튀지 않게 하는 곳이 있더라. (<엘든 링>은 어떤가?) 좋은 예시 같다. 적절하게 임팩트를 주는 느낌이더라. 작곡가들이 노하우를 많이 쌓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전과 달리 음악이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로 가는 것 같다.


음악을 녹음하고 있는 프라하 오케스트라


Q. 이어지는 이야기로, <아침의 나라> OST 제작을 거치며 국악에 빠지셨다고 들었다. 


A.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국악을 제대로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정말 제대로 공부해서 국악을 표현해 보자고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예전에 조선 시대 배경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는데 정작 음악은 국악이 아닌 경우를 보고 그렇게는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배경이 조선 시대이니, 우리는 제대로 해 보자는 방향을 잡았다.


만들고 나니 뿌듯했다. 국립국악원에서 인정해 주셔서 상도 받아 보고. 하하.



Q. 그러고 보니 파트 2에서는 정악에 도전하겠다고 하셨는데.


A. 하긴 했다... 진짜 어렵더라(웃음).



Q.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국악의 리듬을 서양 악기로 구성해 보면 어떨까 싶다.


A. 살짝 말하자면 <붉은사막>에서 시도해 보고 있다. 곡 하나는 그렇게 만들고 있다.



Q. <붉은사막>의 OST나 사운드 디자인에도 참여하고 계실 텐데, 콘솔게임과 온라인게임의 OST는 호흡이 조금 달라 또 새로운 도전일 듯하다.


A. 말씀드렸다시피 관성 때문에 잘 하지 못했던 것을 <붉은사막>에서는 극복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내가 게임 음악이다"라고 자기 주장을 강하게 외치는 것이 아닌, <붉은사막>의 세계관에 알맞게 녹아들고, 음악이 치고 빠지는 호흡이 적절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개발진 역시 그런 것을 주문하고 있어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도 즐거운 도전이다. 이런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붉은사막>에서는 더욱 자연스럽고 게임에 녹아드는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 앞으로의 목표


Q. 아까 이야기하신 것처럼 게임 음악에 대한 대우가 많이 달라졌다. 국내에도 여러 유명 작곡가가 나타났으며, 국내 게임 업계가 이제 콘솔을 통한 글로벌 도전을 하는 만큼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고퀄리티의 음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해졌다. 어떻게 생각하나?


A. 이제는 동네에서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가 되어야 하니까, 정말 어려운 도전인 것 같다. 그래서 또 잠을 못 자는 중이다(웃음).



Q. 젊은 시절 세계적인 게임 음악과 음반을 만드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언급했었다. 돌아보니 어떤가?


A. 정말 최선을 다했다. 이 부분엔 후회가 없다. 하지만 실력이 부족해서 목표는 아직 못 이룬 것 같다. 그래서 아직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나이가 먹으니 몸이 도저히 따라주질 않더라(웃음). 그렇다고 젊은 시절처럼 밤을 새면 정말로 건강이 위험해 질 수 있는 나이라... 저도 평균 수명만큼은 건강하게 살고 싶다. 하하.



Q. 앞으로 또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는지.


A. 일단 <붉은사막>의 음악을 잘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다음이라면, 오케스트라 음악은 해 봤으니 이후의 <도깨비>에서는 K-POP과 같은 대중적이고 현대적인 음악을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펄어비스에서 할 수 있으니 좋다.



Q. 혹시 류휘만 감독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게임 음악이 있는가.


A. 닌텐도의 게임이 음악을 정말로 잘 사용하더라. 닌텐도의 게임은 음악과 게임 세계가 혼연일체가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음악을 통해 독특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피크민>이나 <동물의 숲>, <젤다의 전설> 등등... 이런 게임에서는 정말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취가 있어 좋아한다.


그리고 몇 달 전 알라모라는 탁상 시계를 샀다. 잘려고 누우면 수면 음악이 나오는데 너무 좋더라. <피크민>의 음악 같은데, 닌텐도가 정말 음악을 사용하는 부분에서는 참 남다르다. 예전에 한 강연에서 언급한 사례가 있는데 닌텐도의 게임에는 정말 다른 곳에서는 안 하는 멋진 모습이 많이 나온다.


닌텐도의 게임은 음악 부분에서도 평가가 높다.
사진은 최신작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원더>에서 뻐끔플라워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 (출처: 유튜브 xcorrupted4884)


Q. 이것도 물어보고 싶다. AI 음악이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는데, 생성형 AI가 음악에 끼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고 있나.


A. 저도 Suno AI가 곡을 만드는 것을 봤다. 미래에는 AI가 나 같은 사람을 쫓아내지 않을까? 하하.


각오를 하곤 있지만, 기술이 과도기인 한동안은 AI를 사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령 작곡에는 디테일을 위해 반복 작업이 필요한 것이 있는데, 내 곡을 학습시켜서 대신 시켜보면 어떨까 싶다. 나이가 많아서 이제 젊은 시절처럼 반복 작업을 하기는 힘들더라. 챗 GPT를 보니 정말 다양한 것을 학습하고 선보이던데, 음악도 그렇게 AI와 협업해서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다리고 있다. 



Q. 마지막으로 류휘만 감독이 생각하는 게임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음악은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가?


A. 게임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과 음악'의 일치다. 음악이 "나는 음악"이라고 자기 주장을 하기보단, 음악이 게임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 아이코닉한 특징을 보여주는 것은 그 이후다. 아까 말했던 닌텐도처럼, 게임과 음악의 조화를 통해 독특하고 인상에 남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전에는 '아이코닉한 특징'을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본다. 게임에 녹아드는 것이 첫 번째다. 아이코닉은 그 다음이다. 이것을 <검은사막>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깨달았다. <붉은사막>에서는 정말로 게임과 조화된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붉은사막>에서는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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