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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저 몬스터가 뭔데 피규어까지 만들어요?” 데스나이트로 느낀 세월

다미롱 (김승현) | 2015-11-12 10:39:28

 

지스타 엔씨부스에서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학생 한 명이 데스 나이트 등신대 피규어를 보고 저한테 묻더라고요.

 

“아저씨 이건 무슨 몬스터에요?” (아저씨라니 잠깐 눈물 좀 닦고 ㅠ_ㅠ)

 


 

와, 어떻게 데스 나이트를 모를 수 있지?! 데스 나이트가 어디서 나왔고 어떤 친군지 나름 설명했는데 왜 몬스터를 피규어로 만들었는지 이해를 잘 못하더군요. 옛날에 <리니지>하며 데스 나이트한테 수없이 맞아 죽었던 저에겐 정말 컬쳐쇼크였어요. 제 심정은 딱 이랬죠.

 

 

아, 세월이 많이 흐르긴 흘렀구나. 한 게임을 대표하던 친구가 이렇게 잊혀지다니…. ㅠ_ㅠ

 

■ <리니지>의 대명사, 그리고 <리니지>의 대표 호구? 


 



데스 나이트는 1998년, 본토 글루디오 영지 업데이트와 함께 등장한 몬스터입니다. ‘본던’(본토 던전)이라 불렸던 글루디오 던전은 레벨 업과 득템의 성지였죠. 데스 나이트는 이 던전의 최고 몬스터였고요. 덕분에 <리니지>하면 데스 나이트, 데스 나이트하면 <리니지>였던 시기도 있었죠.

 

그런데 솔직히 이 친구, 왠만한 고레벨이면 1:1 사냥이 가능해 보스 몬스터라고 하기엔 조금 모양 빠지는 친구였죠. 일단 언데드라 턴언데드에 즉사할 수 있다는 것 자체부터가 좀…. ^^;

 

하지만 데스 나이트는 이와 별개로 화려한 드롭 아이템 덕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친구입니다. 그 희귀했던 투명망토와 악운의 단검을 얻을 수 있는 몬스터였거든요.

 

 

* 투명망토(투망): 착용자의 모습을 화면에서 사라지게 하는 아이템. 부의 상징이자 PK의 상징이었다.

 

* 악운의 단검(악단): 평소에는 대미지가 별볼일 없지만, 일정 확률로 굉장히 높은 피해를 주며 스스로 파괴되는 아이템. 공성전 할 때 성문 부수기에 안성맞춤이라 혈맹들이 전쟁물자(?)로 비축하기도 했다.

 

 

■ 변신! 호구에서 동경, 그리고 공포의 대상으로 


 

 

그래도 <리니지>의 상징은 상징이라는 것일까요? 말만 보스였던 데스 나이트는 2001년과 2013년 패치로 동경의 대상, 공포의 대상으로 바뀌었습니다.

 

2001년은 <리니지>가 최고레벨 제한을 풀었던 해입니다. 그 이전까지 <리니지>는 사실상 50레벨이 최고레벨이었으나, 2001년 기란 패치와 함께 무한 성장이 가능해졌죠. 여기에 52레벨을 달성하면 데스 나이트로 변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해 아이템 창고였던 데스 나이트가 고레벨의 상징으로 탈바꿈했죠.

 

여기에 2013년 글루디오 던전 리뉴얼은 데스 나이트를 진짜 보스로 만들었습니다. 이전에는 50레벨을 겨우 넘겼던 친구가 패치 이후 무려 30레벨을 ‘폭업’해 이제는 파티를 짜야만 상대할 수 있는 진짜(?) 보스가 되었죠. 한 놈만 묵묵히 패는 싸움법은 여전하지만, 85레벨짜리 몬스터가 이렇게 덤비니 살육머신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위용 덕에 얼마 전에는 같은 회사 작품인 <MXM>에까지 출장 출연했죠. 게임 속에 스토리 하나 없는 몬스터 치고는 굉장한 출세네요. 이제 신작에도 출연하게 됐으니 앞으로는 젊은 친구들도 이 친구를 알아보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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